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준혁 회장의 리더십과 항공업 진출의 명암

서준혁 대명소노그룹 회장
서준혁 대명소노그룹 회장

[CEONEWS=이재훈 대표기자] 국내 1위 리조트·호텔 기업인 대명소노그룹이 저비용항공사(LCC) 티웨이항공을 품으며 항공업에 본격 진출했다. 14년간 간직해온 숙원을 이루게 된 서준혁 대명소노그룹 회장의 도전은 업계에 신선한 충격과 기대를 안겨주고 있다. 그러나 과감한 행보 이면에는 소액주주 보호 문제와 향후 경영 과제에 대한 우려 또한 상존한다. CEONEWS는 창간 26주년을 맞아 대명소노그룹의 티웨이항공 인수를 둘러싼 리더십과 전략, 리스크와 전망을 심층 분석한다.

‘리조트 황태자’ 서준혁 회장의 성장과 철학

서준혁 회장은 대명소노그룹 창업주의 2세로, 1980년생(만 45세)의 젊은 총수다. 2007년 그룹에 입사한 뒤 다양한 사업을 두루 경험하며 경영 수업을 받았다. 국내 최대 리조트인 비발디파크를 비롯해 대명소노는 전국에 호텔·리조트 체인을 구축하며 성장해왔고, 서 회장은 이러한 핵심 사업을 토대로 그룹의 새로운 비전을 모색해왔다. 비교적 이른 나이에 경영 전면에 나선 그는 아버지 세대가 일군 토대를 바탕으로 혁신과 확장을 이끌고 있는 ‘젊은 피’다.

서준혁 회장은 일찌감치 사업 다각화에 관심을 보이며 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는 역할을 맡아왔다. “관광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을 바탕으로, 숙박·레저에 국한되지 않고 교통·여행 부문까지 아우르는 종합 관광 기업으로의 도약을 추구했다. 고객 경험과 서비스 가치를 중시하는 그는 기존 리조트 사업에서 쌓은 프리미엄 서비스 철학을 새로운 사업에도 접목하려는 의지를 보여준다. 그룹 브랜드를 ‘대명’에서 글로벌 감각의 ‘SONO(소노)’로 리브랜딩한 것에서도 이러한 혁신 지향 철학이 드러난다.

서 회장의 리더십은 과감한 결단력과 집요한 추진력으로 요약된다. 2010년 아시아 최대 LCC인 에어아시아의 한국 영업권을 확보하며 항공산업 간접 진출을 모색했고, 2011년에는 한 차례 티웨이항공 인수를 시도할 만큼 일찍부터 항공업에 눈을 돌렸다. 비록 당시에는 자금력 부족으로 무산됐지만, 무려 네 번의 도전 끝에 14년 만에 숙원을 이뤄낸 집념은 그의 경영 스타일을 잘 보여준다. 실용주의적 전략가이자 적극적인 오너로서 투자 기업의 경영에도 직접 관여하는데, 이미 에어프레미아 지분 참여를 통해 주주행동주의적 면모를 보인 바 있다.

아울러 “항공산업은 안전이 최우선 가치”라는 그의 공개 발언처럼, 안전과 품질을 중시하는 원칙적인 지도자의 모습도 엿볼 수 있다. 이러한 리더십은 기존 호텔·레저 사업의 운영 방식에도 반영되어, 내부적으로는 철저한 고객 만족 경영과 임직원 중시 문화를 강조하면서 외부적으로는 공격적인 투자와 M&A로 사업 외연을 넓혀가는 양면을 지니고 있다.

티웨이항공 인수의 전략적 의미와 시너지

리조트 제국을 일군 대명소노그룹의 항공업 진출 배경에는 관광산업 밸류체인 완성에 대한 포부가 자리한다. 서준혁 회장은 호텔·리조트 사업과 항공업의 시너지 효과를 통해 차별화된 여행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믿었다. 예컨대 그룹이 보유한 리조트에 항공 운송을 결합한 여행 패키지, 회원제 연계 서비스 등 토털 여행 플랫폼을 구축하면 고객 유치와 충성도 제고에 유리하다. 항공을 직접 보유함으로써 여행객의 출발부터 도착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구현하고, 나아가 해외 관광객을 국내 리조트로 유치하는 인바운드 사업까지 영역을 확장할 수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급변한 관광 트렌드 속에 그룹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항공업을 낙점한 것이다.

