[단독 인터뷰] 이상림 공간그룹 회장•한국건축가협회 회장

"건축은 종합문화예술 공간을 창조하는 것"

2017-02-04     이재훈 기자
이상림 공간그룹 회장

한국 건축계에서 공간을 거쳐간 인재가 많지만 말단사원에서 출발해 CEO에 오른 건축가는 이상림 공간그룹 회장이 유일하다. 1981년 입사해서 15년만인 1996년부터 CEO로서 현재까지 공간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건축계에서 CEO타이틀을 가장 먼저 사용한 장본인 또한 이상림 회장이다. 하지만 이 회장은 지금까지도 CEO 이상림으로 불리기보다 건축가 이상림으로 불리길 원하고 있다.

공간그룹을 선두에서 이끌고 있는 이상림 대표는 건축설계를 중심으로 공간지 발행, 국제학생건축공모전, 국제판화비엔날레, 희망의 보금자리운동, 기업 메세나운동 등 다양한 문화프로그램도 운영하면서 경쟁 설계회사와 차별화를 추구하고 있다.

올해 3월 (사)한국건축가협회 제27대 회장으로 취임해 한국 건축문화 진흥에도 앞장서고 있는 그는 미국건축가협회(AIA)명예회원으로 국내에서 AIA의 명예회원(HAIA)과 특별회원(Hon.FAIA)을 함께 받은 유일한 건축가로서 유네스코 석좌교수로 있으면서 '역사지역의 사회적 지속가능성'을 연구하는 석좌프로그램도 이끌고 있다.

공간그룹은 1960년 고(故) 김수근 선생이 창립한 공간건축연구소를 모태로 하고 있으며 올해로 창립 50주년을 맞고 있다. 현재 공간건축, 공간도시, GTS, 공간사 등 4개의 별도 법인을 갖춘 명실공히 건축설계의 선두그룹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하지만 이 회장은 공간이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일반 기업처럼 회사로 불리기보다 건축가들이 모여 건축을 설계하는 사무실로 예술집단 혹은 문화집단이라고 당당히 말한다.

이상림 공간그룹 회장은 "한사람의 열발자국 보다 열사람의 한발자국이 중요하다"면서 "4개의 법인회사로 구성된 공간그룹을 중장기적으로 건축설계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면서 정신적 지주역할을 하는 사업군과 기업 상장을 목표로 시스템에 의해 스스로 움직이면서 지속가능경영을 실현해 내는 사업군 등 크게 2개의 사업파트로 나눠 앞으로 공간의 50년 역사를 새로 쓰나갈 계획"이라고 설파한다.

국내 부동산 경기 위축과 관련 기자의 질문에 이 회장은 "현재 국내 건설경기가 많이 침체돼 있는 건 사실이지만 공간은 두바이, 마닐라, 뉴욕 등 7개 해외지사를 중심으로 해외 네트웍을 활용해 현재 약 35%의 해외 사업비중을 50%까지 끌어올리는 한편 보금자리주택 등 주거 및 민간시장에도 적극 진출, 주거비중을 20%로까지 확장해 국내시장과 해외시장의 균형잡힌 사업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겠다" 고 피력한다. 다음은 건축가 집단들이 모여있는 '공간'에서 아주 특별하면서도 새로운 '문화예술 공간'을 창조하기 위해 50년 역사를 준비하고 있는 건축가 이상림 회장과의 일문일답.

 

-먼저 공간그룹(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에 대해 소개해 달라.

▲(주)공간그룹은 올해로 창립 50주년을 맞는다. 1960년 고 김수근 선생의 창립 이래 공간그룹은 지난 반세기 동안 근, 현대 한국 건축문화의 발전을 이끌어왔으며, 대한민국 건축계를 선도하는 수많은 인재들을 배출해왔다. 공간그룹의 이런 역사는 곧 한국 현대건축의 역사에 다름 아니다. 그 동안 국내외 국가 행정기관, 각종단체와 기업 그리고 개인에 이르기까지 여러 고객으로부터 두텁고 깊은 사랑을 받으며 1,000점이 넘는 건축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함으로써 그 창의력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작품성을 널리 인정 받아왔다.

