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 1등·ROTC·학생회장’ 겪으며 리더십 갈고 닦아 
‘태양광사업’으로 후계자 수업 시작 

김동관 한화솔루션 전략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사진=한화솔루션)
김동관 한화솔루션 전략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사진=한화솔루션)

[CEONEWS=최재혁 기자] 대기업 재벌가의 2세, 3세 경영이 이어지고 있다.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경영을 보며 자라온 그들은 당연하게 왕좌에 앉았다. 창업주는 엘리트 수업을 받은 자녀가, 자신의 자리에 앉아 그룹을 멋지게 만들어 주길 기대한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했지만, 부모보다 나은 자식 없다더니 아들, 손자 경영은 능력 부재와 인성 논란을 끊임없이 드러내고 있다. 한화그룹의 김동관 부회장도 김승연 회장의 뒤를 잇기 위해 열심히 갈고 닦는 중이다.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전교 1등·ROTC·학생회장’ 겪으며 리더십 갈고 닦아 

김동관 한화솔루션 전략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은 1983년 장남으로 태어났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29세라는 나이에 얻은 맏아들이 얼마나 이쁠까 싶지만, 창업주인 김종희가 유언도 없이 세상을 떠난 직후였다. 김 회장에겐 자식보다 한화를 키우는 게 우선이었다.

김 부회장은 아버지가 한화를 어떻게 대기업으로 성장시키는지 옆에서 지켜보며 후계자 수업을 준비했다. 어린 시절부터 공부를 잘해, 중학 시절 전교 1등을 놓친 적이 없고, 고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미국으로 건너가 명문 사립고교인 세인트 폴 고등학교에 들어갔다. 

재학 중에 성적이 우수한 우등생 모임인 '쿰라우데 소사이어티'에도 가입했다. 국내 동문 모임인 서울 펠리컨 네트워크의 집행위원으로 활동하며 인맥까지 구축 중이다. 이후 하버드 대학교 정치학과에 입학하며, 한인 학생회장으로 활동하며 리더십을 키웠다.

대다수의 재벌가 자제는 학부 졸업 후에 석사나 MBA 과정을 거치지만, 김 부회장은 하버드 대학교 정치학과 졸업 후 곧바로 귀국하여 군에 입대했다. 2006년 공군사관후보생 117기로 입대해, 2009년 공군 중위로 복무를 마쳤다. 

2010년 한화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한화에 차장 직급으로 입사했다. 직급은 차장이지만 부서에 들어가는 게 아닌, 회장실에서 업무를 시작하며 본격적으로 경영 수업을 받기 시작한다. 

차장으로 활동하며 김승연 회장과 함께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김 부회장은 "기업이 더 나은 세상을 만든다는 만족감과 기업가치가 직원의 사기를 북돋는다"며 기업의 이타주의를 강조했다. 

하지만 기업의 이타주의를 언급한 이유로 한화그룹의 태양광사업을 염두에 둔 전략이 있던 게 아니냐는 세간의 평도 있다. 결국, 입사 이듬해인 2011년 한화솔라원 기획실장을 시작으로, 한화그룹의 주력사업인 태양광사업을 주도하며 안정적 경영 승계의 발판을 다지고 있다.

김동관 한화솔루션 전략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사진=한화솔루션)
김동관 한화솔루션 전략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사진=한화솔루션)

‘태양광사업’으로 후계자 수업 시작 

한화그룹의 전폭적 지원에도 불구하고 김 부회장이 한화그룹 태양광사업을 이끄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다. 태양광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2011년은 태양광 업계 현황이 급속도로 나빠지던 시기였다. 기획실장으로 있던 한화솔라원도 심각한 경영난을 겪었다.

김 부회장은 이미 안정적으로 사업구조가 갖춰진 계열사에서 경영 수업을 받는 다른 재벌가 자제와는 다른 길을 걸었다. 선친이 별세해 이른 나이에 회장 자리에 오른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김 부회장도 곧바로 현장에 투입해 업무 경험을 쌓는 것이 경영능력을 기르는 데 더 좋을 것으로 판단했다. 
 
5년 동안 태양광사업에 힘을 쏟은 끝에 빛을 보기 시작했다. 2012년 큐셀 인수 이후 1년에 한 번꼴로 태양광 계열사의 인수합병을 통해 지배구조를 단순화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한화큐셀은 2011년부터 2015년 1분기까지 계속 적자를 기록했으나, 2015년 넥스트에라에너지사와의 1.5GW 모듈 공급 계약에 따른 제품 수출에 힘입어 2015년 2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2015년 김 부회장이 한화큐셀 전무로 승진한 뒤에는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 한화큐셀의 2016년 매출은 24억 2,660만 달러(약 2조 7,214억 원)로 2015년 매출 18억 80만 달러보다 34.8% 증가했고, 영업이익 역시 2억 750만 달러(약 2,327억 원)를 기록, 2015년 7,790만 달러보다 큰 폭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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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관 한화솔루션 전략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사진=한화솔루션)

미래사업 발굴 주도하며 ‘안정적 수익구조 창출’ 이바지

작년 8월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세대교체의 신호탄을 쐈다.

한화그룹은 "김 사장은 친환경 에너지와 첨단소재 기업으로 도약을 위한 사업재편과 미래사업 발굴을 주도하며 안정적 수익구조 창출에 이바지했다"고 말했다. 기후변화 등으로 글로벌 신재생에너지 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라 김동관의 전문성과 풍부한 네트워크 등이 더욱 요구되는 점도 승진 배경 중 하나로 꼽았다.

김동관 부회장 체제를 더 공고히 하는 인사로 미래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한 한화의 변화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한화 측은 "대내외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지속적인 사업 경쟁력 강화와 미래시장 선점을 위해 사업구조 재편을 진행 중인 회사를 중심으로 전략 및 사업 전문성이 검증된 대표이사를 내정 또는 재배치했다"며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고자 하는데 주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사업 재편 전략에 따라 우선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하고 ㈜한화 전략부문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부문 대표이사도 새로 맡게 됐다.

이는 한화가 미래 사업으로 점 찍어둔 그린 에너지와 우주항공사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다.

또 이번 인사의 면면을 보면 사업 전문성과 전략 실행력에 방점이 찍혀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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