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NEWS=이재훈 대표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7일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무죄 판결을 받았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부당합병 의혹과 회계부정 사건이 터진 지 8년, 기소된 지 4년 10개월 만이다. 그간 수십 차례의 재판, 거액의 변호사 비용, 국제적 이미지 손상, 그리고 삼성의 경영적 발목잡기 논란까지—이 모든 혼돈의 시간들이 결국 '무죄'라는 한 단어로 결론 났다.
이번 판결의 핵심은 단지 한 기업인의 혐의 유무가 아니라 대한민국 경제와 글로벌 시장에서 삼성이 차지하는 위상을 재정립하는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무게감을 지닌다.
이번 사건의 핵심 쟁점은 크게 세 가지였다.
첫째,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의 절차적 적법성 여부다. 이재용 회장 측은 합병 과정이 정당한 기업 의사결정이었으며, 불법적 개입이나 시세 조종 등 어떠한 부정한 거래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둘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재무제표와 회계처리의 적정성과 투명성 문제였다. 셋째, 검찰이 제출한 각종 데이터와 증거자료의 신뢰성과 증거능력이었다.
법원은 이 모든 부분에서 삼성의 손을 들어줬다. 특히, 검찰이 제시한 18TB 분량의 서버 데이터 등은 '증거능력 없음'으로 판정받았다. 재판부는 데이터 취득 과정의 적법성이 결여됐다고 판단한 것이다.
■ '무죄'가 삼성에게 주는 의미
이재용 회장의 무죄 확정 판결은 단순히 법적 승리를 넘어서 삼성그룹 전체에 거대한 전환점을 제공한다. 그동안 이 사건은 삼성을 향한 사회적·정치적 압력으로 작용해왔고, 그룹 전체의 미래성장 전략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글로벌 반도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지금, 삼성의 리더십 공백은 한국경제에 심각한 손실을 초래할 수밖에 없었다.
이제 삼성은 법적 리스크에서 벗어나, 그룹 본연의 비즈니스에 다시 집중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최근 글로벌 반도체 수요 회복세와 함께 삼성전자의 공격적인 투자 확대가 예상된다. 파운드리, AI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등 핵심 신성장동력 산업에서 삼성이 다시금 글로벌 1위의 도전자로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
■ 정부의 삼성 힘 실어주기 시작될까
더욱 주목할 만한 점은 정부의 삼성 지원 행보가 본격화될 가능성이다. 그동안 문재인 정부 시절 삼성은 반기업 정서와 사법 리스크로 인한 '경영 위축'을 경험했다. 그러나 현 정부의 이재명 대통령은 삼성과 SK, LG, 현대차 등 대기업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및 경기 부양 전략을 펴고 있다.
삼성의 사법 리스크 해소는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경제 활성화 정책의 가속페달을 밟게 할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미 반도체 산업의 초격차 확보, 전기차 배터리 글로벌 1위 등 국가 전략 산업 육성에 삼성의 적극적인 역할을 요청하고 있으며, 기업이 적극적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규제 철폐와 세제 지원 등을 대폭 확대할 전망이다.
■ 경제계가 기대하는 '삼성 효과'
삼성이 다시 살아나면 한국 경제 전체가 살아난다는 것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삼성전자는 매년 40조 원 이상의 연구개발(R&D)과 시설투자를 하고 있으며, 그 경제적 효과는 협력사와 중소기업들에 파급되어 수백조 원대의 경제 효과를 낳는다.
삼성의 공격적인 투자가 다시 살아나면 반도체 소재, 부품, 장비 산업 전반의 활성화와 중소 협력업체의 생태계 강화로 이어질 것이다. 이는 곧 국가 경제성장률 상승과 일자리 창출로 직결된다. 한국 경제가 삼성을 필요로 하는 이유다.
■향후 과제와 우려의 시선
물론 우려도 존재한다. 이번 판결이 재벌 총수의 무리한 경영 승계를 용인하는 판례로 오해될 가능성이 있다. 이미 시민단체와 야권 일부에서는 이번 판결을 '재벌 특혜'라고 비판하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는 삼성에 또 다른 사회적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삼성이 이 같은 사회적 우려를 불식시키려면 무엇보다 투명경영과 ESG 경영 확대가 필수적이다. 지배구조 개선, 사회적 책임 강화 등 글로벌 수준의 기업 윤리를 선도하는 자세를 보여야만, 이번 무죄 판결이 삼성의 또 다른 비상(飛翔)의 계기로 평가받을 수 있다.
■삼성의 시대, 다시 열린다
이재용 회장의 무죄 확정은 삼성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 삼성이 이번 판결을 발판 삼아 글로벌 초격차 기술 투자와 글로벌 산업 지형 재편의 주도자로 나설 수 있을지, 아니면 과거의 논란에 다시 휩싸이며 소중한 기회를 놓칠지는 오직 삼성과 이 회장의 손에 달려있다.
삼성은 과연 다시 날아오를 것인가? 아니면 다시 논란의 소용돌이에 빠져들 것인가? 한국 경제는 숨죽여 삼성을 바라보고 있다. 이제 선택은 이재용 회장과 삼성의 몫이다. 삼성의 시대는 다시 열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