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조의 통찰] 알파고와 이세돌의 경쟁은 끝났는가?

인공지능 만능시대 생존 전략

2025-08-28     김병조 기자

[CEONEWS=김병조 기자] 인공지능(AI)이 뭔지 잘 모르는 사람들도 10여 년 전에 있었던 바둑기사 이세돌과 알파고의 한판 대결은 기억할 겁니다. 20163, 전 세계가 주목한 세기의 대결이 있었습니다. 당시 세계에서 바둑을 가장 잘 두는 이세돌 9단과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 알파고5번기 대국이었습니다.

5번기 중에 이세돌은 네 번째 판만 이기고 나머지 판은 모두 져서 41로 완패했습니다. 유일하게 이긴 4번기도 이세돌은 AI의 버그를 일으키기 위해 꼼수를 사용했다고 훗날 고백했습니다. 이세돌은 당시 기자회견에서 이세돌이 진 것이지 인간이 진 것이 아니다라고 말해 여운을 남겼습니다.

그러나 이세돌 이후에 중국의 커제도 인공지능과 대결을 했지만, 커제는 한 판도 이기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습니다. 그렇다면 인간은 인공지능과의 대결에서 이길 수는 없는 걸까요? 이세돌은 최근 어느 강의에서 “AI와 대결하는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고 말했습니다. 인간은 인공지능의 대결 상대가 되지 못한다는 겁니다. “이세돌이 진 것이지 인간이 진 것이 아니다라고 했던 말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이세돌이 이제 인간은 인공지능의 대결 상대가 아니라고 말한 이유는 인공지능의 진화 속도가 인간의 학습능력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빠르기 때문입니다. 이세돌이나 커제와 대결했던 알파고는 인간의 기보를 학습한 버전이었지만, 지금은 인간의 기보를 학습하지 않고 오직 자체 대국을 통한 학습만으로 알파고를 압도하는 알파고 제로까지 등장했습니다.

이처럼 지금 우리는 AI 만능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그림도 그려주고, 영상도 만들어주고, 심지어는 칼럼도 써줍니다. 사람이 한다면 오랜 시간이 걸려야 할 일들을 삽시간에 해주고, 사람이 할 수 없는 것도 해줍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만능 재주꾼 AI 앞에서 무기력감마저 드는데 말입니다.

문제는 인공지능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달린 것 같습니다. 인공지능은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인간의 능력을 배가시켜주는 도구가 되기도 하고, 인간을 더욱 무식하게 만드는 도구가 되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요즘 가장 많이 사용하는 챗GPT의 경우를 봅시다. 사용해본 사람은 느끼시겠지만, GPT는 질문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를 도출해 냅니다. 심지어 챗GPT가 놓친 걸 지적하면 좋은 지적이라며 인간에게 칭찬까지 합니다. 만약에 알고자 하는 문제에 대한 기본 지식이 없어서 챗GPT가 놓친 것을 발견하지 못했다면 챗GPT의 활용 가치는 그만큼 떨어질 것입니다. 이는 AI와 협업할 때 질문하고 판단하는 능력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질문하고 판단하는 것은 인간의 몫이기 때문에 알파고와 이세돌의 경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보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AI를 활용하느냐, 아니면 AI에 의존하느냐일 겁니다. 자신만의 생각이 들어가 있다면 활용하는 것이고, 단순히 AI가 만든 것을 그대로 사용한다면 의존하는 것이 될 겁니다. 전자가 되느냐 후자가 되느냐는 자기 주도적인 사고를 하느냐, 그렇게 하지 않느냐에 달렸을 겁니다. 자기 주도적으로, AI에 의존하지 않고 활용한다면 AI는 인간의 발전에도 좋은 동반자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