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괴적 혁신가'인가 '고독한 승부사'인가?

[CEONEWS=김정복 기자] 대한민국 재계 지형을 뒤바꾼 남자, 최태원. 그는 파괴적 혁신가인가, 고독한 승부사인가. 오늘, 이재훈의 X파일 4화에서 그의 진짜 얼굴을 까본다.

1953년 선경직물에서 출발한 SK. 장자 승계를 깬 특이한 가계도 위에, 38세의 최태원은 외환위기 한복판에서 그룹을 떠안았다. 선택지는 단 하나—살릴 것인가, 같이 무너질 것인가.

그의 첫 카드는 ‘선택과 집중’. 비핵심을 도려내고 부채를 낮추며 체질을 바꿨다. 생존에서 반등으로, 반등에서 확장으로—기어가 올라간 순간이었다.

그리고 빅베팅. 2012년 경영난의 하이닉스를 인수한다. “무모하다”던 판단은 뒤집혔다. SK하이닉스는 글로벌 톱티어 메모리 반도체 기업으로 도약했고, AI·데이터센터 수요가 불을 지폈다. 한 장의 베팅이 SK의 좌표를 반도체 중심으로 재설정했다.

경영 방식도 다르게 설계했다. 최재원은 배터리와 친환경, 최창원은 바이오와 투자. ‘원맨’이 아닌 분산·위임 체계. 빠른 의사결정과 높은 전문성이 장점으로 부각됐다.

하지만 X파일엔 늘 그림자가 있다. 이혼 소송. 장기화된 법정 공방은 재산분할 이슈로, 그리고 지배력 변동 리스크로 번진다. 핵심 계열사 지분이 흔들리면, 전략의 속도도 흔들린다. 이미지 타격과 솔직함의 리더십 사이—여론은 둘로 갈라졌다.

그 와중에 또 한 번의 딥 체인지. SK텔레콤의 AI 컴퍼니 전환. 통신을 넘어 AI 데이터센터, AI 반도체, 한국어 특화 LLM ‘A.’로 비전을 세운다. 포화된 통신에서 새로운 성장 엔진을 찾는 전환, 타이밍은 절묘하다.

하지만 질문은 남는다. 수익화는 언제 가능한가. 글로벌 판은 이미 오픈AI·구글·MS가 깔아놨다. 해답은 한국어·B2B 산업용 AI에서의 정밀타. ‘다 한다’가 아니라 ‘우리가 깊게 잘하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두 번째 축은 ESG. 2030 감축, 2050 넷제로, 수소·재생에너지·배터리 확장. 방향은 맞다. 시장은 묻는다—그린워싱이 아닌가, 현금흐름은 충분한가. 의지와 숫자, 둘 다 보여줘야 한다.

글로벌 전장도 복잡하다. 메모리는 AI 서버 수요로 순풍이지만 미·중 기술 패권은 변수다. 배터리는 북미·유럽 규제가 룰을 바꾼다. 최태원의 해법은 ‘따로 또 같이’—계열사는 독립적으로 질주, 그룹은 투자와 방향을 오케스트레이션한다.

정리하자. 결정력—외환위기 생존, 하이닉스 인수, AI 전환. 구조력—분산·위임형 거버넌스. 리스크—이혼 소송발 지배력 변동, AI 수익화 지연, 글로벌 규제·패권 리스크.

그는 혁신가일까, 승부사일까. 정답은 둘 다. 다만 승부사는 고독하다. 시장은 숫자로만 답한다. 하이닉스 때처럼 한 방이면 영웅, 빗나가면 책임은 총수의 몫.

지금부터 관전 포인트 세 가지. 첫째, AI 캐시플로우—통신 ARPU를 넘어 실제 AI 매출이 언제 찍히는가. 둘째, 지배력 안정성—법적 이슈가 전략의 속도를 묶지 않는가. 셋째, 글로벌 규제 대응—배터리·반도체에서 정치 리스크를 어떻게 헤지하는가.

최태원의 다음 카드는 무엇인가. AI·반도체·배터리의 삼각편대로 한국 산업 지도를 다시 그릴 것인가, 아니면 사적 리스크와 정책의 파도에 발목을 잡힐 것인가.

여기는 CEONEWS 뉴스팝콘. ‘파괴적 혁신가 vs 고독한 승부사’—여러분의 판정은 무엇입니까? 댓글로 남겨주세요. 다음 회, 우리는 SK의 AI 캐시플로우를 숫자로 해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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