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스테이블 코인에 힘 실어주는 트럼프, USDT와 USDC

엄금희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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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NEWS=엄금희 논설주간] 스테이블코인이 가상자산거래소에서 대표적인 기축통화로 사용되면서 스테이블코인이 달러와 동일하다는 인식으로 실생활 대금 결제에 사용되는 빈도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에 힘을 실어주는 미국 가상 자산 시장의 USDT와 USDC이다.

현재 가상 자산 시장에서 활용되는 스테이블코인은 대부분 미국 달러와 가치가 연동되는 달러 스테이블코인이다. 과거 비트코인을 포함 모든 암호화폐가 지금처럼 자산의 위치가 아닌 듣보잡 취급을 받던 시절 스테이블코인은 미국 정부에서 좋은 시선으로 볼 수 없었다. 그것은 전 세계 통화와 연결된 기축통화인 미국 달러를 겁 없이 민간 업체가 디지털화해서 달러를 찍어냈기 때문이다. 최초의 스테이블 코인 테더, USDT의 경우 미국 정부기관과 많은 마찰을 빚어 온 게 사실이다.

그러나 암호화폐가 가상 자산으로 정식 투자자산이 되면서 새롭게 급성장하는 미래 투자처로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미국 트럼프 정부의 자세도 바뀐다. 스테이블코인이 그냥 달러이다. 비트코인 1개의 가격이 1억을 넘어서며 10여 년간 수만 퍼센트의 가치를 올렸다면, 스테이블코인의 가치는 달러와 동일하지만 시장 점유의 관점에서 현재 시총 2,450억 달러로 지난 10년간 수백만 퍼센트에 이르고 있다.

과거 가상자산거래소에서 암호화폐를 구입하는 기축의 역할을 비트코인과 암호화폐가 했다. 지금은 대부분 가치가 안정적인 스테이블코인을 선호하고 있다. 디지털 달러라는 생각을 넘어 그냥 달러를 소유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스테이블코인을 통한 결제가 늘어나고 있다. 복잡한 결제나 송금 절차도 필요 없고, 수일 걸리는 송금 시간도, 비싼 수수료를 낼 필요도 없어 당연한 수순으로 풀이된다.

스테이블코인과 미국 국채의 상관관계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기축통화 달러를 발행하는 미국의 입장에서 스테이블코인은 현재 공개적으로 내색은 안 하지만 이쁨 받을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것은 오랫동안 미국의 국채를 사들였던 중국과 일본이 슬슬 탈 달러 기조로 발을 빼며 미국 국채 문제가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채는 나라가 재정이 부족할 때 돈을 빌리면서 이자를 더 주고 갚는 채권이다. 그런데 새롭게 급부상하는 가상 자산 시장에서 기축통화 역할을 하는 스테이블코인 회사들이 디지털 달러 발행에 대한 명분을 얻고자 미국 국채를 대규모로 사들이고 있다. 미국 정부 입장에서는 국채를 담을 거대한 그릇이 생긴 것과 동시에 스테이블코인을 통한 달러 패권 유지는 물론 정확한 거래 데이터로 컨트롤이 가능해졌다. 국채 수요가 늘어나면서 결국 국채 금리가 낮아져 국채 이자 부담이 줄어든다.

스테이블코인으로 디지털 달러에 문제가 생겨도 민간기업에 책임을 떠넘길 수 있고, 낮은 금리로 국채 발행이 가능하므로 미국 트럼프 정부에서는 굳이 마다할 필요가 없다.

USDT와 USDC는 미국 SEC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하면서 암호화폐 시장이 새로운 투자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SEC는 미국 증시에서 이뤄지는 거래를 감시 감독하는 정부 기관이다. 미국증권거래위원회로 불리고 있다. 이러한 암호화폐 투자에 빼놓을 수 없는 코인이 바로 스테이블코인이다.

우리가 가상자산거래소에서 코인을 구매하는 방식에는 크게 3가지가 있다. 원화, 달러, 엔화와 같은 법정화폐를 이용하여 구입하는 방법과 비트코인을 구입하여 거래소 내에 BTC 마켓을 통해 구입하는 것과, 가장 많이 활용되는 스테이블코인을 이용하여 구입하는 방법이다.

