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남의 C-Level Daily Briefing 1] 2025년 10월 27일
Part I. 국내 경제 인텔리전스 브리핑
코스피, 사상 첫 4,000 시대 개막…AI 반도체 랠리 속 정부는 '부동산 안정'에 무게
2025년 10월 27일, 대한민국 자본시장은 인공지능(AI)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힘입어 코스피(KOSPI) 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4,000선을 돌파하는 역사적인 순간을 맞았다. 시장의 환호 속에서도 정부는 급증하는 국가채무와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긴축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고심 어린 입장을 분명히 했다.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주간을 맞아 한미 무역 협상의 중대 변수가 부상하는 가운데, 국내 경제의 주요 동향과 정책 방향을 분석했다.
Market Pulse ...미지의 영역에 들어선 KOSPI, KOSPI 4,000 돌파
코스피가 새로운 역사를 썼다. 27일 국내 증시에서 KOSPI 지수는 개장 직후 4,000선을 돌파했으며, 전 거래일 대비 96.61 포인트(2.45%) 급등한 4,038.2로 마감하며 '코스피 4,000 시대'의 개막을 공식화했다. 이는 지난 10월 2일 3,500선을 돌파한 지 불과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500포인트를 끌어올린 경이적인 기록이다. 이날의 랠리는 외국인과 기관의 강력한 순매수세가 주도했으며, 이들은 차익 실현에 나선 개인 투자자들의 순매도 물량을 모두 소화했다
랠리의 동력... AI 반도체와 정책 기대감
이날의 역사적인 상승은 AI 반도체 슈퍼사이클이라는 강력한 산업 펀더멘털과 정부 정책에 대한 기대감, 그리고 풍부한 유동성이 결합된 결과로 분석된다.
AI 반도체 슈퍼사이클
이번 랠리의 핵심 동력은 단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끄는 반도체 섹터였다. 삼성전자는 장중 주가가 10만 원을 돌파하며 '10만 전자' 시대를 열었고, 시가총액은 사상 최초로 600조 원을 넘어섰다. 이는 AI 기술 확산에 따른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 수요 폭증이 현실화된 'AI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본격화되었음을 시사한다. SK하이닉스 역시 9월 이후 주가가 68% 이상 급등하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유동성 및 정책 요인
글로벌 시장의 풍부한 유동성과 더불어,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정책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투자 심리를 뒷받침했다. 특히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를 강화하는 상법 개정안 등 기업 지배구조 개선 노력은 랠리의 직접적인 촉매제로 평가받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한국 경제가 AI 반도체 등 특정 수출 부문은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반면, 배터리, 자동차, 석유화학과 같은 전통 주력 산업과 내수 경제는 어려움을 겪는 'K자형 경제' 국면에 진입했음을 보여준다. 이는 각 기업이 AI 성장 서사에 편승하거나, 이와 무관하게 독자적인 생존 논리를 구축하는 전략적 재검토가 시급함을 의미한다.
Policy & Regulation Monitor...엇갈린 정책 신호
통화 및 재정 정책의 딜레마
이재명 대통령은 27일 블룸버그 인터뷰를 통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동결 결정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며, 금리 인하가 부동산 가격을 자극할 수 있다는 위험을 명확히 했다. 이는 경기 부양보다 안정에 무게를 두는 현 정부의 정책 기조를 재확인한 것이다.
이러한 신중한 통화정책은 악화되는 재정 건전성과 맞물려 있다.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내년에 52%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10년 전 정부 예측보다 14년이나 앞당겨진 수치다. 정부는 내수 활성화를 위한 관세 행정 지원 ,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등 미시적 지원책을 병행하고 있다.
정부의 정책 방향은 주식 시장은 부양하려 하면서도 부동산 시장은 억제하는 '정책적 이중성'을 보이고 있다. 이는 기업 환경에 불확실성을 야기하며, 모든 기업 경영진은 KOSPI 지수와 무관하게 상당 기간 내수 소비가 부진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사업 계획을 수립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고강도 대출 규제로 부동산 시장 압박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지난 6월 27일 발표된 고강도 대출 규제에 명확히 드러난다. 주택 구입 목적의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 원으로 제한하고, 대출 실행 후 6개월 내 전입 의무를 부과하며, 다주택자의 신규 주담대를 사실상 전면 금지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이는 과도한 레버리지를 통한 주택 가격 상승의 고리를 끊겠다는 정부의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는 조치로, 부동산 및 건설 관련 산업의 중장기적 위축을 예고하고 있다.
한은, 스테이블코인에 '은행 발행-빅테크 유통' 모델 제시
한국은행은 '스테이블코인의 주요 이슈와 대응방안' 보고서를 통해 디지털 화폐 시장에 대한 선제적 입장을 밝혔다. 보고서는 스테이블코인의 7대 위험으로 ▲가치 안정 실패(디페깅) ▲'코인런' 가능성 ▲예금자 보호 부재 등을 지적했다.
