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팝콘] 이재훈의 X파일 6화 김승연 한화 회장

2025-09-11     김정복 기자

[CEONEWS=김정복 기자] 이재훈의 X파일 6화 김승연 한화 회장을 해부합니다.

조용한 카리스마가 움직일 때, 판이 바뀝니다. 한화의 설계자, 김승연. 그는 지분 절반을 세 아들에게 넘겼지만 회장직은 유지했습니다. 조용히 준비하고 크게 바꾸는—그의 방식이 또 한 번 작동하고 있습니다.

29세에 그룹을 이끈 이후, ‘화약’에서 출발해 케미칼·금융·방산·우주·조선·에너지로 확장해 온 45년. 한화의 역사는 ‘축 변경의 연속’이었고, 지금은 다음 10년을 향한 재배치가 시작됐습니다.

핵심은 ‘삼각편대’입니다. 장남 김동관은 하드파워 총괄로 방산·에너지·우주·조선을 묶어 굵직한 딜을 성사시키는 손입니다. 차남 김동원은 자본의 설계자. 보험·증권·운용을 한 파이프라인으로 연결해 자본의 속도를 끌어올립니다. 삼남 김동선은 미래사업 개척자. 유통·호텔·로보틱스·반도체 장비에서 실험을 주도하며 제조 DNA에 ‘경험’을 덧입힙니다. 이 조합이 정렬되면 기하급수적 시너지, 삐끗하면 비용입니다. 관건은 누가 ‘총보’를 들어 전체를 지휘하느냐입니다.

김승연의 전매특허는 ‘포트폴리오 빅스위치’. 2014~15년 삼성 방산·화학 인수로 체질을 고도화했고, 2023년 대우조선해양 편입으로 ‘한화오션’을 출범시켜 해양–방산–에너지의 삼각엔진을 완성했습니다. 현금창출 축(케미칼·금융) 위에 성장축(방산·조선·우주·에너지)을 얹는 이원혼합형 전략—배당과 성장을 동시에 잡는 설계입니다.

한화오션은 조선 그 이상입니다. 함정·잠수함·해양플랜트·친환경 선박·MRO를 잇는 통합 수주공장 구상. 미국에서는 현지 거점과 MRO로 ‘바이 아메리칸’ 장벽을 현지화로 돌파합니다. 태양광 Qcells는 IRA를 등에 업고 대규모 증설을 진행하며 폴리실리콘부터 모듈까지 밸류체인을 내재화해 중국 리스크와 공급망 변동성을 동시에 낮춥니다.

ESG의 방정식은 명확합니다. E는 태양광이 논리를, G는 거버넌스가 실력을 증명한다. 한화솔루션은 2030 스코프 1·2 35% 감축과 2050 넷제로를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방산·조선의 탄소집약도를 감안하면 그룹 차원의 감축 포트폴리오 최적화가 관건입니다. ESG는 홍보가 아니라 원가·매출·투자의 언어여야 합니다.

AI는 ‘철·불·빛’ 위에 얹는 알고리즘입니다. K9A3 자주포의 자율·원격화로 인명 리스크를 줄이고 네트워크 중심전에 대응합니다. 한화 비전의 엣지 AI는 보안을 ‘비즈니스 인텔리전스’로 진화시킵니다. 금융은 샌프란시스코 AI 센터를 축으로 로보어드바이저·리스크 모델·고객 360 분석을 고도화합니다. 위성 영상은 25cm급 판독과 AI 자동화로 방산·재난·환경 모니터링을 확장합니다. 목표는 하나—실물·디지털·금융의 3중 루프를 폐회로처럼 돌려 ROIC를 구조적으로 끌어올리는 것.

리스크도 분명합니다. 삼각편대의 역할 구분과 이사회 견제, 미국 조달·안보심사와 유럽 탄소 규제, 조선의 장기 사이클과 방산 원가 연동성, 태양광의 정책 의존도. 그룹 PMO로 중복투자를 차단하고, 과거 법적 이슈의 재점화를 선제 관리해야 합니다. 리스크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관리되거나 가격에 반영되거나 경쟁우위로 전환될 뿐입니다.

향후 3년의 체크리스트는 셋. 북미 현지화 정착—허브·MRO·부품·서비스 내재화. 조선 수익성 방어와 가속—수주잔고의 질, 친환경 선박·해양플랜트로 믹스 업그레이드. 전사 AI 내재화—공장·제품·고객을 하나의 데이터 플랫폼으로 묶는 DX 완성.

추락과 부활을 통과한 조용한 카리스마. 이제 무대 중앙엔 세 아들이 섭니다. ‘화약–철–빛–데이터’를 한 문장으로 완성하는 순간, 한화는 한국 산업지도를 다시 그릴 것입니다. 다음 10년의 답은 말이 아니라 숫자입니다. 현금흐름, 투자수익률, 그리고 시장이 매기는 영속성 프리미엄. 판은 또 바뀔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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