한국 거래소에서는 법정화폐를 활용하여 구입하는 경우가 많지만, 해외 거래소의 경우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코인 거래를 하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스테이블코인의 공통적인 특징은 1달러의 가격과 스테이블코인 1개의 가격이 연동되어 1달러의 가치를 유지하고 있어 가격 변동 걱정 없이 보유하거나 원하는 코인을 구입할 수 있다.

스테이블코인에는 코인의 가치를 담보하는 형태에 따라 다르다. 법정화폐인 달러를 담보하여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는 형태와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등 암호화폐를 담보로 발행하는 스테이블코인, 금, 은 등 금융자산을 담보로 발행하기도 한다. 그 외에 프로그램이 자동으로 1달러의 가치를 조절해 주는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이 있다.

현재 가장 많이 쓰이는 대표적인 스테이블코인으로 USDT와 USDC가 사용되고 있다. 최초의 스테이블코인이 USDT다. 테더 코인으로 불리는 USDT는 과거 비트파인넥스 거래소와 관련된 테더사에서 발행하는 스테이블코인이다. 미국 화폐 1달러 가치와 연동되어 현재 스테이블코인 시장 점유율 1위이다.

USDT는 최초 스테이블코인 답게 시총 규모는 200조에 육박하며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다음으로 암호화폐 시총 순위 3위에 랭크되어 있다. 과거 USDT는 수많은 루머에 시달렸다. 코인 거래를 위해 USDT를 구입하면 테더사는 발행된 USDT의 양만큼 동일한 금액의 달러를 은행에 예치해야 USDT 가치를 담보하게 된다.

그러나 USDT 발행된 만큼 은행에 동일한 달러가 예치되어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테더사가 공식적인 회계감사를 하지 않고, 비트파인넥스 거래소와 테더사가 암호화폐 시세조작 의혹까지 불거졌다. USDT에 대한 신뢰가 하락하고 의혹이 뉴스를 탈 때마다 시장은 요동쳤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인 CFTC가 USDT에 대한 문제를 제기해 왔고, CFTC에 준비금을 허위 보고했다는 이유로 테더는 4100만 달러 벌금을 냈다. 오랜 시간 USDT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은 계속되어 왔다. 최근 USDT에 대한 감사를 진행했으며 모든 보유자산이 달러는 아니었지만 다양한 금융자산으로 형성되어 되어 있었다. 담보자산 중 미국 국채를 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는 것이 확인되면서 그동안의 의혹은 벗어났다. 그리고 테더사는 투명하게 경영을 할 것을 약속하며 문제는 일단락되었다.

그러나 미국 정부의 곱지 않은 시선은 여전했다. USDT 이후 여러 스테이블코인이 등장했지만 USDT의 시장 장악력을 위협할 수준에는 못 미쳤다. 그러다 전통 금융권을 배경으로 만들어진 스테이블코인 USDC가 등장한다. USDC는 오랜 금융 강자 골드만삭스의 자회사 서클에서 발행되는 스테이블코인으로 달러와 동일한 가치를 가진다.

USDC는 USDT가 여러 가지 의혹으로 신뢰에 문제가 있을 때, 투명한 경영을 내세우며 등장한다. USDT가 다양한 금융자산으로 담보를 하고 있다면, USDC는 달러를 담보하는 스테이블코인이다. USDC는 전통 금융권으로 미국 정부에서 밀어주고 미국의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인 CBDC 사업에 관여한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그러나 미국 입장에서 CBDC를 굳이 만들 필요가 없다. 스테이블코인의 가상 자산 시장 영향력이 무시 못 할 수준으로 높아져 오히려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하는 것이 더 좋다.

USDC가 USDT의 거래량과 시총에는 아직 못 미치지만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스테이블코인임에는 틀림이 없다. 스테이블코인은 현재 국제간 거래나 무역거래에서 달러와 동일한 가치를 가지지만 환율 변화가 거의 없어 복잡한 환전 수수료를 최소화하여 결제가 가능하다. 복잡한 결제 과정 대신 가상 자산 지갑만 있으면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신속한 입출금도 가능하다.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국가 간 협력이나 세세한 도입 논의는 없지만, 기업의 무역거래에서는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다. 재미있는 사실은 미국 정부는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기도 하지만 반대로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달러를 쏟아부을 새로운 그릇을 준비하고 있다. 그것이 스테이블 코인에 힘을 실어주는 미국 트럼프의 정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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