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NEWS=이재훈 대표기자] 전국 각지를 돌며 ‘일타 강의’와 ‘공연’을 결합한 전한길 강사의 투어 콘서트가 세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교육 시장에서 명성을 얻은 강사가 단순한 강연을 넘어 공연 형식을 통해 2030 세대를 직접 만나고, 현장에서 정치·사회적 이슈를 다룬다는 점이 파격적이니 말이다. 대다수 언론은 “청년층의 정치 참여를 높인다”거나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 인용 여부에 간접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식으로 해석하고 있다. 하지만 기자가 보기에 이 콘서트의 함의는 그보다 훨씬 더 깊고, 주목해야 할 새로운 지점이 있다고 본다.
‘스타 강사’가 주도하는 문화·정치 융합 모델의 등장
보통 스타 강사라 하면 학원 강의, 온라인 강의 시장에서 이름을 떨치는 인물을 떠올리기 쉽다. 그런데 전한길 강사는 이를 뛰어넘어 ‘콘서트형 정치·문화 이벤트’를 기획했다는 데 의미를 두어야 한다. 그 결과, 다음과 같은 변화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첫째, 기존에 교실이나 영상 플랫폼에 머물렀던 정치·역사·사회 이슈를, 공연장이라는 대중적 무대로 가져왔다. 청년층은 학습 내용을 ‘체험’하고 ‘공유’하면서 자연스럽게 정치적 이슈에 접근한다는 점이다.
둘째, 일방적 강의가 아니라 콘서트형 이벤트를 통한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진다. 청년들은 스스로 발언권을 갖고 질문하거나 의견을 개진함으로써, 기존 정치 행사와 다른 ‘몰입감’을 얻는다는 점이다.
결국 전한길 강사가 구축한 브랜드 파워가 정치·사회적 담론 형성까지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음을 확인해야 한다. 이는 한국의 정치 문화가 다양해지는 과정에서 문화·정치 융합 모델이 어떻게 자리 잡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선례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2030세대의 ‘자기주도형 정치 참여’ 가속화 가능성
일반적으로 2030 세대는 정치적 무관심층으로 여겨졌으나, 최근 들어서는 SNS를 비롯한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정치 참여 욕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전한길 콘서트는 이런 욕구를 한데 모으는 ‘허브’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
전한길 강사는 이미 교육계에서 입지를 다진 인물이다. 이 때문에 청년들이 신뢰할 만한 ‘멘토’ 혹은 ‘의견 리더’로 그를 바라볼 수 있다. 콘서트 형식으로 의견을 교류하며 만들어지는 ‘지지 기반’은, 향후 제도권 정치가 거느린 팬덤과 다른 새로운 성격을 띨 가능성이 높다.
단순히 특정 정치 성향을 주입받는 식이 아니라, 청년들이 직접 정보를 듣고 토론하고 체화하는 과정이 강조되는 바, 이는 ‘정치적 자립’을 촉진하는 요소가 된다. 즉, 청년층이 스스로 정치적 아젠다를 세우고 행위를 결정하게 됨으로써 기존 세대 중심의 정치 지형을 뒤흔들 잠재력을 품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 인용 여부에 대한 간접적 영향
헌법재판소에서 진행되는 탄핵소추 인용 여부는 법과 헌법에 근거해 독립적·객관적으로 판단되는 게 원칙이다. 그렇다면 이 콘서트가 실제로 어떤 식으로 탄핵소추 결과에 영향을 준다고 보는가?
청년층이 정치 사안에 각성하고,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면 탄핵 절차 자체에 대한 관심도 자연스레 높아진다. 이는 헌재 결정이 내려지기까지의 과정, 심리의 투명성, 판단 근거 등을 감시·평가하는 강력한 ‘여론 형성’을 가져올 수 있음을 의미한다.
기존에는 정치권이나 언론이 주도하는 토론이 많았으나, 전한길 콘서트처럼 독립된 플랫폼을 통해 청년층이 직접 발언하고 여론을 만들어 가는 양상이 나타난다면, 헌재 판결 결과가 나오기 전후로도 여론이 더욱 역동적으로 형성될 것이다.
물론 헌재가 여론에 휘둘리거나 유도당할 가능성은 작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결정 이후의 사회적 반응이나 수용 과정을 생각해 볼 때, 이미 정치에 관심을 가진 대규모 청년층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정치 생태계와 비즈니스 지형의 접점
대부분의 언론이 ‘2030 표심 변화’나 ‘탄핵소추에 미치는 영향’ 정도로만 포커스를 맞추고 있는데, CEONEWS 입장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시선을 제시하고자 한다.
대규모 콘서트 기획, 티켓 판매, MD 상품, 후원 연계 등은 이미 상당한 비즈니스 잠재력을 갖는다. 정치 콘텐츠가 문화 상품으로 변주됨으로써, 자금 조달과 홍보가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정치 팬덤 경제’가 형성될 여지가 있다. 정치권이나 대기업들이 전한길 콘서트 같은 ‘문화·정치 이벤트’를 참고해, 청년 리더십 프로그램이나 대중 접점 캠페인을 기획할 가능성이 열렸다.
특히 우리 사회가 찾고 있는 새로운 리더상이 ‘공감 능력’과 ‘콘텐츠 제작 능력’을 모두 갖춘 인물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전한길 강사가 전하는 메시지 내용과 방식이 공정성과 균형감을 유지한다면, 2030 세대와 기성세대 간 가교가 될 수 있다. 반면 편향된 정보만 반복해서 제공된다면, 세대 갈등 혹은 정치적 분열이 심화될 수 있음을 각별히 유념해야 한다.
혁신 콘텐츠가 가져올 새 질서를 준비해야
20년 가까이 기업경영·정치·문화의 현장을 취재·분석해 온 결과, 혁신적인 콘텐츠가 등장할 때마다 업계 지형과 사회 패러다임이 흔들리는 것을 목도해 왔다. 이번 전한길 일타 강사의 전국 투어 콘서트 역시 그런 ‘혁신 콘텐츠’의 범주에 속한다고 판단되니, 이를 단순 정치 이벤트로 간단히 치부하기엔 아까운 기회다.
물론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 인용 여부는 헌재의 고유 권한이고, 헌재가 결정을 내리는 데 있어서 이 콘서트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긴 어렵다. 하지만 청년층이 정치에 눈을 뜨고, 의견을 모으고, 다양한 형태로 목소리를 내는 과정 자체가 향후 한국 정치·경제·문화 전반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본다.
끝으로 독자들에게 분명히 말해두건대, 새로운 콘텐츠가 등장했다면, 그에 걸맞은 ‘새로운 질서’가 곧 뒤따라온다는 점을 절대 잊지 말기 바란다. 전한길 강사의 콘서트가 촉발한 물결이 단기적 관심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으로 정치·사회 지형을 어떻게 재편할지 계속 주목해야 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