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브랜트 스토리] 부전상립((不顚常立)의 ‘오뚜기’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결코 넘어지지 않고 항상 서 있는 정신
[CEONEWS=김병조 기자] ‘오뚝 오뚝 오뚜기놈이 넘어질 듯 비틀 거리다가 여봐란 듯이 일어나네 / 세상살이 고달프다고 말만 많은 양반들아 오뚜기처럼 살아가소’
가수 김상범이 부른 ‘오뚜기 인생’이라는 노래의 가사다. 가사처럼 넘어질 듯하다가도 넘어지지 않는 것이 오뚜기(오뚝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종합식품기업 오뚜기는 어떤 의미에서 브랜드명을 ‘오뚜기’로 지었을까? 5월에 탄생한 브랜드 중에 이번 5월에는 ‘오뚜기’의 탄생 스토리를 소개한다.
오뚜기 회사 설립 이전부터 사용한 오뚜기 브랜드
1969년에 설립된 주식회사 오뚜기가 내놓은 첫 제품은 ‘오뚜기카레’다. 그리고 이 회사가 지금까지 생산한 모든 제품에 사용하는 공통 브랜드가 ‘오뚜기’다. 그런데 설립 당시 회사 이름은 <풍림상사>였고, 회사 이름을 <오뚜기식품공업>으로 바꾼 건 1973년인데, 어떻게 1969년 첫 제품의 브랜드를 ‘오뚜기카레’로 했을까?
사실은 오뚜기라는 회사가 생기기 전부터 ‘오뚜기’라는 브랜드가 사용되고 있었다. 오뚜기 창업자 고 함태호 전 회장이 창업하기 전에 아버지 회사에서 10년 정도 근무를 했다. 함태호 전 회장의 선친이 1959년에 <조흥화학>이라는 회사를 설립했는데, 아들인 함태호 전 회장이 회사 설립되던 해부터 조흥화학에서 근무했다.
‘오뚜기카레’ 이전에 감미료 ‘오뚜기뉴슈가’가 먼저
조흥화학은 인공감미료 삭카린, 그리고 이스트, 빵크림 같은 것을 주로 생산하는 회사다. 지금도 <조흥>이라는 회사로 존재한다. 이 회사가 1961년에 포도당 분말에 사카린을 섞어 만든 설탕 대체 감미료 ‘뉴슈가’라는 제품을 출시했는데, 그때 ‘오뚜기’라는 브랜드를 처음 사용했다.
함태호 전 회장은 10년 정도 경영 수업을 받고 1969년에 독립해서 <풍림상사>라는 회사를 창립했다. 그 풍림상사에서 내놓은 첫 제품이 ‘오뚜기카레’다.
오뚜기라는 브랜드가 대중에게 알려지기 시작하자 1973년에는 회사 이름도 오뚜기로 바꾼다. 히트 제품이 나오면 회사 이름도 제품명과 동일하게 바꾸는 경우가 많다. 하이트가 바로 대표적인 사례다.
‘오뚜기부대’에서 유래했다는 소문의 진실은?
그러면 오뚜기라는 브랜드는 어떻게 해서 탄생했을까? 항간에는 <오뚜기 부대> 이름을 도용했다는 소문도 있는데, 그 소문은 사실일까? <오뚜기부대>라는 별칭을 붙어 있는 부대가 있긴 있다. 공식 부대 이름은 <제8기동사단>이다.
아라비아 숫자 8이 장난감 오뚝이와 닮았다고 해서 8자를 활용해 부대 마크를 만들고 <오뚜기부대>라고 부르고 있다. 실제 장난감 오뚝이와 오뚜기부대 마크, 그리고 주식회사 오뚜기의 심볼이 비슷하다.
함태호 전 회장이 <오뚜기부대>에서 근무한 인연으로 브랜드명을 ‘오뚜기’로 했다는 설이 있는데, 기자가 직접 회사 홍보실에 공식적으로 확인한 결과로는 ‘확인불가’이다.
함태호 회장은 1930년 함경남도 원산 태생이지만 남쪽으로 내려와서 경기고등학교를 다닐 때 한국전쟁이 나서 자원입대를 했다. 임시군사학교인 육군종합학교에서 훈련을 받고 소위로 임관해서 소령으로 제대를 했는데, 실제 오뚜기부대에 근무했는지는 확인이 안 되고 있다.
창업자가 작고를 해버렸으니 확인할 방법은 없지만, 오뚜기의 창업정신인 부전상립(不顚常立), 즉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결코 넘어지지 않고 항상 서 있는 그 정신은 오뚝이 장난감이나 오뚜기부대나 매한가지가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