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원/달러 환율 상승 원인과 전망, 산업에 미치는 영향 분석

2025-11-12     김병조 기자

[CEONEWS=김병조 기자] 최근 원/달러 환율이 크게 오르고 있다. 12일 오후 2시 50분 현재 원/달러 환율은 1,467.10원으로 전일보다 6.30원 올랐다. 최근의 추세로 보면 1,470원 돌파는 시간 문제다. 이에 원/달러 환율 상승의 원인과 전망, 그리고 산업에 미치는 영향 및 대응전략을 짚어본다.

/달러 환율 상승의 원인

최근 원/달러 환율이 크게 오른 데에는 여러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

먼저, 미국 달러화 강세 및 금리 격차 확대가 원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당장 인하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위기가 커지면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한국보다 미국의 금리 및 수익률이 높다는 인식이 커지면서 자금이 달러로 유입되고 원화가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그 결과 달러인덱스(USD Index)가 상승했고, 이와 함께 원/달러 환율도 동반 상승하는 양상이 나타났다.

두 번째 원인은 국내외 자본유출 및 원화 수요 감소다.

한국 투자자들의 해외 증권 및 자산투자가 증가하면서 달러 수요가 커지고 원화 수요가 약해졌다는 분석이 있다. 또한, 외국인 투자자가 한국 증시 및 채권에서 자금을 회수하는 흐름이 나타나면서 환율 상승 압력이 강화되고 있다. 예컨대, ‘3,500억 달러 대미 투자와 같은 대외 투자 관련 협상·불확실성이 원화 약세 요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세 번째 원인은 한국 경제의 구조적·외부 리스크다.

한국 경제가 수출·반도체 중심이지만 글로벌 수요 둔화, 원자재 가격 상승, 인구구조 부담 등 구조적 제약이 남아 있다는 지적이 있다. 더불어 지정학·글로벌 금융 리스크가 재부각되면서 위험 회피흐름이 생기고 이는 달러 수요 증가 및 원화 약세로 이어졌다.

향후 전망

분석 결과, 단기적·중장기적으로 서로 다른 시각이 존재한다.

단기 전망은 현재 환율이 이미 1,450원대 이상까지 올라왔고, 일각에서는 1,500원대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가 꺾이는 한편, 한국은 금리 격차·자본 유출 압력이 남아 있기 때문에 단기간에는 원화 약세 압력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지정학적 사건이나 금융시장 충격이 있을 경우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다.

중장기 전망은 만약 미국이 금리를 인하하거나 글로벌 통화 완화 흐름이 재개된다면 달러 강세가 누그러질 수 있고, 그 경우 원화가 점진적으로 안정될 여지는 있다. 그러나 한국이 금리 인하나 통화 완화에 나선다면 오히려 금리 격차가 유지되거나 확대될 수 있어 환율 하락이 쉽지 않다는 관측도 있다. 따라서 중장기적인 원화 강세 전환은 조건이 맞아야 가능하며, 그 시점을 선제적으로 예측하기는 어렵다.

산업별 영향

<반도체> (대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원화 약세가 반도체산업에 미치는 일반적인 영향은 수출 이익률 개선 요인(달러 매출을 원화로 환전할 때 이익)이다. 하지만 반도체는 설비·장비 대부분이 해외에서 조달되고, 원재료·장비가격·환율 노출 구조가 복합적이라 순효과는 기업별로 다르다.

단기적으로는 환율효과로 매출 환산액이 증가하나, 고객사(글로벌) 수요 둔화·가전 수요 약세 등 수요 요인과 함께 보면 순이익 개선폭은 제한될 수 있다.

<완성차> (대표: 현대·기아)

긍정적인 측면은 해외 판매 비중이 높아 환율 상승 시 원화 환산 매출이 상승한다. 그러나 부정적인 측면은 차량 생산의 일부 부품·원자재(특히 수입 부품, 원유·에너지 등) 비용이 상승해 마진 압박과 판매 국가의 현지 통화 약세나 수요 둔화가 겹치면 이익 전이는 제한적이다.

<정유·화학·에너지> (대표: SK이노베이션, 롯데케미칼 등)

부정적 영향이 상대적으로 크다. 원유·원자재(달러 결제) 비용이 직격으로 상승하므로 원화 약세는 마진 축소 요인이다. , 제품 가격(석유제품·화학제품)을 국제가에 연동해 전가 가능하면 손실을 일부 상쇄한다.

<수입 소비재·유통·항공> (대표: 이마트, 아시아나·대한항공)

수입 의존도가 높은 유통·리테일은 원가가 상승해 가격 인상 압력(소비자물가 상승 요인)을 받게 된다. 항공사의 경우 연료(유가·달러) 비용이 상승해 운영비가 증가하고, 특히 외화부채가 많은 항공사는 재무 부담이 증가한다.

<조선·중공업>

수출계약이 달러화일 경우 매출 이익이 발생한다. 다만, 원자재·강재 구매 구조·해외 발주처 수요를 같이 봐야 한다.

<금융권> (은행·보험)

직접적인 영향은 외화부채·외화자산 포지션에 따른 재무영향을 받는다. 외화부채가 많은 회사는 환손실 가능성이 높다. 간접적인 영향은 원화 약세에 따른 외환 변동성 확대 시 금융시장이 불안해져 주가·채권스프레드에 영향을 준다.

<중소·중견 수입 의존 제조업> (원자재·부품)

가장 취약한 분야다. 환리스크 헷지(선물·옵션 등)가 미흡한 경우, 단기간에 원가 상승으로 인해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정책·시장 대응(기업·투자자 관점)

기업의 대응 전략은 단기적으로는 환 헤지 전략을 강화하고(선물환, 옵션), 수입선 다변화와 해외 원가구조를 재점검해야 한다. 중기적으로는 제품·가격의 달러화 연동, 해외생산·조달 최적화(현지화), 재무구조에서 외화부채 비율 관리가 필요하다.

정부 차원의 대응 전략은 비용 전가가 어려운 중소기업에 대한 정부 지원(대출·헤지 지원)을 권고한다.

투자자의 포트폴리오 전략은 달러 강세 국면에서는 수출주(반도체·완성차 등)의 환산이익을 고려하되, 수요·원가구조를 함께 평가해야 한다. 원화 약세로 가장 취약한 업종(정유·유통·항공 등)에 대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

시사점

현재 원/달러 환율 상승은 대부분 글로벌 달러 강세 + 한국에 대한 자본유출 압력 + 한국 내부 체질적 부담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기업·수입업체·가계 모두 환율 상승 리스크가 커졌으며, 특히 수입 원가 상승·물가 상승 가능성을 주의해야 한다. 반면 수출기업이라면 환율 상승이 환산이익 측면에서 단기적으로 유리할 수 있지만, 원화 약세가 비용구조·경쟁력에 미치는 영향까지 함께 봐야 한다.

정책 측면에서는 당국이 환율 급등에 대한 대응을 고민 중이며, 환율 안정화 또한 중요한 과제다. 원화 환율 흐름은 단일 요인이 아니라 복수 요인이 상호작용하는 결과이므로, 앞으로도 미국 금리정책, 국내 자본흐름, 글로벌 리스크 환경, 한국 경제 펀더멘털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주의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