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발전 30년만의 쾌거…200억불 단일규모 세계 최대

원자력 발전 30년만에 드디어 한국형 원전이 세계를 포효하게 됐다.
한국전력공사는 지난해 2월 UAE원자력공사(ENEC)가 국제공개경쟁입찰로 발주한 4,000~5,500MW규모의 UAE 해외원전 사업을 최초로 수주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이번 사업은 약 200억불로 단일규모로는 세계 최대를 자랑하는 원자력발전소 건설사업으로 해외원전 수출의 첫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주역인 한전을 비롯해 한국수력원자력발전, 한국전력기술, 한전KPS, 한전원자력연료(KNF) 등 한전 계열사와 두산중공업(주), 현대건설, 삼성물산 등 대기업에서도 참여했다. 특히 최초의 CEO출신 대통령으로서 실용정부를 구현하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의 세일즈 외교가 힘을 보탰다. 이명박 대통령의 친서전달과 우리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한-UAE간 장기협력사업 협의를 통해 양국간 동반자적 관계 구축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UAE 해외원전 수주의 배경과 의미에 대해 짚어본다.<편집자주>
새해를 코앞에 두고 있던 12월27일 세밑에 중동에서 낭보가 날아들었다. 한국전력공사가 12월 27일 아랍에미리트(UAE)로부터 초대형 원전건설 프로젝트를 수주했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한 것. 이번 프로젝트는 에미리트원자력공사(ENEC)가 지난 2월 국제공개경쟁입찰로 발주한 사업으로 원자력발전소 4기(5,600MW)규모로서 최초 호기를 2017년 2월1일까지 준공할 예정이다. 1,400MW급 신형경수로 APR1400 원전 4기를 설계, 구매, 시공은 물론 준공 후 운영지원과 연료공급을 포함하는 초대형 원전 프로젝트로서 총 계약금액이 약 200억불에 달하는 단일규모로는 세계 최대를 자랑하는 원자력발전소 건설사업이다.
아랍에미리트 원전사업 수주는 직접 수출효과가 약 200억불로 소나타 약 100만대, A380 초대형 비행기 약 60대 및 30만톤급 초대형 유조선 180척의 수출효과가 있다. 게다가 원전 준공 이후에도 60년 원전수명기간동안 아랍에미리트 원전운영사의 발전소 운전, 주요기기 교체 등 운영지원에 참여함으로써 약 200억불의 추가적인 재원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보여 총 400억불의 경제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한전이 주계약자로서 이번 사업을 주도적으로 총괄수행하며 자회사인 한국수력원자력발전, 한국전력기술(KOPEC), 한전KPS, 한전원자력연료(KNF)가 보조하며 한국수출입은행에서 수출금융을 담당하며 민간기업에서 현대건설, 삼성물산, 두산중공업과 함께 글로벌 기업인 미국 웨스팅하우스 등이 협력업체로 참여할 예정이다.
한전은 이번 아랍에미리트 원전 건설사업 수주를 계기로 향후 열릴 약 1,200조원대의 세계 원전시장을 선점하는 원전수출 최강국으로 부상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 세계 원전시장에서 2020년까지 10기의 원전수주를 목표로 아랍에미리트뿐만 아니라 터키, 중국, 요르단을 원전 최우선 수출국가로 삼고 인도, 남아공, 인도네시아 등은 중기사업 착수 예상국가로 분류해 원전수주를 위한 성공 시나리오를 이미 짜놓고 실행에 옮기고 있는 중이다. 특히 한전은 숙련된 원전인력을 조기에 양성하고 각 수출 대상국에 대한 맞춤형 마케팅 강화, 다양한 교육프로그램 개발 등도 병행해 국제무대에서 "한국형 원전"의 브랜드 파워를 더욱 높여갈 계획이다.
김쌍수 한국전력공사 사장은 "이번 원전수주는 이명박 대통령의 적극적인 세일즈 외교와 정부의 강력한 지원하에 한전 및 협력사들이 이룩한 쾌거로서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사건으로 기억될 것"이며 “한국의 신형경수로 APR1400이 이번 입찰과정을 통해서 세계적인 전문가 그룹으로부터 공식적으로 인정받아 세계무대에 우뚝 서게 되었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또 “2002년 월드컵 4강 진출의 가슴 벅찬 감격이 기억납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정책적 리더십과 온 국민의 성원으로 이제 그때 못 이룬 우승의 꿈을 이룬듯합니다”라고 소감을 피력하기도 했다.
