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26주년기념 특집]글로벌 럭셔리 세단 시장 진단

CEONEWS 선정 ‘럭셔리 명차 TOP 3’

2025-02-28     이재훈 기자

 

[CEONEWS=이재훈 기자] 글로벌 럭셔리 자동차 시장은 여전히 성장 중이다. 2023년 약 5,821억 달러 규모였던 시장이 2024년에는 6,327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2028년에는 약 8,509억 달러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연간 7% 이상의 꾸준한 성장률이 예측되며, 특히 구독형 차량 이용과 친환경 럭셔리 트렌드가 새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세계 경기의 불확실성에도 최상위 부유층의 수요는 탄탄하며, 아시아와 중동 지역이 두드러진 럭셔리 세단 시장 성장 엔진으로 꼽힌다. 

기술혁신 트렌드

전기차(EV)와 하이브리드 기술이 럭셔리 세단에도 본격적으로 도입되고 있다. 롤스로이스는 2023년 첫 전기차‘스펙터(Spectre)’선보이며 2030년 이후로는 순수 전기차만 출시하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벤틀리 역시 Beyond100+ 전략을 통해 2026년 첫 전기차 SUV를 시작으로 2035년부터 전 차종을 전기차로 전환할 계획이다. 자율주행 보조 기능과 첨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핵심 혁신으로, 최신 모델들은 반자율주행, 음성비서, 증강현실 내비게이션 등 최고 기술을 탑재한다. 실내에서는 별빛 무드조명, 뱀부 직물, 맞춤형 디지털 디스플레이 같은 첨단 편의 사양이 럭셔리 세단의 새로운 기준이 되고 있다.

소비층 변화

한때 전통 부호층 장년 남성 위주였던 럭셔리 세단 고객층이 점차 변화하고 있다. 중국 등 신흥시장에선 30대 후반의 젊은 기업가와 테크 부호들이 주요 고객으로 부상했고, 롤스로이스의 글로벌 평균 고객 연령은 2010년 56세에서 최근 43세로 대폭 낮아졌다. 이들은 친환경과 최신 기술에 민감하여 전기 구동과 커넥티드 카 기술을 중요시하며, 동시에 전통적인 브랜드 헤리티지와 희소가치를 중시한다. 여성 고객과 문화·예술계 셀러브리티들도 럭셔리 세단의 새로운 수요층으로 떠오르며, 맞춤형 디자인과 브랜드 스토리에 매력을 느끼는 추세다. 

브랜드별 철학과 강점 비교

1.롤스로이스 (Rolls-Royce)

1906년 영국에서 창립된 롤스로이스는 “세계 최고의 자동차”를 만들겠다는 철학 아래 100년이 넘는 전통을 이어왔다. 보닛 위를 장식하는 ‘환희의 여신상(Spirit of Ecstasy)’은 1911년부터 이어온 브랜드의 상징으로, 장인 정신과 품위를 나타낸다. 롤스로이스는 손길이 닿는 모든 부분을 수작업으로 마무리하고, 거의 무소음에 가까운 V12 엔진으로 궁극의 정숙성과 안락함을 제공한다. 기술적으로는 최신 에어 서스펜션과 능동형 소음 제거 기술로 “마법의 양탄자”와 같은 승차감을 구현하며, 고객 맞춤형(Bespoke) 제작 철학으로 유명하다. 역사적으로 왕족, 국가 원수, 글로벌 CEO들이 애용해온 브랜드로, 최고 권위와 위엄을 상징하지만 최근에는 젊은 혁신가들과 스타들까지 포용하며 세대를 아우르는 럭셔리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2.벤틀리 (Bentley)
 
벤틀리는 1919년 W.O. 벤틀리가 설립한 이후 퍼포먼스와 장인을 겸비한 영국 럭셔리의 대명사로 성장했다. 1920년대 전설적인 “벤틀리 보이즈” 레이싱팀의 르망(Le Mans) 24시 우승으로 유명해진 이 브랜드는, 스포츠카의 심장과 리무진의 안락함을 결합한 차량을 만들어왔다. 대표 엠블럼인 날개 달린 ‘B’ 마크에는 비행을 연상시키는 역동성이 담겨 있으며, 롤스로이스 산하에 있던 시절을 거쳐 현재는 독자적으로 폭스바겐 그룹 계열에서 기술 혁신을 추구한다. 벤틀리의 강점은 강력한 엔진 성능과 핸들링으로, 과거 6.0리터 W12 엔진의 폭발적 힘부터 최근 V8 하이브리드에 이르기까지 운전자 중심의 주행 즐거움을 제공한다. 동시에 최고급 가죽과 우드 베니어, 첨단 나임(Naim) 오디오 등을 통해 영국식 수공 인테리어의 정점을 보여준다. 고객층은 전통적으로 레이싱을 좋아하는 기업 오너, 젊은 기업가 등 럭셔리와 스피드를 모두 즐기려는 리더들이며, 지속가능성을 강조한 전동화 비전으로 새로운 세대도 끌어들이고 있다. 