공간그룹은 세계 7개 도시(두바이, 마닐라, 알제, 알마티, 우안다, 트리폴리, 뉴욕)에 지사를 운영하고 있고 500여명의 전문 인력이 전세계 30여 도시를 대상으로 건축도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사업부분은 건축 및 도시설계, 건설사업관리(CM), 잡지 사업을 각각 나눠 맡고 있는 공간건축, 공간도시, GTS, 공간사 등 4개의 별도 법인을 운영한다.

 

-올해로 창립 50주년을 맞고 있다. 소감과 앞으로의 중장기 발전계획 및 비전에 대해 설파해 달라.

▲올해 11월 11일 창립 50주년을 맞아 그 동안의 시간이 지녀온 무늬를 소중히 간직하고 그간 공간그룹과 함께 해온 선,후배 건축가들과 이를 나누기 위한 조촐한 전시를 계획하고있다. “SPACE Soul Alliance”라는 주제로 펼쳐질 50주년 기념 전시는 “공간그룹 출신 누구나 참여해 그들이 그려온 50년이란 시간의 궤적을 더듬어 그 의미를 되새기고 앞으로의 50년에 대한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고 선언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건설경기가 많이 위축돼 있는데 시장 현황과 위기돌파를 위한 전략이 있다면.

▲국내외의 전반적인 건설경기 침체로 상반기 실적은 예상보다 저조한 편이다. 공간그룹도 예외가 아니어서 상반기 수주실적은 목표 400억에는 약간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하반기는 상반기에 대비해 약 2배의 수주실적(800억)을 기대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국내보다 일부 해외시장, 특히 중동에서 빠른 회복세를 기대하고 있으며 연간 수주목표 1,200억 달성이 가능하도록 열심히 뛰고 있다.

 

-업계 특성상 경쟁사 대비 차별화 전략이 있다면 말해 달라.

▲프로젝트 수행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경쟁력은 시스템적 접근과 다양한 경험에 있다고 본다. 전략적 해외시장 진출과 해외지사를 교두보로 현지화를 적극 추진한 점 또한 공간그룹의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현지 시장에 대한 문화적 이해를 위한 노력으로 ‘공간지’나 기타 언론을 통해 지역의 건축 문화에 대한 이해를 대외적으로 알려 주는 역할을 통해 상호간의 문화 이해에 노력하고 있으며 해당 국가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치열한 경쟁과 세분화 되는 해외 건설시장의 요구는 전문화를 요구하고 있으며 공간 그룹도 문화코드와 함께 ‘Total Solution Provider’로서 문화마케팅력을 핵심경쟁력의 일부로 활용하고 있다.

 

-해외시장에서 급성장하고 있는데 글로벌 전략은 어떠한가.

▲유가가 점차 안정세를 찾고 있고, 아프리카, 중동, 중앙아시아 등 자원부국들의 경기가 점차 회복세를 갖춰가고 있는 만큼 공간그룹은 기존의 해외 네트웍을 적극 활용, 해외에서 더 적극적인 수주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기존 해외지사를 중심으로 주변지역으로 영업망 확장(예: 알제리지사에서 모로코, 튜니지 진출), 신규지역 진출(예: 베트남), 사업영역 확대 (예: 아프리카 지역에 친환경 서민주택건축시스템 도입)를 하반기에 적극 추진할 계획으로 있다.

 

-주요 사업실적과 고객사 현황 그리고 앞으로 수주채널 확대 전략과 계획에 대해 언급해 달라.