대명소노그룹은 티웨이항공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상당한 프리미엄을 지불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올해 2월 말 예림당 측이 보유한 티웨이홀딩스 지분 46.26%를 약 2,500억 원(주당 약 4,776원 상당)에 인수하며 단숨에 티웨이항공 지분율을 54.79%로 끌어올렸다. 이는 인수 발표 당시 티웨이홀딩스 주가(주당 약 709원 기준)의 6.7배에 달하는 파격적인 가격으로, 시장에서도 큰 화제를 모았다. 대명소노가 이러한 높은 가격을 감수한 이유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통해서라도 항공사업 진출의 꿈을 이루고 장기적 과실을 얻겠다는 전략적 판단으로 보인다.

서 회장은 티웨이항공을 반드시 손에 넣어 그룹의 미래 비전을 완성하려 했고, 기존 대주주를 설득하기 위해 과감한 베팅을 선택했다. 단기적으로 비싼 비용을 치르더라도 향후 구조조정과 경영 개선, 사업 확장을 통해 기업가치를 크게 높일 수 있다면 결과적으로 남는 장사라는 계산이 깔려 있다.

티웨이항공 인수를 통해 대명소노그룹은 호텔·리조트·항공을 아우르는 종합 관광 기업으로 발돋움할 채비를 마쳤다. 우선 단기적으로는 그룹의 풍부한 인프라와 고객 데이터를 항공 사업에 접목해 노선 개발과 서비스 혁신을 꾀할 수 있다. 국내외 리조트 이용객을 티웨이항공의 승객으로 유치하고, 반대로 항공 고객에게 자사 리조트 숙박 할인 등의 크로스 마케팅을 펼쳐 상호 보완적 수익 창출이 기대된다.

중장기적으로 서 회장은 티웨이항공을 차세대 성장엔진으로 삼아 글로벌 항공사로 도약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실제로 그는 티웨이항공 인수에 성공하면 에어프레미아까지 추가로 인수할 계획을 공언해왔으며, 이번 딜 성사로 향후 두 LCC의 통합 시너지 가능성도 높아졌다.

향후 티웨이항공의 사명을 ‘소노’ 브랜드로 변경해 그룹 정체성을 일원화하고, 보유 노선도 미주·유럽 등 장거리까지 확대하는 등 글로벌 전략을 추진할 전망이다. 궁극적으로 대명소노그룹은 숙박부터 운송까지 수직계열화된 관광 비즈니스를 완성함으로써 국내 시장을 넘어 아시아 나아가 세계 관광시장에 도전장을 내밀 준비를 하고 있다.

시장의 반응과 인수 방식에 대한 비판

파격적인 인수 소식에 시장의 반응은 뜨거웠다. 대명소노가 높은 가격에 지분을 매입했다는 소식에 티웨이홀딩스 주가는 다음 날 장중 한때 10% 넘게 급등하며 대박 기대감을 반영했다. 이는 새 주인이 기존 소액주주 지분도 공개매수로 확보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 심리가 작용한 결과다. 그러나 한편으로 티웨이항공 주주들 사이에서는 우려 섞인 시선도 존재한다. 최대주주는 막대한 프리미엄을 챙겼지만 정작 일반 주주들은 아무 혜택이 없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명소노그룹은 지배구조 정점에 있던 티웨이홀딩스라는 지주사를 통해 우회 인수를 했다. 이로써 별도의 공개매수 의무 없이 경영권을 확보했는데, 이런 구조 탓에 소액주주들은 시장 가격 이상의 메리트를 전혀 누리지 못했다. 주가가 급등했다고 해도, 인수 단가와는 큰 차이가 있어 소액주주들이 지분을 팔 기회는 제한적이었다. 일부 투자자들은 “역시나 대주주만 배불리는 전형적인 행태”라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번 거래는 한국 자본시장 구조의 고질적 문제를 다시금 부각시켰다는 평가도 있다. 겉으로는 티웨이항공 경영권 인수였지만, 실제로는 ‘예림당 → 티웨이홀딩스 → 티웨이항공’으로 이어지는 복잡한 지배구조를 이용해 우회 거래가 이뤄졌다. 티웨이홀딩스는 자체 사업 실체가 거의 없는 페이퍼 컴퍼니(껍데기 회사)에 불과했지만, 이 회사를 쥐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예림당은 거액의 프리미엄을 거머쥐었다.

