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NEWS=이재훈 대표기자] 전직 대통령의 기소 소식에 대한민국이 또 한 번 들썩이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뇌물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사위가 받은 돈이 결국 대통령의 뇌물이라는 게 검찰의 주장이다. 상상력 넘치는 이 논리는 새로운 사법 드라마의 대본으로 손색이 없다.

문 전 대통령의 사위 서 씨가 항공 경험이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항공사에 고액 연봉을 받고 취업했다는 것, 물론 일반 국민의 눈높이로 볼 때 불공정하고 부적절하다. 하지만 이 부적절함을 '국가 원수'에게 연결해 '뇌물'이라고 규정하는 논리는 어딘가 어색하다. 항공사 사장보다 더 많은 급여를 주고 고급 주거지까지 제공했다는 검찰의 설명을 듣다 보면, 차라리 이 각본을 잘 짜놓은 코미디 한 편이라도 보고 있다는 착각이 든다.

게다가 검찰은 이 재판을 이상직 전 의원의 채용 비리 재판과 병합하자고 요구한다. 이미 정치적인 프레임으로 점철된 사건에, 엮을 수 있는 모든 요소를 억지로 끌어들여 더욱 화려한 정치쇼로 만들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두 사건의 쟁점이 다르다는 변호인의 항변조차 무시하고 있다. 사건을 병합하면, 국민이 기대하지도 않는 드라마틱한 반전이 나올까 기대하는 걸까?

문 전 대통령 측은 검찰이 최소한의 사실확인조차 하지 않고 전격적으로 기소했다며 '정치적 의도'라고 강하게 비판한다. 물론 그 비판도 정치적이다. 이 사건에서 순수한 정의는 없고, 모두의 계산된 정치적 셈법만이 난무할 뿐이다.

이미 대한민국 국민은 지쳤다. 전직 대통령을 법정에 세우는 일이 너무 자주 반복되어 감흥조차 없다. 국민의 삶과 직결된 경제 문제나 민생 문제는 뒷전이고, 오직 정치적 쇼만이 언론과 검찰, 정치권을 지배하고 있다.

정말 묻고 싶다. 대한민국의 검찰은 '정치적 기소'가 아닌, 진정 국민을 위한 정의를 추구할 준비는 되어 있는가? 전직 대통령과 그의 가족이 얽힌 사건을 억지로 포장해 대중의 관심을 붙잡는 이 드라마가 끝나면 무엇이 남을지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한다.

이 뻔한 정치 드라마에서 더 이상 감정을 낭비하고 싶지 않은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