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 이끄는 ‘빅3’ 중 1인으로 꼽히는 CEO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

 

[CEONEWS=조성일 기자] 젊어서 뱃사람으로 일하며 강한 도전정신을 배운 전문경영인보다 더 전문경영인다운 오너 CEO’.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과 쌍벽을 이루는 금융 CEO. 이쯤 하면 눈 밝은 독자는 누구를 탐구하려는지 눈치를 챘을 거다. 그렇다.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이 그 주인공이다. “왜 안 되냐는 영어 표현 “Why Not”을 입버릇처럼 달고 산다는 김남구 회장. 그는 국내를 넘어 글로벌 금융회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투자금융(IB)로 키우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다. 공부하는 CEO로 꼽히는 김남구 회장은 누구일까.

 

한국투자증권이 홍콩에서 개최한 IR행사 'KIS 나잇'(KIS Night in Hongkong 2024).
한국투자증권이 홍콩에서 개최한 IR행사 'KIS 나잇'(KIS Night in Hongkong 2024).

 

2024IPO 대표 주관 실적 1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은 계엄이라는 초유의 사태로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지만 전 세계 20위권에 든 우리 증시를 이끄는 3’ 중 한 명으로 꼽히는 CEO이다. 나머지 두 사람은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과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이다.

김남구 회장은 글로벌 비즈니스에 적극적이다. 그의 이 같은 의지는 금융의 본거지인 미국은 물론이거니와, 홍콩이나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에 설치된 11개 해외법인을 통해 2020년에 이미 국내 최초로 해외법인 세전순이익 3천억 원을 돌파했었다.

이후 금융시장의 침체로 다소 어려운 시기를 보내기도 했지만 김남구 회장의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지난해 4년 만에 IPO(기업공개) 대표 주관 실적 1위를 차지했다. 미디어는 더 단단해진 이익 체력이라는 제목 아래 주력 회사인 한국투자증권의 영업이익 1조 원 클럽 재가입을 전했다.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

 

또 김남구 회장은 글로벌 IB가 되기 위해서는 성장동력을 확충하고, 디지털 혁신과 금융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비트코인으로 상징하는 가상화폐나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대체 불가능 토큰인 NFT(Non-fungible token) 등이 대세가 되는 디지털 자산을 비롯하여 탄소배출권 거래나 수소 경제와 같은 친환경 산업이 성장하는 상황에 주목하고 있다. 이 분야가 신사업을 발굴할 수 있는 보고이기 때문이리라.

 

2024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신년 금융 현안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는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
2024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신년 금융 현안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는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

 

원양어선 직접 타며 도전정신 길러

 

김남구 회장은 원양어선으로 상징하는 동원그룹 김재철 회장의 맏아들이다. 흔한 말로 금수저이다. 그럼에도 그는 여느 금수저와는 다른 삶의 궤적을 그리며 경영수업을 해 왔다.

김 회장은 젊은 시절 아버지 김재철 회장의 뜻에 따라 알래스카행 원양어선에서 선원으로 일했다. 아마도 오너 자식이라고 해서 편안하게 경영인이 되기보다는 기본부터 밟아야 한다는 아버지 회장의 지론 실천이었다. 김남구 회장의 맏아들 김동윤도 창원에 있는 동원F&B 참치통조림 공장에 보내 일하게 했다고 한다.

이런 도전정신을 실천하던 김 회장은 대학을 졸업하고 곧바로 아버지 회사인 동원산업에 입사하면서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다.

그러다 김 회장은 일본 게이오대학 경영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후 동원증권에 입사한다. 창업주인 아버지 김재철 회장이 미국 하버드 대학 최고경영자 과정을 이수할 때 우수 인재들이 금융업계를 선호하는 걸 보고 금융업 진출을 결심했고, 귀국하자마자 한신증권(후에 동원증권)을 인수했었다.

이때 김남구 회장은 금융인으로 변신하였고, 2003년 동원금융지주가 세워지면서 동원그룹에서 분가하였다. 이후 동원금융지주는 김남구 회장의 경영 능력을 최고로 발휘하는 무대가 되었다. 물을 만난 물고기마냥 김남구 회장은 2005년 한국투자신탁을 인수할 때 대내외적으로 입증됐다. 김 회장은 이 인수 작업을 진두지휘하면서 인수 금액도 직접 결정했다.

이후 김 회장은 주식을 담보로 대출받는 상품인 스탁론이나 팜스론을 직접 개발하였고, 이 상품은 업계의 주요 수익원이 되기도 했다. 이렇듯 이론 성과들이 쌓여 김 회장이 한국 증권을 이끄는 3’가 되었다.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

 

용인무의 리더십 펴는 공부하는 CEO

 

김남구 회장은 한국투자금융지주를 아시아 1등 금융회사로 키우기 위해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저축은행을 비롯하여 캐피털 등에도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김 회장은 특히 은행업에 진심이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김 회장은 2016년에 출범한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에 투자했다. 한국투자증권을 통해 카카오뱅크 지분 27.16%를 갖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카카오뱅크 2대 주주로 최대 주주인 카카오와의 주식 수 차이는 단 1주에 불과하단다.

김 회장은 이런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인재가 가장 중요하다는 철학을 갖고 있다. 그래서 한 번 기용하면 끝까지 믿는다는 의미의 용인무의(用人無疑)’ 리더십을 펼친다. 그러면서 김 회장은 신입사원 채용 때 직접 면접을 보는 걸로도 유명하다. 1년에 5백여 명이 그와 대면하여 면접을 본다고 한다.

김 회장은 그 자신도 공부하지 않으면 도태한다는 생각에서 책 읽는 CEO로 유명하다. 한 달에 10여 권의 책을 읽는 김 회장은 자료집을 잔뜩 넣은 무거운 가방을 들고 세계 석학의 강연도 직접 찾아다닐 정도로 학구열이 높다.

그래서인지 계열사 임원은 한 달에 적어도 한 권은 읽고 독후감을 제출하는 것이 그룹의 문화로 자리 잡았고, 이젠 전통이 됐다.

한국투자금융지주 계열사 임원으로 하여금 매달 책 한 권을 읽고 독후감을 써서 제출하도록 한다. 이는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오랜 문화이자 전통으로 자리 잡았다.

젊어서 실무의 밑바닥부터 시작했던 오너 금융인 김남구 회장은 남다른 추진력으로 한국 금융의 글로벌화에 앞장서고 있다. 그의 꿈이자 목표가 곧 현실화될 것이다. 그럼 그의 또 다른 목표는 무엇일까 궁금하다.

서울 여의도에 있는 한국투자금융지주 사옥.
서울 여의도에 있는 한국투자금융지주 사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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