3.마세라티 (Maserati)

1914년 이탈리아 볼로냐에서 마세라티 형제가 창립한 마세라티는 이탈리안 감성과 레이싱 혈통을 품은 럭셔리 브랜드다. 로마 신화의 넵튠 삼지창에서 영감을 얻은 삼지창 엠블럼은 마세라티의 속도와 권위를 상징하며, 브랜드는 초창기부터 모터스포츠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1950~60년대 F1과 인디애나폴리스 레이싱의 승리로 이름을 떨쳤고, 이후 고성능 GT카와 세단을 생산하며 우아함 속에 숨은 스포츠 본능을 강조해왔다. 기술적으로 페라리와 협업해온 강력한 엔진(과거 V8, 현재 V6 Nettuno 등)을 탑재하고 있어 배기음과 가속감에서 감성적인 만족감을 준다. 마세라티는 롤스로이스나 벤틀리에 비해 다소 개성적인 취향의 리더들이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패션 디자이너, 음악·예술계 오피니언 리더 등 남들과 다른 감각적 럭셔리를 추구하는 고객들이 선호하며, 최근에는 전기화 브랜드인 Folgore 라인으로 2025년까지 전 차종 전동화를 선언하며 시대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대표 세단 모델 비교

롤스로이스 Phantom vs 벤틀리 Flying Spur vs 마세라티 Quattroporte

① 디자인 철학 및 브랜드 아이덴티티

롤스로이스 팬텀 (Phantom)은 각진 판테온 그릴과 거대한 차체로 ‘움직이는 궁전’이라 불린다. 최신 팬텀 시리즈 II는 전면 주간주행등과 라디에이터 그릴에 은은한 조명이 더해져 현대적 우아함을 표현하면서도, 한눈에 롤스로이스임을 알아볼 수 있는 위엄 있는 디자인을 유지한다. 

벤틀리 플라잉스퍼 (Flying Spur)는 클래식한 원형 헤드램프와 대형 메쉬 그릴로 영국 귀족의 품격을 풍기면서도, 근육질의 차체 라인으로 역동적 존재감을 드러낸다. 3세대 플라잉스퍼는 쿠페형 실루엣을 갖춰 젊고 스포티한 감각을 더했고, 보석 세공한 듯한 디테일의 램프와 회전식 디지털 디스플레이 등으로 전통과 첨단을 조화시켰다. 

마세라티 콰트로포르테 (Quattroporte)는 이탈리아어로 “4개의 문”이라는 이름처럼 1963년 첫 등장 이래 스포티한 세단의 대명사로 자리잡았다. 최신 콰트로포르테 트로페오는 공격적인 그릴과 측면의 삼엽형 에어벤트, 그리고 쿠페를 연상시키는 유려한 루프라인으로 우아함 속의 공격성을 표현하며, 트라이던트 엠블럼이 앞뒤로 존재감을 뽐낸다.

② 성능과 파워트레인
 
팬텀은 6.75리터 트윈터보 V12 가솔린 엔진을 탑재해 571마력 가량의 출력과 91.8kg·m의 풍부한 토크를 낸다. 가속 성능보다는 매끄러운 주행 질감에 초점을 맞추어, 거의 무소음에 가까운 정숙성과 융단처럼 부드러운 승차감을 구현한다. 플라잉스퍼는 최고출력 550마력대의 4.0리터 V8 트윈터보 엔진이나 V6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채택하여,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3.5초대에 돌파하는 폭발적 가속력을 자랑한다. 풀타임 4륜구동과 액티브 서스펜션의 조합으로 고속주행 안정성과 코너링 민첩성을 모두 갖췄으며, 스포츠 세단과 리무진의 이중적 성격을 구현했다. 콰트로포르테 트로페오 모델에는 페라리가 제작한 3.8리터 V8 트윈터보 엔진(580마력)이 얹혀져 최고속도 326km/h에 달하는 폭발적인 퍼포먼스를 발휘한다. 후륜구동 특유의 짜릿한 거동과 배기 사운드는 운전의 즐거움을 강조하며, 기본 모델들도 3.0 V6 엔진으로 경쾌한 주행감을 제공한다.

③ 기술 및 편의 사양

팬텀의 실내에는 별빛 천장(Starlight Headliner)을 비롯해 최고급 가죽과 우드 인레이로 마감된 개인 맞춤형 럭셔리 공간이 펼쳐진다. 뒷좌석 승객을 위해 별도의 도어 우산, 냉장고, 크리스털 플루트잔까지 갖추고 있으며, 최신 모델에는 대시보드를 하나의 캔버스로 활용해 고객이 원하는 예술 작품이나 장식을 넣을 수 있는 갤러리 옵션도 제공한다.

