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LG화학 혹독한 '생존게임' 돌입?

2025-05-23     전영선 기자
전영선 CEONEWS 선임기자

[CEONEWS=전영선 기자] 대한민국 대표 화학기업 LG화학이 생존을 위한 '대수술'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만 42세 이상 비직책자 절반이 사실상 '퇴출 명단'에 올랐다. 위로금은 기본급의 최대 60개월에 자녀 학자금까지 얹어준다지만, 이것도 첫 번째 희망퇴직자에 한정된 얘기일 뿐이다. 두 번째, 세 번째로 갈수록 조건은 점점 박해진다. 지금이 떠날 최고의 타이밍이라는 뜻이다.

매각도 초읽기다. 이미 워터솔루션 사업을 팔아 현금을 확보했지만, 이걸로 부족하면 알짜배기 반도체 소재 사업마저 시장에 내놓을 판이다. LG화학의 주머니는 얼마나 비어있길래 핵심 사업마저 처분을 검토할까?

스텝조직도 예외가 아니다. 본사 스텝은 조직을 최대 30%까지 축소하고, 지방 사업장의 스텝조직은 아예 본사로 통폐합시킬 계획이다. 심지어 동일 직무에서 5년 이상 버틴 직원들에게는 "자리를 옮기든, 나가든 결정하라"며 퇴직 압박설까지 나돌기 시작했다. 트윈타워 근무자 역시 예외가 아니다.

LG화학의 이번 구조조정은 단순한 비용 절감 차원이 아니다. 생존을 위한 최후의 몸부림이다. 그러나 이 극약처방이 정말 기업을 살릴지, 아니면 조직의 근간을 흔드는 독이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LG화학은 살아남기 위해 지금 자신의 살을 깎아 먹고 있다.

이런 구조조정은 대개 성공하기보다 실패할 확률이 더 높다. 직원들의 동요와 사기 저하, 핵심 인재 이탈, 그리고 시장의 신뢰 추락까지. LG화학이 이 모든 리스크를 감당할 수 있을까? 결국 성공과 실패의 열쇠는 냉혹한 현실 앞에서 퇴장을 권고받은 직원들이 아니라, 이 결정을 내린 리더들이 쥐고 있다.

LG화학의 초강력 구조조정, 기업을 살릴 명약인가, 자멸의 독배인가? 지금 대한민국이 이 처절한 생존게임을 숨죽이며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