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이재용 회장, 썬밸리 컨퍼런스 초청의 숨은 뜻은?

글로벌 빅딜의 중심에서 '빅픽처' 그린다

2025-07-14     이재훈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CEONEWS=이재훈 대표기자] 미국 아이다호주 작은 휴양지 썬밸리가 지금 세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비밀스러운 밀실 회의와 대규모 빅딜이 태동하는 현장, 바로 전 세계 억만장자들과 글로벌 CEO들이 매년 몰려드는 ‘썬밸리 컨퍼런스(Sun Valley Conference)’ 때문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전세게 억만장자들의 비밀모임에 한국 기업인 중 유일하게 공식 초청받아 참석한 것은 단순한 이벤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이 행사는 글로벌 기업의 핵심 인사들이 모여 주요 빅딜과 미래 기술 전략을 논의하는, 사실상 '글로벌 전략 사령부'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소위 '억만장자들의 여름 캠프'라 불리는 이 행사는 투자은행 앨런앤컴퍼니(Allen & Company)가 1983년부터 개최해온 철저한 비공개 비즈니스 컨퍼런스로 4일간 열린다. 화려한 명성과 달리 행사 내막은 철저히 베일에 싸여 있어, 행사 자체보다 참석자들의 움직임과 밀담이 더 큰 관심을 받는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아시아 기업 대표로서 유일하게 썬밸리 컨퍼런스에 초청받아 글로벌 위상을 더 높이고 있다.

올해 컨퍼런스의 주목 인물은 단연 삼성전자의 이재용 회장이다. 이 회장은 한국 기업인으로서는 유일하게 공식 초청장을 받았다. 썬밸리에 삼성의 깃발을 꽂으러 간 이 회장에게 시선이 쏠리는 이유는 명확하다. AI와 반도체라는 글로벌 핵심 기술의 패권 경쟁에서 삼성이 중요한 키 플레이어라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시키는 계기이기 때문이다.

다시말해 이 회장의 참석은 삼성의 글로벌 리더십을 확고히 하고 AI·반도체 중심의 미래 기술 전략이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서구 중심의 핵심 전략 회의에 아시아 기업 대표로서 참석했다는 점은 한국 기업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졌다는 상징적 메시지를 던진다.

썬밸리 컨퍼런스는 단지 휴양을 즐기는 자리가 아니다. 이곳에서 디즈니-ABC 합병, 컴캐스트-NBC 유니버설 딜 등 수백억 달러 규모의 글로벌 빅딜들이 비밀스럽게 시작되고 성사되어 왔다. 바로 이 '거대 거래소'에 삼성의 이름이 새롭게 등장한 셈이다.

특히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AI 기술 패권경쟁, 글로벌 지정학 리스크, 미·중 갈등, 그리고 기후변화와 미국 정치지형 변화 등 굵직한 글로벌 이슈들이 심도있게 논의된다. 이 회장의 참석은 단순히 글로벌 기업 간의 친목 모임을 넘어, 삼성전자의 AI 및 반도체 전략이 국제적 빅딜과 협력의 중심에 서게 되는 신호탄이라 볼 수 있다.

이재용 삼성 회장 캐리커처

업계에선 이 회장이 썬밸리에서 샘 올트먼(OpenAI CEO), 팀 쿡(애플 CEO), 사티아 나델라(마이크로소프트 CEO) 등과 직접 만나 삼성의 글로벌 전략 로드맵을 조율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이 회장은 2002~2016년 경영총괄 시절에도 이 행사에 참여했고, 2014년에는 팀 쿡과의 만남을 통해 애플과 삼성 간의 스마트폰 특허 분쟁을 해결하는 돌파구를 마련했던 전례가 있다. 이번에 다시 초청된 건 삼성전자의 AIㆍM&A 로드맵 및 글로벌 기업들과의 협력 의지를 국제 무대에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제 다시 한번 썬밸리에서 이재용 회장이 이끌 삼성의 글로벌 비즈니스 전략이 재조명된다. 세계 최정상급 CEO들과의 네트워크 구축과 글로벌 협력의 물꼬를 트는 이 회장의 행보가 한국 기업의 위상을 얼마나 더 끌어올릴지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결론적으로 아시아 기업 대표로선 유일하게 이재용 삼성 회장이 참석한 점은 단지 삼성전자만의 행보가 아니라, 한국 경제 전반이 글로벌 기술 패권 시대에서 주요 국가 및 기업들과 동등한 협상 테이블에 오르게 됐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