이에 대한 한은의 해법은 '은행 발행-빅테크 유통'이라는 이원적 구조다. 즉, 화폐 발행은 규제를 받는 은행이 담당하고, 빅테크 및 핀테크 기업들은 유통과 혁신 서비스를 담당하는 모델을 제시한 것이다. 이는 네이버, 카카오, 토스 등 국내 대표 핀테크 기업들이 자체 스테이블코인 사업 진출을 준비하는 가운데 나온 조치로, 금융 안정을 해치지 않는 통제된 혁신을 유도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Corporate Sector Spotlight...3분기 실적, 'K자형 경제' 확인
반도체의 압도적 실적
삼성전자는 3분기 잠정 실적으로 매출 86조 원, 영업이익 12.1조 원을 발표하며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이는 전 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158.5%, 전년 동기 대비 31.8% 급증한 수치다. SK하이닉스 역시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영업이익 11조 원 돌파가 유력시되는 등, 반도체 업계는 전례 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업종별 희비 교차
반도체와 조선업이 호황을 누리는 반면, 다른 주력 산업들은 부진을 면치 못하며 '이중 속도 경제'의 단면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배터리
LG에너지솔루션은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 선점 전략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4.1% 증가하며 선방했으나, SK온은 수천억 원대의 영업손실이 예상된다.
자동차 및 석유화학
글로벌 수요 둔화와 경쟁 심화로 지속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바이오/제약
제테마와 같은 일부 중견기업은 수출 중심으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나, 과거 사업 지연 등으로 인한 시장 신뢰 회복에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Part II. 대한민국 경제에 대한 국제적 시선
세계의 시선, 'K-증시 랠리'와 '한미 무역 갈등'에 집중
2025년 10월 27일, 대한민국 경제를 바라보는 국제 사회의 시선은 KOSPI 4,000 돌파에 대한 찬사와 한미 무역 협상 교착에 대한 우려로 나뉘었다. 주요 외신들은 한국 기술 부문의 저력과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3,500억 달러 투자 패키지를 둘러싼 갈등이 이재명 정부의 외교 및 경제 전략을 시험할 중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월스트리트 "KOSPI 5,000도 가능"…저평가 매력 여전
블룸버그, 코리아헤럴드 등 주요 외신들은 KOSPI 4,000 돌파를 비중 있게 다루며, 이번 랠리가 글로벌 AI 붐, 강력한 외국인 자금 유입, 그리고 정부 정책에 대한 낙관론이 결합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JP모건은 성공적인 기업 지배구조 개혁을 전제로 KOSPI가 향후 1~2년 내 5,000선에 도달할 수 있다고 전망했으며, 모건스탠리 역시 4,200선까지의 상승을 예측한 바 있다. 국제 분석가들은 랠리에도 불구하고 KOSPI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11.6배로 글로벌 경쟁 시장 대비 여전히 낮아 추가 상승 여력이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한미 무역 협상, 3,500억 달러 투자 방식에 '교착'
갈등의 핵심:' 현금 선지급' 요구
로이터, AP 통신 등은 한미 협상의 교착 상태를 심도 있게 보도하고 있다. 갈등의 핵심은 미국이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인하하는 대가로 한국이 약속한 3,500억 달러 투자 패키지의 구체적인 이행 방식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투자금의 상당 부분을 현금으로 선지급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이재명 대통령과 정부 관계자들은 이것이 외환보유고를 고갈시켜 1997년과 같은 외환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며 "현실적으로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국 측은 대출, 보증, 그리고 10년 장기 분할 납부 방식을 대안으로 제시한 상황이다.
자동차·철강 업계 '직격탄'
외교적 교착 상태는 한국 산업계에 실질적인 피해를 주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일본, 유럽 경쟁사들이 15% 관세를 적용받는 동안 여전히 25%의 고율 관세에 묶여 심각한 가격 경쟁력 손실을 보고 있다. 철강 업계는 50%에 달하는 관세가 그대로 유지되면서 사실상 대미 수출길이 막힌 '충격' 상태에 빠졌다고 보도되었다.
APEC서 총수들 '기업 외교' 나선다
코리아타임스 등은 이번 협상 국면에서 총수들의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경주에서 열리는 APEC CEO 서밋에서 트럼프 대통령 및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직접 만나 투자를 재확인하고 협상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마지막 노력'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이는 CEO의 역할이 비즈니스 리더를 넘어 '기업 외교관'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시사하며, 기업 내 지정학적 리스크 분석 및 대응 역량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리더십과 정책 평가... '이재명 정부'에 대한 국제적 분석
외신과 싱크탱크들은 이재명 대통령의 경제 철학에 대해 다각적인 분석을 내놓고 있다. 그는 국내 개혁과 외부 압력 사이에서 복잡한 길을 탐색하는 리더로 묘사된다.
국내 정책
부동산 시장에 대한 강경한 입장과 기업 지배구조 개혁 추진은 그의 핵심적인 국내 정책으로 평가된다.
외교 및 통상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세 협상을 다루는 과정은 한국의 경제 주권을 지키면서 한미 동맹을 현대화하려는 시도로 분석된다. 특히 중국에 대해 "치열하게 경쟁"하면서도 "새로운 협력 분야를 확장"해야 한다는 그의 발언은 실용주의적 접근법으로 해석된다.
전략적 포지셔닝
브루킹스 연구소 등에서는 이재명 정부가 과거 진보 정부보다 한미 동맹 내에서의 '전략적 유연성'에 더 개방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동맹의 역할을 한반도를 넘어 인도-태평양 안보와 연결시키는 것으로, 미국의 핵심 우선순위와 부합하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