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희 안양샘병원 신장내과 과장
이동희 안양샘병원 신장내과 과장

소변을 볼 때 거품이 생기는 경험, 한 번쯤 해보셨을 겁니다. 대부분의 경우 소변은 맑고 거품이 거의 없지만, 가끔 소변을 급하게 보거나 탈수 상태일 때 거품이 생기기도 합니다. 보통은 걱정할 일이 아니지만, 지속되는 거품뇨는 신장질환의 초기 신호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안양샘병원 신장내과 이동희 과장님의 도움말로 거품뇨의 원인부터 진단, 그리고 관리 방법까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거품뇨, 꼭 걱정해야 할까?

소변을 빠르게 볼 때 물과의 마찰로 거품이 생길 수 있으며, 키가 큰 남성이 서서 소변을 보는 경우 소변 속도가 빨라져 거품이 생기기 쉽습니다. 탈수로 인해 농축된 소변도 거품을 유발할 수 있고, 변기의 형태나 변기청소용 약제에 의해서도 거품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는 대부분 일시적이므로 걱정할 필요는 없지만, 거품이 지속된다면 단백뇨 가능성을 고려해야 합니다.

▪신장이란?

신장은 콩 모양의 장기로, 우리 몸의 노폐물을 걸러내고 소변으로 배출하는 역할을 합니다. 등 쪽 양옆에 하나씩 위치하며, 각 신장에는 약 100만 개의 ‘사구체’라는 모세혈관 덩어리가 있어 이 과정을 담당합니다. 건강한 사구체는 단백질을 걸러 소변에 거의 빠지지 않도록 하지만, 손상이 생기면 단백질이 소변으로 배출되며 단백뇨가 발생합니다.

신장은 노폐물 배출뿐 아니라 혈압 조절, 칼슘·인 대사, 적혈구 생성을 유도하는 호르몬 분비 등 중요한 역할도 수행합니다. 하지만 신장은 ‘침묵의 장기’라 불릴 만큼 80~90% 이상 손상되기 전까지는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단백뇨와 같은 이상 신호를 통해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단백뇨란?

정상적으로는 하루 150mg 이하의 단백질이 소변으로 배출되지만, 이보다 많을 경우 문제가 됩니다. 일시적으로는 격렬한 운동, 외상, 고열, 감염 등으로도 단백뇨가 나타날 수 있으며, 청소년기에는 ‘기립성 단백뇨’라고 하여 자는 동안은 없다가 활동 중에만 생기기도 합니다. 이러한 경우는 치료가 필요하지 않지만, 사구체신염이나 당뇨콩팥병과 같은 신장질환으로 인한 단백뇨는 지속적이고 관리가 필요합니다.

▪단백뇨의 종류

단백뇨는 크게 일시적 단백뇨와 지속적 단백뇨로 나뉩니다.

일시적 단백뇨는 고열, 감염, 심한 운동, 스트레스 등 일시적 요인으로 인해 생기며,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사라집니다.

청소년기에는 기립성 단백뇨라는 특수한 형태도 있는데, 이는 서 있을 때 단백뇨가 나타나고 누우면 사라지는 현상입니다.

반면, 지속적인 단백뇨는 신장 질환의 징후일 수 있습니다.

- 사구체 손상에 의한 단백뇨 : 신증후군, 사구체신염, 루푸스, 당뇨콩팥병

- 세뇨관 손상에 의한 단백뇨 : 약물에 의한 신장세뇨관 괴사

- 과잉 단백 유출 : 다발골수종, 횡문근융해증, 용혈

- 신후성 단백뇨 : 요로 감염, 종양, 요로결석

등이 대표적이며, 이런 경우에는 반드시 정밀 검사를 통해 원인을 확인하고 조기 치료가 필요합니다.

▪단백뇨가 의심되는 주요 증상

다음과 같은 증상이 있다면 단백뇨 가능성을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 거품뇨가 반복되고 점점 심해지는 경우

- 고혈압이나 당뇨병이 있는 경우

- 얼굴, 다리, 발 등의 부종(부기)

- 소변 색이 갈색 또는 붉은 색으로 변함

- 소변량이 줄거나, 숨이 차는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

▪단백뇨의 진단과 검사

병원에서는 소변검사와 혈액검사를 통해 실제 단백뇨 여부와 신장 기능을 확인합니다. 혈액검사를 통해 신장의 기능, 감염 여부, 혈장 단백 수치를 확인하고, 신장 초음파로 구조적 이상이 있는지 살펴봅니다.

필요 시에는 신장 조직검사를 통해 사구체손상 여부를 확인하고, 단백전기영동 검사로 단백질의 종류를 분석하여 다른 질환 여부도 함께 평가합니다. 고령이거나 단백뇨가 많을 경우에는 정확한 검사를 위해 하루 동안 소변을 모아 단백 정량검사를 시행하기도 합니다.

▪단백뇨의 예방 및 관리

생활습관 개선은 단백뇨 예방의 핵심입니다.

- 혈압과 혈당 조절 : 고혈압, 당뇨는 신장 손상의 주요 원인이므로 꾸준한 관리가 중요합니다.

- 식습관 개선 : 국이나 찌개 같은 짠 음식을 피하고, 저단백 식이를 고려합니다. 단, 고령자나 저체중인 경우는 영양 부족을 주의해야 합니다.

- 운동과 금연 : 규칙적인 운동으로 적정 체중을 유지하고, 흡연은 반드시 피해야 합니다.

- 정기 검진 : 소변검사와 혈액검사로 신장 상태를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필요 시 약물 치료도 병행할 수 있습니다. 신장은 레닌-안지오텐신 시스템을 통해 혈압을 조절하기 때문에 이를 억제하는 약물이나, 당뇨 및 만성신부전 환자에게 효과가 있는 SGLT2 억제제, 그리고 최근 개발된 비스테로이드 무기질수용체 길항제 등의 약물이 단백뇨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거품뇨, 무심코 넘기지 마세요“

소변에 거품이 생겼다고 해서 모두 병적인 것은 아니지만, 단백뇨가 동반된 거품뇨는 신장질환의 신호일 수 있으므로 주의 깊게 살펴보아야 합니다.

거품뇨가 오래 지속되거나, 물을 내려도 남아 있는 경우, 고혈압이나 당뇨병이 있는 분, 최근 부종이 있거나 숨이 찬 경우, 또는 소변 색이 갈색이나 붉은색을 띤다면 꼭 병원을 방문해 소변과 혈액 검사를 받아보시기 바랍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러한 검사가 비교적 저렴하게 가능한 만큼, 단백뇨 여부를 정확히 확인하고 신장 건강을 지키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진료분야>

ㆍ만성 신장질환(단백뇨, 혈뇨, 부종)

ㆍ사구체질환, 고혈압, 당뇨, 요로감염

ㆍ투석(혈액투석, 복막투석)

ㆍ투석혈관 중재신장술(풍선성형술, 혈전제거술)

<주요약력>

ㆍ現 안양샘병원 신장내과 과장

ㆍ이재진흉부외과의원 투석혈관클리닉 부원장

ㆍ한림대성심병원 신장내과 인터벤션 임상강사

ㆍ한림대성심병원 신장내과 전임의

ㆍ한림대성심병원 내과 전공의

ㆍ투석전문의, 신장내과 분과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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