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것에서 현대사까지 찾아라

 

[CEONEWS=조성일 기자] 자서전을 쓰는 데 필요한 자료에는 어떤 게 있을까. 생각해 보면 의외로 많다. 그리고 아주 사소한 것에서부터 매우 중요한 것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필요한 자료를 꼼꼼히 모으기 위해서는 우선 철저하게 계획부터 세우고 시작해야 한다. 계획 없이 자료 욕심을 부리다 보면 이중삼중으로 중복되고, 수집한 자료의 많은 양 앞에서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고 오히려 포기하고 싶어질 수도 있다.

어떤 자료가 필요한지, 어디까지 조사해야 하는지 등 구체적으로 필요한 자료의 점검표를 만들고, 또 이 자료들은 어떤 수단과 방법을 이용해 찾을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그래야만 시간과 노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또 찾은 자료를 어떻게 정리하고 또 자서전 쓰기에 활용할지 미리 생각해 보는 것도 중요하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이듯 찾아만 놓고 활용하지 않는다면 아니 찾은 만 못하기 때문이다.

, 그럼 수집해야 할 자료에는 어떤 게 있는지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가족, 주거 관련 문서= 가족관계증명서(모든 가족 사항이 들어있는 것으로)/ 주민등록등본(주소 이전 기록이 모두 들어있는 것으로)/ 족보(소장하고 있는 경우)/ 부동산 등기부 등본(나와 부모님의 것 각각. 집이나 논밭, 산 등 소유하고 있거나 소유한 적 있는 부동산)

 

학교 관련 문서= , , 고 시절 생활기록부(통지표)/ 대학 시절 성적증명서/ 졸업앨범/ 학위논문/ 상장, 혹은 수상 내역/ , , , 대학의 설립 및 연혁

 

사회생활 관련 문서= 경력증명서/ 직업 혹은 사회 활동 관련 신문잡지 기사/ 내 삶에 영향을 준 사회적, 역사적 사건에 대한 기록

 

개인적 기록= 사진 앨범, 일기, 편지, 메모, 롤링 페이퍼 등/ 수필이나 시, 사진, 비디오/ 블로그, 인터넷카페, 페이스북 등 SNS 게시물

 

이 목록을 보고 다소 의아해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자서전을 쓸 때 가장 중요하고도 실질적인 역할을 할 자료들이다. 자서전 집필 시 가장 먼저 확실히 해 두어야 할 것이 일시, 장소, 인명, 학교명 같은 객관적인 정보들이란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신문 기사와 같은 자료는 대부분 인터넷에서 찾아볼 수 있지만, 오래된 거라면 인터넷에서 찾을 수 없다. 이럴 때는 국립중앙도서관 같은 대형 도서관의 정기간행물실에서 열람이 가능하다. 지난 신문철을 하나하나 뒤져가며 찾거나, 마이크로필름을 열람하는 수고를 들여야겠지만 그만큼 필요한 자료를 찾았을 때의 기쁨은 클 것이다.

관련한 책이나 논문 등의 자료도 필요하면 찾아서 검토, 참고해야 한다. 평범한 사람이 자서전을 쓰면서 책이나 논문까지 참고해야 하나 하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으나 자기 삶과 관련된 사건이나 일, 인물을 좇아가다 보면 필요할 수도 있다. 특히 직업과 관련해서 이런 자료들을 참고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는데, 이런 것들에 관해 설명이나 분석하고 있는 책이나 논문 등이 그 일의 얼개나 정확한 이해에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 한 가지 찾아보기를 권하고 싶은 것은 내 삶을 관통하는 한국현대사이다. 지금 우리가 쓰려고 하는 자서전의 시간적 배경이 바로 한국 현대사이기 때문이다. 한국 현대사 자료는 태어나서 지금까지 살아온 나의 배경을 직, 간접적으로 이해하게 해주는 유용한 텍스트이다.

그래서 자서전은 한국 현대사의 주요 연표를 씨줄로, 나의 연표를 날줄로 삼아 쓸 필요가 있다. 사건이나 일이 시대적 배경과 함께 나의 상황 속에서 빚어지기 때문이다. 나의 자전적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읽힐 뿐만 아니라 개인의 삶과 역사가 어떻게 관계를 맺고 있는지도 알 수 있게 해준다. 이에 현대사와 자서전의 두 가지 유용성을 동시에 맛볼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한다. 이 책을 읽다 보면 나 자신이 역시 동참했던 역사의 현장과 마주치게 되면서 새로운 감상을 얻을 수 있고, 잊혔던 기억이 되살아나는 경험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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