특히 이번 UAE 원전수주는 한국이 원자력발전을 시작한지 30년만의 쾌거로 세계에서 미국, 프랑스, 러시아, 캐나다에 이어 5번째 원전수출국으로서의 국가위상을 드높이는 한편 97%를 수입하는 에너지 수입국에서 산유국에 버금가는 에너지 수출국으로서 이정표를 세웠다는 데 그 의의를 찾아볼 수 있다.
최근 코펜하겐 기후변화 정상회의를 계기로 유럽, 아시아 및 중동 등 원자력발전은 지구촌 최대 현안인 기후변화와 화석연료 고갈의 대안 카드로 급부상하면서 저탄소 녹색성장 시대의 총아가 되고 있어 성장전망이 매우 밝은 편이다. 아랍에미리트 정부도 이와 같이 석유자원 고갈에 대비해 석유의존도 감소, 온실가스효과에 따른 기후변화 대응 및 2020년까지 4만MW로 증가가 예상되는 자국내 전력수요 충당 등 다양한 정책적 요소를 고려해 아랍에미리트 원전건설 사업을 추진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정부는 세계 원전시장 확대 움직임에 신속히 대응하고 미래성장 동력으로서의 원전 수출 성과를 가시화하기 위해 국가적 차원의 입체적인 수주활동이 되도록 강력히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아랍에미리트 원전 건설사업 수주는 향후 중동 및 여타 해외지역 신규 원전 도입국들에게 한국형 원전의 신뢰도를 확신시키는 역할을 하여 향후 해외 진출기회가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
▲UAE원전사업 개요
UAE원자력공사(ENEC)가 지난 2월에 국제공개경쟁입찰로 발주한 이번 입찰사업은 원자력발전소 4기 규모로 이 중 최초 호기를 2017년 5월 1일까지 준공해야 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한전은 총 4기를 수주했으며, 총 사업수주금액은 약 200억불로서 단일규모로는 세계 최대 원자력발전소 건설사업이다.
이번 동 프로젝트는 아랍에미리트 수도 아부다비(Abu Dhabi)에서 서쪽으로 약 330km 떨어진 실라(Sila)지역에 한국표준형 원전인 APR1400을 건설하는 것이며 한전은 원전운영과 핵연료공급까지 담당하게 되어 원전건설 뿐만 아니라 원전수명 60년간 안정적 운영까지 책임을 지는 장기 파트너십 구축의 계기가 됐다.
▲UAE원전사업 공사 규모
이번에 수주한 UAE 원전사업은 한전이 그 동안의 원자력발전소 건설 및 운영 기술을 집대성해 독자 개발한 차세대 표준형 원전인 APR1400 4기를 수출하는 사업으로, 지금까지 국내에서 건설해 온 기존의 원전 모델인 OPR1000과는 규모면에서 엄청난 차이가 있다. APR1400 원전 건설공사는 원자력뿐만 아니라 토건, 전기, 기계 등 최첨단 기술 분야를 망라한 대규모 플랜트 공사이다.
UAE원전 4기 건설을 위해 연간으로 약 2,000만명의 인원이 투입되며 단위공종이 약 160만개로 구성부품은 약 1,000만개 달하는데 이는 보잉747 점보여객기 50대분과 맞먹는 양으로 63빌딩 건설에 소요된 물량의 30배정도에 이른다. 이와 같이 막대한 인력, 장비 및 자재가 투입되는 원전 건설공사는 국내 관련산업의 생산유발효과가 클 뿐만 아니라 대규모 고용을 창출할 수 있는 사업으로 UAE는 물론 국내 경제에도 미치는 효과가 매우 커 지금까지 우리나라가 자동차, 휴대전화, 반도체 등에 치중해 왔던 경제발전 원동력에 더해 이제는 원전수출이 향후 국내 경제를 선도할 새로운 리더로 떠오르게 되었다는 데서 이번 UAE 원전 수주가 가지는 의미는 역사적이고 획기적이라 할 수 있다.
▲UAE원전사업 참여사 및 활동
KEPCO팀은 UAE 원전수주를 위해 KEPCO(한국전력공사)를 중심으로 KEPCO 자회사인 한수원, 한국전력기술, 한전KPS, 한전원전연료와 현대건설, 삼성물산, 두산중공업 등 민간기업에서 참여했다. 한전을 주력으로 한국전력기술이 설계용역, 한전KPS가 유지보수, 한전원전연료가 핵연료 제작을 담당하고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 시공을 그리고 두산중공업이 원자로기기 및 터빈발전기를 맡았다.
