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이재명, 대기업 CEO 만난 속내?
"대기업 손잡은 이재명 정부, 저성장 돌파구 될까?“
[CEONEWS=이재훈 기자] 경제성장률 0.8%라는 어두운 전망 앞에 선 이재명 정부가 첫 번째로 선택한 전략은 국내 대표 대기업과의 동반자적 협력이다. 삼성 이재용, 현대 정의선, SK 최태원, LG 구광모, 롯데 신동빈 등 국내 경제를 이끄는 대표 CEO들과의 긴급 회동은 단순한 형식적인 행사 이상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이는 정부의 경기부양 의지 표명과 함께 민간 기업들의 투자와 신뢰 회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기 위한 전략적이고 실질적인 행보로 평가된다.
"규제 철폐와 관세협상" 등 경제현안 집중 논의
회동에서 핵심적으로 다뤄진 사안은 명확했다. 먼저 기업 투자 활성화를 막고 있는 과도한 규제 해소였다. 특히 기업 현장에서는 건설, 화학, 자동차 등 제조업에서 안전 및 환경 규제가 현실에 맞지 않게 설정되어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고 있다고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왔다. 이에 정부는 회동에서 기업의 현장 의견을 반영해 규제를 적극적으로 철폐하거나 완화할 뜻을 밝혔다. 구체적으로 건설 산업의 층고 제한 규제, 화학 산업의 설비 증설 승인 기간 단축, 자동차 산업의 신기술 안전 규정 개정 등이 주요 논의사항으로 다뤄졌다.
또 하나의 긴급 현안은 미국과의 관세 문제였다. 최근 미국은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등 한국의 주력 수출품목에 대한 관세 장벽을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국내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이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기업 CEO들과의 회동에서 이 문제를 최우선으로 해결하겠다고 밝히며, 미국과의 협상에서 기업들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하겠다는 약속을 내놨다. 정부는 이를 통해 관세 인하 및 면제 기간 연장을 목표로 하는 협상을 신속히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속도·신뢰·상생의 삼각 축“
CEONEWS가 이번 회동에서 주목한 정부의 전략적 메시지는 세 가지다. 첫째, 경기부양 정책의 신속한 실행을 통해 기업과 시장에 속도감을 제시했다는 점이다. 대통령 취임 직후 대기업 총수들과의 긴급 회동 자체가 정책 속도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둘째, 민간과의 직접적 소통과 신뢰 회복을 통한 정책의 실효성 강화다. 대통령이 직접 기업인들과 소통하며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기업들의 투자심리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셋째, 규제 완화와 함께 공정하고 지속 가능한 투자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상생의 방향성이다. 정부는 이번 회동에서 단순히 규제를 풀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공정성과 투명성을 함께 고려해 사회적 합의를 기반으로 한 지속 가능한 성장 방안을 마련할 것을 강조했다.
향후 기대효과와 과제
회동 이후 기대되는 효과로 가장 먼저 꼽히는 것은 기업의 투자심리 회복과 글로벌 경쟁력 제고다. 실제로 정부의 적극적인 관세 협상 추진과 규제 철폐로 기업들이 예정된 투자를 앞당기거나 확대할 수 있는 여지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또한 기업 투자 확대가 금융시장 안정화와 내수시장 활성화로 연결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그러나 과제도 만만치 않다. 우선 미국과의 관세 협상이 장기화될 경우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 저하가 우려된다. 관세 협상의 성과가 얼마나 빠르고 효과적으로 나타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또한 규제 완화가 가져올 수 있는 환경·안전 문제 등 사회적 비용 관리 역시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민관협력의 시험대에 선 한국 경제
이번 이재명 대통령과 대기업 CEO들의 만남은 단지 경제 부흥의 선언이 아니라, 정부와 민간이 함께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본격적인 민관 파트너십의 출발점으로 평가된다. 정부가 이번 회동을 계기로 속도감 있는 정책 실행, 민간과의 신뢰 구축, 공정한 성장 환경 마련이라는 세 가지 원칙을 얼마나 현실성 있게 구현할지 여부에 따라 한국 경제의 저성장 탈출 가능성이 결정될 전망이다. 앞으로 민관 협력의 구체적 성과를 지속적으로 점검하며 이재명 정부의 경제정책 실행력을 평가해 나갈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