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거짓말 언제까지?

오영주 CEONEWS 부장
오영주 CEONEWS 부장

[CEONEWS=오영주 기자] 1989년, 다이하쓰의 한 엔지니어가 충돌 테스트 데이터를 조작하며 첫 도장을 찍었다. 2024년, 그 도장은 64개 차종과 8만8,000대 리콜로 이어졌다. 35년이 흘렀지만 변한 것은 없다. 거짓은 더 정교해졌고, 사과는 더 짧아졌을 뿐이다. 아키오 도요다 회장이 3분간 고개 숙인 뒤 주가가 5% 뛰는 모습은, 자본주의의 냉혹한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규격 미달 부품을 쓰되, 합격 도장은 받아내라."  1990년대 다이하쓰 내부 회의록엔 이 명령이 공식 메뉴얼로 기록됐다. 버블 붕괴 후 원가 경쟁은 광기로 변했고, 테스트 조작은 생존을 위한 필수 스킬이 됐다. 2016년 도요타가 다이하쓰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한 건, ‘독립 경영’이 아닌 ‘책임 독립’을 위한 계산된 선택이었다.  2003년 내부 게시판에 "도어 강도 데이터 오류" 경고 게시 → 작성자 전근,  2023년 익명 제보로 조사 시작 → 8개월간 외부 차단 → 35년간 1,000건 조작 폭로.  결국 모든 거짓은 "원가절감과 침묵=주가 상승"이라는 방정식으로 정리된다.  

도요타의 2023년 지속가능성 보고서는 화려했다. "탄소 중립 2050", "인권 존중"이 120페이지를 장식했다. 그러나 "64개 차종 조작"은 한 줄도 없었다. ESG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순간이다.  

E(Environment)조작된 데이터로 친환경 인증 획득 
S(Social)내부 고발자 침묵시킨 ‘사회적 책임
G(Governance)자회사 감시 포기한 ‘투명 경영’

보고서는 주주를 위한 "윤리적 화장 도구"일 뿐이다.  주주님의 배는 불어나고, 신뢰는 골로 간다.

아키오 도요다 회장의 사과는 예측 가능한 각본이었다. 검은 정장, 90도 숙임, "깊이 반성"의 중얼거림. 2009년 미국 리콜 사태, 2021년 전기차 결함 은폐 때와 동일했다. 하지만 이번엔 주가가 5% 뛰며 "사과의 ROI(투자수익률)"를 증명했다. 금융시장은 합리적이다. 신뢰 추락? 그저 "리스크 관리 항목"으로 분류될 뿐.  JP모건 리포트 "리콜 비용 2,000억 엔은 단기 충격. 장기 매수 추천 유지."  오사카 차주 A씨 "도어가 막혀 정비소에 갔더니 ‘조작 탓’이라네. 사과 말고 보상은?"  

도요타의 1분기 영업이익 8% 증가는, "계산된 위기"였음을 암시한다.  결론은 일본 제조업의 종말, 혹은 새로운 거짓의 탄생을 의미한다. 

"일본제=믿을 만하다"는 공식은 죽었다. 스즈키·미쓰비시·닛산의 조작 올림픽에 도요타마자 합류했다. 중국 BYD는 유럽 시장 점유율 15%로 질주 중이고, 도요타의 전기차 점유율은 2%에 머물렀다. 유럽의 탄소국경세는 이 추락을 가속할 뿐이다.  그러나 도요타는 변하지 않을 것이다. 35년 간의 거짓이 증명하듯, "주주가 배부르면 신뢰는 부차적"이라는 진리를 그들은 안다.  "품질 신화는 주주님 발밑에 묻혔다.  거짓 신화는 주가 차트에 새로 쓰인다.  35년 후, 우리는 또 다른 3분 사과를 보게 될 것이다."  

품질은 죽었다. 주가는 산다. 거짓말은 진화한다.  "26년의 질문 기업은 왜 변하지 않는가?" 창간 26주년을 맞은 CEONEWS는 수많은 "사죄 쇼"를 목격했다. 1998년 삼미그룹 부도, 2015년 폭스바겐 디젤게이트, 2020년 보잉 737 MAX 추락.

모든 사건은 같은 결말로 끝났다. CEO는 사과하고, 주가는 오르고, 소비자는 잊는다. 도요타의 주가는 회복될 것이다. 하지만 일본 제조업의 신뢰 추락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도요타는 "내연기관 시대의 유산"으로 남을 것이다. 유일한 질문은 이것뿐이다.  "다음 피해자는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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