KEPCO팀은 역사상 최초 “한국형 원전수출”이라는 명확한 목표설정과 전략적 입찰 추진으로 UAE원전 수주 첫단계인 입찰자격을 획득했다. 입찰 사전자격심사서류 제출을 위해 KEPCO팀 전원이 한전연수원 및 한전본관 지하에 설치된 War Room 등에서 합숙을 통해 총5권, 1200페이지에 이르는 입찰자격 제출서류를 심층 검토 및 완성했다. 또한, 입찰자격 획득 후에는 경쟁국과 차별화된 최단 공기, 최적 공사비 및 최고 안전성을 위주로 총8권, 1800페이지 분량의 명품 입찰서를 제출하여 미-일 콘소시엄, 프랑스와 함께 KEPCO팀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우선협상자 선정 이후에는 KEPCO팀에 대한 미-일, 프랑스로부터 집중적인 견제와 외교력을 동원한 공격적인 압박이 지속됐지만 이에 대해 KEPCO팀은 기술적, 상업적 측면에서 분야별 최고의 전문가로 전담요원을 구성해 UAE측에 우리원전의 우수성과 사업수행 능력을 입증 및 설득했다. 특히, UAE 현지시간에 맞춘 공격적 근무형태로 신속하고, 정확하게 응답함으로써 발주자측에 강한 신뢰감 형성과 KEPCO팀의 무한 잠재능력을 입증했다. 아울러 정치․외교적으로는, 이명박 대통령의 친서전달과 우리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한-UAE간 장기협력사업 협의를 통해 양국간 동반자적 관계를 구축함으로써 최종적으로 KEPCO가 주계약자로 선정되는 성과가 이루어 졌다고 평가된다.
▲원자력의 온실가스 감소 효과
최근 코펜하겐 기후변화 정상회의를 계기로 유럽, 아시아 및 중동 등 원자력발전이 지구촌 최대 현안인 기후변화와 화석연료 고갈의 대안 카드로 급부상하면서 “원전 르네상스”를 맞고 있다. 원자력발전은 현재 30여개국에서 세계 전력의 15%(원자로 370개)를 가동하고 있지만 향후 10년 안에 원자로를 보유한 국가가 추가로 10~20개국 늘어나고, 세계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2050년까지 1,400개 원자력발전소가 건설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원자력 르네상스가 일어나는 주요 이유는 우선 석유 값이 올라가도 안정적인 에너지원을 확보할 수 있으며, 국제적인 에너지 수요 증가에 따른 에너지 안보 문제임. 마지막으로 온실가스 감축 압력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많은 국가들이 탄소배출을 줄이려면 원자력은 필수적이라고 판단하고 있으며 원자력은 청정에너지로 분류된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에너지원별로 채광부터 발전소 건설, 운전까지 전과정에 걸쳐 온실가스 배출량을 조사한 결과 원자력은 1kWh의 전기를 만드는 데 10g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했다. 이는 석탄(991g)의 100분의1 수준이고 석유(782g)나 천연가스(549g) 보다도 월등히 낮은 편이며 태양광(57g)이나 풍력(14g)의 탄소배출보다도 낮다.
금번 UAE원전사업을 기준으로 (APR1400 4기) UAE는 석유에 비해 온실가스 3,400만톤이 저감되며 금액으로 환산 시 약 8,528억원의 저감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 원자력 30년 역사
UAE 원전수주의 결정적인 원인은 지난 30년간의 지속적인 원전건설을 통해 축적한 풍부한 건설경험과 우수한 운영실적, 완벽한 원전 인프라 구축, 월등한 가격경쟁력, 계약자인 한전의 탁월한 사업수행능력 등이 뒷받침됐기 때문에 가능했다. 정부는 원전 수출경험이 없다는 약점 극복과 국가대항전 성격이라는 원전수주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간 장기협력사업 공동개발을 추진했고 이를 통해 글로벌 경제 강국으로 동반 성장할 수 있도록 모든 국가역량을 입체적으로 보여준 것이 이번 원전수출의 초석이 된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의 원자력 30년 역사는 1978년 최초 원전인 고리 1호기 준공을 통해 기초를 다진 이후‘원자력발전 기술자립계획’을 마련해 영광 3,4호기를 건설하면서 기술자립을 이뤘고, 1990년대 후반부터 원전 사업관리, 설계, 핵연료 부품 및 기자재 공급 등 원전의 각 요소기술을 수출하며 원전수출국으로의 도약을 이루어 낸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