플라잉스퍼는 회전식 디스플레이(Rotating Display)로 유명한데, 필요 시 터치스크린이 나타나고 평소엔 아날로그 시계나 우드패널이 보이는 식으로 변경된다. 또한 20개 스피커의 나임 오디오 시스템, 뒷좌석 비즈니스 테이블과 태블릿 컨트롤러, 3색 조합의 앰비언트 무드조명 등 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최첨단 편의장비를 탑재했다.

콰트로포르테는 이탈리아 장인들의 손길이 묻어난 실내 디자인과 함께, 마세라티 인텔리전트 어시스턴트(MIA) 인포테인먼트, Bowers & Wilkins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 등을 적용하여 이전 세대보다 편의성과 커넥티비티를 대폭 향상시켰다. 반자율 주행 기능과 통합 차량 제어 시스템 (VDC) 등 최신 안전 기술도 갖추면서, 운전의 재미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기술을 보조적으로 제공한다.

④ 가격 및 유지 비용

최고급 맞춤 제작이 동반되는 만큼, 이들 차량의 가격은 억대를 호가한다. 롤스로이스 팬텀의 가격은 기본형 기준 한화 약 7억 원대부터 시작하며​ 주문 옵션에 따라 10억 원 이상으로 뛰기도 한다. 벤틀리 플라잉스퍼는 트림에 따라 3억~4억 원대 가격대를 형성하는데, 한국 시장 기준 V8 모델이 약 3억 1천만 원, 하이브리드 모델이 3억 3천만 원 수준이다. 마세라티 콰트로포르테는 기본 모델이 1억 중후반 원대(약 1억 9천만 원)부터이고​ 최고성능 트로페오는 2억 원대 중반으로 Bentley와 격차를 다소 좁힌다. 연비는 세 모델 모두 일반 대중차보다 낮은 편이다. 팬텀은 복합 연비 약 5km/L 수준으로 “기름을 마신다”는 표현이 나올 정도지만, 이를 보완하기 위해 롤스로이스는 2024년 이후 하이브리드 도입을 검토 중이다. 플라잉스퍼 하이브리드는 전기모드 주행으로 효율을 크게 높여 복합 연비 10 km/L 이상도 가능하며, 마세라티 V6 모델은 7 km/L 내외, V8 트로페오는 6 km/L 수준이다. 유지비는 모든 면에서 높지만, 각 브랜드는 전담 컨시어지 서비스와 긴 보증 기간을 제공해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CEONEWS 선정 ‘럭셔리 명차 TOP 3’

세계 시장 동향과 브랜드별 특성을 종합해볼 때, CEO와 오피니언 리더들에게 특히 어필하는 럭셔리 세단 3대장은 다음과 같다.

1.롤스로이스 팬텀 (Phantom)

“최고가 최고를 위해 만든 자동차”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팬텀은 의전용으로도 손색없는 품격과 편안함을 제공한다. 몸을 감싸는 고요한 승차감, 예술 작품 같은 인테리어, 그리고 롤스로이스만의 헤리티지는 기업의 위상을 극대화하고자 하는 CEO들에게 최상의 만족감을 준다. 남들과 비교를 불허하는 절대적 존재감으로 오피니언 리더들에게 브랜드 가치를 높여주는 모델이다.

2.벤틀리 플라잉스퍼 (Flying Spur)

럭셔리 세단 중 운전의 즐거움을 포기할 수 없는 리더들에게 플라잉스퍼는 완벽한 선택이다. 회장님 뒷좌석으로도 훌륭하지만, 직접 운전대를 잡으면 스포츠 세단의 박진감을 선사하여 “주중엔 비즈니스 살롱, 주말엔 그랜드 투어러”로 활용할 수 있다. 하이브리드 기술로 지속가능성까지 겸비했으며, 커넥티드카 기능과 비즈니스 편의장비도 충실해 미래지향적 리더십을 상징하는 모델이다.

3.마세라티 콰트로포르테 트로페오 (Quattroporte Trofeo)

 

개성과 열정을 중시하는 문화·예술계 리더나 젊은 CEO들에게는 콰트로포르테가 어필한다. 이탈리아 특유의 디자인 미학과 레이싱 혈통에서 나오는 성능은 타 브랜드에서 느낄 수 없는 감성적 카리스마를 풍긴다. 희소성이 높고 브랜드 스토리가 풍부해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드러내고 싶은 오피니언 리더에게 제격이며, 향후 전기차 Folgore 모델로의 진화도 앞두고 있어 시대 흐름에도 부합한다.

이상 선정된 TOP 3 럭셔리 세단은 각각 고유의 매력과 강점으로 CEO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달리는 자동차 그 이상의 가치”를 추구하는 이들 명차는 기업인들에게는 비즈니스 파트너로, 오피니언 리더들에게는 정체성의 연장으로써 자리하며 앞으로도 럭셔리 세단 시장을 이끌어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