반면 티웨이항공의 직접 주주들은 동일한 조건을 요구할 길이 없었다. 이러한 차등적 보상 구조는 경영권이 거래될 때 대주주와 소액주주 간 이해가 충돌하는 한국 증시의 전형적인 모습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즉, 법적으로는 문제없다 해도 소액주주 권익 보호 장치의 미비와 지배구조 투명성 부족이라는 구조적 한계를 드러냈다는 것이다.

이번 사례를 두고 업계 일각에서는 “결국 승자는 예림당과 대명소노, 패자는 소액주주”라는 비판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지적은 서준혁 회장이 앞으로 주주 신뢰를 얻기 위해 풀어야 할 과제를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대명소노그룹이 과감한 인수가를 제시한 배경에는 추가 자금조달을 통한 비용 상쇄 전략도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티웨이항공이 향후 유럽 노선 진출 등 사업 확장을 위해 수백억 원대의 신규 자본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를 마련하기 위해 대명소노 측이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실제로 서준혁 회장은 티웨이항공의 안전투자와 경영안정을 강조하면서 증자 통한 재무구조 보강을 시사한 바 있다.

유상증자가 실시되면 대명소노그룹은 지분율 유지를 위해 대규모 자금을 추가 투입해야 하지만, 그만큼 지분 희석 효과로 초기 인수가격 부담을 낮추는 효과를 얻는다. 반대로 기존 소액주주 입장에서는 신주발행으로 지분 가치가 희석되거나, 신주인수권을 행사하기 위해 추가 투자 부담을 져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이 때문에 일부 주주는 인수 직후 단기 차익 실현에 나서기도 했으며, 티웨이항공 주가의 향방도 증자 이슈에 따라 출렁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결과적으로 서준혁 회장의 결단으로 성사된 인수가 성공 스토리로 남으려면, 소액주주들과 윈윈(win-win) 할 수 있는 후속 조치와 투명한 소통이 중요해질 것이라는 조언이 제기된다.

미래 도전에 따른 과제와 성공 열쇠

티웨이항공 인수를 계기로 대명소노그룹의 사업 지형도는 크게 바뀌게 된다. 우선 당장 오는 3월 티웨이항공 주주총회에서 서준혁 회장을 비롯한 그룹 측 인사들이 이사회에 대거 진입하며 경영권 공고화 작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예림당으로부터 경영권을 넘겨받은 대명소노는 티웨이항공의 사명을 비롯한 브랜드 쇄신에 나서고, 기재 투입 계획과 조직 개편 등 체질 개선 작업을 주도할 전망이다. 동시에 에어프레미아 추가 인수 건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미 대명소노는 에어프레미아 지분 22%가량을 보유한 2대 주주인데, 티웨이 인수 성공으로 자신감을 얻은 만큼 에어프레미아 경영권 확보 또는 두 LCC 간 통합 시너지 전략을 모색할 가능성이 높다.

이 시나리오대로 진행된다면, 머지않아 국내 LCC 시장에 티웨이-에어프레미아 연합이라는 거대 신흥 항공사가 탄생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대명소노그룹은 관광산업 포트폴리오를 완성한 상태에서 해외 시장 진출, 예컨대 동남아시아 리조트 개발과 현지 항공 노선 연결 등의 글로벌 확장 전략도 현실화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항공업 진출을 발판 삼아 그룹의 외연과 위상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지만, 그만큼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서준혁 리더십의 영향과 지속 성장 가능성

