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WORLD] 트럼프, '고용통계 조작' 주장하며 노동통계국장 해임

5~6월 고용 258,000명 하향 조정되자 "정치적 의도" 주장 전문가들 "통계 수정은 정상적 절차, 국장이 개입 불가능" 반박

2025-08-05     김소영 기자

[CEONEWS=김소영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최근 발표된 고용지표가 대폭 하향 조정된 것을 문제 삼아 노동통계국(BLS) 국장을 전격 해임해 파문이 일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당 수치가 자신의 행정부를 "나쁘게 보이게 하려는 조작"이라고 주장했으나, 통계 전문가들은 이는 정상적인 절차이며 국장의 개입은 불가능하다고 일축했다.

'사상 최대폭' 수정에 "통계 조작" 주장

미 노동통계국은 최근 5월과 6월의 일자리 증가 수치를 각각 125,000명과 133,000명씩 하향 조정했다. 두 달간 총 258,000개의 일자리가 기존 발표보다 줄어든 것으로,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를 제외하면 사상 최대 규모의 하향 조정 폭이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통계가 "조작됐다"고 주장하며 국장을 해임하는 초강수를 뒀다.

그러나 월간 고용지표의 수정은 통상적인 절차다. BLS에 따르면 1979년 이래 월평균 수정 폭은 약 57,000명에 달하며, 특히 2008년 금융위기와 같은 경제 변동기에는 수정 폭이 더 커지는 경향을 보인다. 오바마 행정부 시절인 2009년 1월에도 고용 수치가 143,000명 하향 조정된 바 있다.

전문가 "국장은 수치에 관여 안 해… 조작 불가능"

고용 통계는 약 60,000가구를 대상으로 하는 '가구 조사'와 121,000개 사업체를 대상으로 하는 '사업체 조사'를 통해 집계된다. 일자리 증감 추정치는 표본이 더 큰 사업체 조사를 기반으로 하며, 신뢰도가 더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초기 발표는 '잠정치'이며, 이후 2개월간 추가 데이터를 반영해 '수정치'를 내놓고, 매년 연간 단위로 최종 확정치를 발표한다.

1993년부터 2001년까지 BLS 국장을 지낸 캐서린 에이브러햄 교수는 "(트럼프의 주장은)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며 "국장은 데이터 수집이나 분석에 관여하지 않고 최종 보도자료를 검토할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수많은 실무자들이 데이터를 다루고 있어 국장이 임의로 수치를 바꾸려 한다면 즉시 외부에 알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데이터 신뢰성 논란은 과제

한편, 최근 통계 조사의 응답률 하락은 데이터의 신뢰성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사업체 조사의 응답률은 10년 전 $60%$대에서 최근 43% 미만으로 떨어졌다.

이는 미국뿐 아니라 영국, 캐나다 등 여러 국가에서 공통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다만, 올해 3월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의 분석에 따르면 최근의 통계 수정 폭은 팬데믹 이전의 패턴과 대체로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나, 응답률 하락이 데이터의 신뢰성을 심각하게 훼손하지는 않았다는 평가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