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의 시작 한국 경제성장률 1.5~2% 저성장 시대

엄금희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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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EONEWS=엄금희 논설주간] 새해가 시작되고, 일 년 12달 중 벌써 첫 달이 지나가고 있다. 새로운 시작에 대한 희망과 설렘을 안고 힘차게 내딛던 1월이 가고 새로운 2월이 시작된다.

새로운 2월도 따뜻하고 행복한 한 달이 되기를 기대하며 이해인 수녀의 시 '2월의 시'를 읽으며 모건스탠리와 한국개발연구원의 한국 경제성장률을 비교해 살펴본다.

2월의 시

이해인

하얀 눈을 천상의 시처럼 이고 섰는
겨울나무속에서 빛나는 당신

1월의 찬물로 세수를 하고
새벽마다 당신을 맞습니다

답답하고 목마를 때 깎아먹는
한 조각 무맛 같은 신선함

당신은 내게 잃었던 주지 못할 일상에
새 옷을 입혀준 고통과 근심

내가 만든 한숨과 눈물 속에도
당신은 조용한 노래로 숨어있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우리의 인사말 속에서도 당신은
하얀 치아를 들어내며 웃고 있습니다

내가 살아 있음으로
또다시 당신을 맞는 기쁨

종종 나의 불신과 고집으로
당신에게 충실치 못했음을 용서하세요

새해엔 더욱 청정한 마음으로
당신을 사랑하며 살겠습니다.

2월의 아름다운 시 앞에서 글로벌 투자은행 IB 모건스탠리는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1.5%에 그칠 것이란 어두운 전망을 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23일 발표한 보고서 'Growing at Bare Minimum, 최소한의 성장'을 통해 저성장을 예고했다. 이 보고서는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해 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 GDP에 대한 분석과 함께 올해 한국 경제 전망을 담았다.

모건스탠리의 보고서는 "수출이 하향 주기에 접어들고 있고, 침체된 경제 심리와 모든 경제 부문의 활동 둔화로 인해 소비 회복이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앞으로 한국은 대내외 역풍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내수에 대해서는 "한국은행이 지난해 4분기 기준금리를 두 번 인하했지만, 소비 진작으로 이어지기까지 앞으로 3~4개 분기가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어 "임금 상승과 민간 부문 고용 활동이 약해질 것으로 보여 가계 소득에도 제약이 가해질 것이다."라며 "결국 소비의 전반적인 회복세를 기대하기 어렵다."라고 지적했다.

대외 조건에 대해서는 "관세와 관련한 위험을 안고 있다."라며 "긍정적인 점은 트럼프 대통령이 보편적 관세 부과 시나리오보다는 덜 공격적으로 보인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다만 대미 무역 흑자 증가와 향후 관세 정책 변경 가능성은 메모리 반도체 하락 사이클 속에서 한국 수출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을 가중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모건스탠리는 향후 경기 흐름에 있어 추가 경정 예산안과 기준금리 결정 등 정책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경기 부양을 위해 20조 원의 규모의 추경을 편성하여 집행한다면 올해 말부터 내년까지 경제성장률을 0.2% 높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모건스탠리는 "정부가 20조 원에 달하는 추경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이를 통해 올해 말부터 내년에 걸쳐 성장률을 20bp(1bp=0.01% 포인트) 올릴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또한 "한국은행이 다음 달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올해 4분기까지 기준금리를 계속 인하할 것으로 전망한다."라며 "낮은 금리 환경은 올해 4분기부터 소비가 눈에 띄게 회복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한국개발연구원 KDI가 내놓은 전망치 2% 경제성장률과 비교해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KDI는 우리 경제가 건설투자의 부진이 심화하면서 경기 개선세가 다소 약화되는 모습이라고 분석하면서 물가 상승세의 둔화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해 기준금리를 점진적으로 인하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세계경제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완만한 성장세를 유지하겠으나, 중국 경기 불안, 글로벌 통상여건 악화 등의 위험이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KDI의 'KDI 경제전망'을 보면 올해 우리 경제는 내수 부진이 점차 완화하겠으나, 수출 증가세가 둔화하면서 2024년의 2.2%보다 낮은 2.0%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민간 소비는 금리 인하와 수출 개선에 따라 2024년 1.3%보다 높은 1.8% 증가하고 설비투자는 금리 인하와 반도체 경기 호조세로 2024년 1.6%보다 높은 2.1%의 증가율을 기록하며, 건설투자는 누적된 건설 수주 감소로 2024년 -1.8%에 이어 0.7%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수출은 통상 여건 관련 불확실성의 확대로 글로벌 투자가 부진해짐에 따라 2024년의 높은 증가세인 7.0%가 조정돼 2.1% 증가하고, 경상수지는 수출 증가세 둔화와 내수 회복에도 불구하고 교역조건, 수입가격 대비 수출 가격 개선에 주로 기인해 흑자폭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수요 압력이 낮은 가운데, 국제유가도 하락하며 2024년 2.3%보다 낮은 1.6% 상승하면서 물가 안정 목표를 밑돌 것으로 전망했다.

취업자 수는 내수 회복세가 완만한 가운데 생산 가능인구 감소의 영향이 파급되며 2024년 18만 명보다 축소된 14만 명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KDI는 국제 통상 여건이 급격히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져 우리 경제에 상당한 수준의 하방 위험이 존재한다고 위험 요인을 분석했다.

미국 통상 정책의 급격한 전환으로 세계 교역이 위축되는 경우 우리 수출에도 작지 않은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부동산 경기 침체와 미국과의 갈등 격화로 중국 경기가 급락하는 경우에도 우리 수출 증가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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