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NEWS=강신형 기자] 3월 4일, 트럼프 대통령은 화려한 연설을 통해 캐나다·멕시코산 제품에 25%, 중국산 제품에 20%의 관세 폭탄을 던지겠다고 선포했다. 그는 이 관세 폭탄이 미국 제조업을 부활시키고 외국에 비용을 전가할 마법의 총알이라 믿었다. 그러나 현실은 그가 기대했던 연극과는 너무나 달랐다.
트럼프가 외면한 진실은 바로 관세가 미국인 자신이 치러야 할 '숨은 세금'이라는 점이었다. 이미 2018년 중국과의 관세 전쟁에서 미국 정부가 거둔 수익의 92%가 미국의 소비자와 기업에서 나왔다는 냉혹한 통계가 이를 증명했다. 트럼프의 환상은 조용히 미국인의 지갑을 털고 있었던 것이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냉정한 숫자로 이를 뒷받침했다. 트럼프 시대의 관세는 의류부터 가구, 자동차 부품에 이르기까지 일상 곳곳의 물가를 1.7%에서 최대 7.1%까지 끌어올렸다. 트럼프의 새로운 관세 폭탄이 터진다면 가정마다 연간 160만 원의 부담이 추가로 덧붙게 될 터였다. 자동차 가격은 수백만 원, 휘발유 가격마저 천정부지로 오르게 될 것이다.
트럼프가 약속한 제조업 부활과 일자리 창출 역시 환영처럼 사라졌다. 미 연준이 제시한 냉혹한 통계는 트럼프의 첫 임기 중 미국 제조업 일자리가 오히려 1.4% 감소했음을 보여줬다. 미국의 철강 가격 상승과 외국의 보복관세는 제조업과 농업의 기반을 무너뜨렸고,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국민이 천문학적인 비용을 지불하는 비극적 결과를 낳았다.
관세는 국제 무역 질서마저 흔들었다. 중국과의 무역 적자는 줄어드는 듯했지만, 빈자리는 베트남과 멕시코가 메웠다. 미국의 무역적자는 오히려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트럼프가 던진 관세 폭탄은 세계 경제의 질서를 무너뜨리고 글로벌 공급망에 혼란을 불러왔다.
트럼프의 관세 정책은 이제 실패한 경제 실험이라는 비웃음을 사고 있다. 그는 "관세맨"을 자처하며 현실을 외면한 환상 속에서 스스로를 속였고, 결국 그 환상의 희생자는 바로 미국 소비자와 기업들이었다. 경제는 선동적 연설이 아니라 현실의 냉정한 숫자로만 말을 한다는 사실을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도 깨닫지 못한 채 환상 속에 갇혀 있는 듯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