서 회장의 리더십은 대명소노그룹의 향후 성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는 이번 인수를 통해 경영 능력과 비전을 입증할 절호의 기회를 얻었다. 만약 티웨이항공의 체질 개선과 수익 창출에 성공한다면, 서준혁 회장은 신사업 안목과 추진력을 인정받으며 그룹의 지속 성장을 이끄는 혁신 리더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특히 안전과 서비스 혁신을 약속한 만큼, 취항률 향상과 사고 감소 등 가시적인 성과로 시장 신뢰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

반대로 항공 산업의 특성상 변수가 많고 경쟁이 치열한 만큼, 초기 투자비용과 경영 부담이 그룹 전체에 재무적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리조트 사업은 비교적 안정적 현금창출원이라 해도, 항공업은 유가 상승이나 경기변동에 민감해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만일 통합 작업이 삐걱거리거나 추가 자금 부담이 가중되면 그룹 차원의 성장세에도 제동이 걸릴 위험이 있다. 따라서 서 회장은 특유의 카리스마적 리더십 못지않게 신중한 경영관리와 전문경영인과의 협업이 요구된다. 그룹 내 숙련된 항공 전문가를 중용하고, 위험 관리에 만전을 기하며, 기존 본업인 리조트 부문과 균형 잡힌 성장을 도모해야 할 것이다.

성공적인 항공사 운영을 위한 과제

대명소노그룹이 이번 인수를 성공 신화로 이끌기 위해서는 몇 가지 핵심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첫째, 안전 투자와 서비스 품질 개선이다. 서 회장이 강조했듯이 안전은 항공사의 생명선이다. 정비 인력 확충, 노후 항공기 교체, 운항 스케줄 조정 등을 통해 티웨이항공의 안전 평가를 끌어올려야 한다. 동시에 그룹의 서비스 철학을 살려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LCC 업계의 서비스 수준을 한 단계 높여야 할 것이다. 둘째, 효율적인 통합과 비용 관리다. 만약 에어프레미아와의 통합을 추진한다면 노선망 조율, 조직문화 융합, 중복 인력 정리 등 M&A 후 통합(PMI) 작업이 원만히 이뤄져야 한다.

또한 유류비, 환율 등 외부 변수에 대비한 재무 건전성 확보와 저비용 고효율 운영으로 수익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 셋째, 글로벌 경쟁력 확보이다. 국내 시장에 안주하지 않고 수요가 높은 국제 노선을 적극 개척하고 전략적 제휴를 통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넓힐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해외 공항 슬롯 확보, 현지 마케팅 강화 등 선제적 투자가 뒤따라야 한다.

마지막으로, 투명한 소통과 거버넌스 강화도 성공 요소다. 앞서 지적된 소액주주 문제 등을 의식해 기업 지배구조를 투명하게 운영하고, 주주 가치 제고에 힘쓰는 모습을 보인다면 시장의 신뢰와 평가도 우호적으로 바뀔 것이다.

대명소노그룹의 티웨이항공 인수는 국내 항공·관광 산업 지형을 뒤흔들 빅딜로 기록될 전망이다. 서준혁 회장이 이끄는 과감한 승부수는 새로운 기회와 함께 적지 않은 위험을 동반하고 있다.

CEONEWS 창간 26주년 특집으로 조명한 이번 사례는, 한 기업인의 오랜 꿈과 리더십이 어떻게 기업 전략으로 구현되고 시장의 시험대에 오르는지를 잘 보여준다. 관광 제국의 황태자에서 이제 항공업의 도전자가 된 서준혁 회장이 향후 어떤 성과로 평가받을지는 앞으로 수년간 펼쳐질 항공 경영의 성패에 달려 있다.

“더욱 안전하고 신뢰받는 글로벌 항공사로 도약하겠다”는 서 회장의 약속대로 티웨이항공이 재도약에 성공한다면, 대명소노그룹은 숙원 사업을 이뤘을 뿐 아니라 대한민국 관광산업의 새 시대를 열었다는 찬사를 받을 것이다. 반대로 어려움이 현실화된다면 높은 프리미엄 인수가 남긴 교훈과 함께 뼈아픈 비판에 직면할 수도 있다. 리더십과 통찰, 시장과의 소통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지금, 대명소노그룹의 담대한 도전이 빛나는 성공 스토리로 이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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