▲올해는 더욱더 디자인 경쟁력강화를 바탕으로 민간 및 해외부분에 대한 비중을 높이고자 하는 전력을 세우고 있다. 현재 약 35%를 차지하고 있는 해외시장 비중을 앞으로 40~50%까지 높여 국제적인 경쟁력을 키울 것이며 국내 사업부분의 50%를 차지하는 턴키분야의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주거 및 민간 시장에 대한 경쟁력을 끌어 올려 균형 잡힌 사업포트폴리오를 구축할 것이다. 부동산 경기가 전반적인 침체에 있지만 이를 위해 현재 약 10%에 불과한 주거비중을 20%까지 끌어올릴 예정이다.

특히 국내는 보금자리주택, 세종시, 정부청사들의 지방이전사업 등 소수 프로젝트에 집중할 계획이며 PF사업 및 민간사업의 경우에는 선투자 방식으로 최소로 운영할 생각이다. 해외는 보다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으로 기존의 해외프로젝트의 경험을 바탕으로 수주 다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최근 경쟁력 있는 수주실적으로는 알제리에서 수주에 성공한 모스타가넴 올림픽복합경기장(50,000석 규모)이 있다. 이 프로젝트는 유럽의 유수의 설계사무소인 IOSIS(프랑스), ATSP+TERRELL(프랑스), Arquitectos(포르투갈)등과 경쟁해 성공적으로 수주했고 내년 이후에도 알제리에서 예상되는 다수의 대형 경기장 프로젝트 수주에 선전을 기대할 수 있는 청신호로 평가하고 있다. 설계비는 한화 120억 수준이다. CM분야에서는 사업영역의 확장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작은 규모의 프로젝트이긴 하나 트루크메니스탄에서 CM at Risk로 수주에 성공한 ‘IT Complex’ 프로젝트가 있다.

 

-변화와 혁신의 물결이 거세게 일고 있다. 경영화두인 혁신관에 대한 지론이 있다면.

▲우리 공간인들은 “창의적인 인재들이 미래의 꿈을 실현하는 공간 (Building the Future with the Innovative People)” 이란 모토하에 열정 및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항상 최고가 되고자 노력 하고 있다. 공간그룹의 미래모습은 “건축분야에서 세계적인 Total Soultion Provider로 성장” 하고자 한다. 현재 활발하게 사업을 펼치고 있는 아프리카, 중동, 중앙아시아 그리고 나아가서 동남아, 남미 등에 한국이 과거 50여년간 성취한 압축성장의 경험과 건축분야의 다양하고 경쟁력 있는 ‘Solution’을 제공하는 ‘Open Window”로의 역할을 통한 사업적 성장이 공간그룹의 핵심사업 목표이다. 또한 다양한 문화활동을 통하며 메세나실현에 노력하며 사회적인 기업으로서 자리메김 하고자 한다.

 

- 끝으로 경영철학 및 경영스타일에 대해 간략히 말해 달라.

▲공간을 기업측면에서 접근하기보다 건축을 설계하는 예술집단 혹은 문화집단으로 생각하고 싶다. 본인 또한 기업의 CEO로 불리기보다 새로운 문화, 예술 공간을 창조해내는 건축가라고 생각하고 있다. "한사람의 열발자국보다 열사람의 한발자국이 중요하다"고 입버릇처럼 강조하면서 화합과 소통을 주문하고 있다. 500명의 공간인들이 비전을 공유하면서 한가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함께 움직일 때 글로벌 NO.1 공간그룹이 완성될 것이다.

 

<이상림 공간그룹 회장 겸 건축가협회장 프로필>

▲출생:1955년 5월 16일 ▲경력:2008 한국건축가협회 수석부회장, 연세대학교 석좌교수, UNESCO Chair 역사지구의 사회적 지속가능성 ▲2010 한국건축가협회 회장

 

<학력>

-한양대학교 건축공학 박사학위
-호주 뉴사우스웨일즈 대학교 대학원 건축과 석사학위(시드니)
-한양대학교 산업대학원 졸업
-한양대학교 공과대학 건축학과 졸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