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NEWS=최재혁 기자] 배우 고 김새론 씨가 25년의 짧은 생을 마감했다. 16일 오후 자택에서 생을 마감한 것으로 보이는 상황으로, 경찰 관계자는 “외부 침입 흔적은 없어보인다”며 그 이유를 밝혔다.
김 씨는 대표작인 영화 ‘아저씨’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배우로서 탄탄대로의 길을 걸었다. 그러던 2022년 서울 청담동 부근에서 음주 운전 사고를 내, 변압기를 파손할 정도로 물의를 일으켰다.
촬영 중이던 드라마에서 하차했고, 이후 연극에 도전하려다 벽에 막혀 포기했다. 생활고를 회복하기 위해 카페 아르바이트를 시도했지만, 이미 얼굴이 잘 알려진 그에게는 쉬운 선택이 아니었다.
김 씨의 사망은 안타깝지만, 음주 운전 사고의 잘못은 확실하다. 사고 당시 현장 음주 측정 검사를 거부하며 채혈 검사를 요구했고, 검사 결과 혈중알코올농도가 0.2%로, 면허 취소 수준이었다. 명백한 잘못이었다.
음주 운전은 살인 예고와 같다. 사람이 아닌 변압기를 쳤으니 망정이지, 사람이 모인 횡단보도를 가로질렀다면 대형 인명 사고가 발생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김 씨를 향한 언론과 대중의 비판은 너무도 강력했다. 끊이지 않는 유명인 사고 중, 유독 김 씨의 사건을 자극적으로 대서특필한 언론이 눈에 띄었다.
언론은 그의 음주 운전 사고를 며칠 동안 크게 다뤘고, 제작 중이던 드라마가 방영할 때와 연예계 복귀를 시사했을 때도 잊지 않고 기사를 무지막지하게 쏟아냈다.
사람들의 관심이 갈만한, 유명인의 사건·사고가 터질 때마다 언론은 굶주린 하이에나처럼 달려든다. 누가 더 자극적인 제목으로 조회수를 높이나 경쟁하는 것도 포함이다. 유명인은 언제든 ‘나락’을 가지 않기 위해 조심해야 하고, 한 순간의 잘못은 ‘사회적 살인’을 당하기 십상이다.
여기서 언론의 역할은 도대체 무엇일까? 누구보다 빠르게 정보를 전달하는 것일까? 사람들이 궁금해할 만한 정보를 자극적으로 적어내는 것이 언론일까? 이쯤 되면 언론과 사이버 렉카 유튜버의 경계는 허물어진 게 아닐까?
언론이 유튜버 등 SNS 콘텐츠와 차별화될 건 단 하나뿐이다. ‘저널리즘의 가치.’ 언론인 스스로 저널리즘의 가치를 잃는다면, 우리는 사이버 렉카 유튜버와 다를 바 없는 존재다. 조회수에 목맨 돈에 환장한 사람 말이다.
대중은 언론에 실망한 지 오래다. 언론인은 ‘기레기’라는 악명을 떨처내지 못했다. 부끄럽지 않은가? 언론인들이여, 선후배 기자들이여. 자극적인 기사를 양산해, 우리가 대중을 선동해 ‘사회적 살인’을 일으킬 때, 우리는 스스로 언론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잊지 않는가 고민해봐야 하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