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대명소노, 티웨이항공 인수 속내는?

7배 값에 산 티웨이항공, 대명소노의 ‘큰 그림’과 소액주주의 씁쓸한 현실

2025-03-01     이민영 기자
이민영 CEONEWS 차장

[CEONEWS=이민영 기자] 대명소노그룹이 티웨이항공을 품었다. 그것도 시가 대비 7배라는 어마어마한 프리미엄을 얹어 티웨이홀딩스 경영권을 통째로 사들였다. 마치 항공사가 아니라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도 손에 넣은 듯한 가격이다. 공식적인 명분은 “레저·항공 시너지”다. 대명소노는 국내 최대 리조트 그룹으로, 티웨이항공을 인수해 호텔·항공을 묶은 ‘여행 패키지 제국’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듣기만 하면 그럴듯하다. 하지만 7배 프리미엄은 누구를 위한 것이었을까?

정작 티웨이항공의 지배구조를 보면, 껍데기 회사 티웨이홀딩스가 지분 28%를 들고 있는 단순한 지주회사일 뿐이었다. 결국 대명소노가 거액을 쏟아부은 상대는 티웨이항공이 아니라 그저 ‘중간지주’였고, 돈은 전 주인인 예림당(출판사) 대주주의 통장으로 고스란히 들어갔다. 거래 직후 티웨이홀딩스 주가가 10% 넘게 뛰자, 시장에서는 “소액주주 지분도 비싸게 사주겠지?”라는 희망이 피어올랐다. 하지만 현실은 냉정하다. 대명소노가 공개매수에 나설 가능성은 희박하다. 티웨이항공 하나도 벅찬데, 남은 지분까지 공개매수할 여력이 있을까? 결국 7배 프리미엄은 대주주만 챙겼고, 소액주주들은 고작 주가 반짝 상승이라는 마른 떡 하나 얻었다.

이제 진짜 시련이 찾아온다. 대명소노는 티웨이항공에 대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 항공기 도입, 유럽 노선 확대 등을 위해선 수백억 원이 필요하다. 문제는 이 유상증자가 주주배정 방식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 소액주주들은 추가 돈을 넣어야만 지분율을 유지할 수 있고, 참여하지 않으면 지분이 희석된다. 한마디로 “돈 더 내고 따라오든가, 아니면 지분 줄어드는 걸 감수하라”는 것이다. 대명소노는 이미 티웨이홀딩스 인수에 거액을 들였기 때문에, 유상증자 과정에서 실권주가 나오면 시가보다 저렴하게 새 주식을 사들여 지분율을 더 높이는 ‘할인된 지배력’ 확보를 노릴 수도 있다. 7배 값에 산 지분을 유상증자로 희석시켜 평균 인수가격을 낮추는 전략이다.

결국 이번 거래에서 확실히 얻어간 건 예림당 대주주와 대명소노뿐이다. 소액주주들은 희망고문만 당하고 있다. 한국 증시는 늘 이랬다. 대주주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챙기고, 소액주주는 인수 발표에 잠깐 들떴다가 결국 추가 부담을 떠안는다. “대명소노가 티웨이항공을 살린다”는 말은 맞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소액주주들은 ‘지갑을 털리는 쪽’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게 바로 한국식 M&A의 민낯이다.

결론적으로 7배 값에 사서, 주주들 돈으로 돌려막기. 그리고 소액주주들에게 남은 선택지는 하나다. 돈을 더 내고 버티거나, 손 털고 떠나거나. 어찌하오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