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제약 신약(피마사르탄) 특허 만료, 파이프라인 없는 보령의 미래는?

 

[CEONEWS=박수남 기자] 새로운 시작을 다짐하며 사명까지 변경한 보령(보령제약)의 주가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10년 전 3,889원이었던 보령의 주가는 자체 개발한 신약 카나브(성분명 피마사르탄)의 등장으로 2021년 1월 15일 2만 4,734원을 기록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6,315원까지 추락했던 보령의 주가는 현재 1만 원대 이하에 머물러 있다. 등락을 거듭하는 게 주가라지만, 최근 1년간의 흐름이 심상치 않다. 

[박수남의 IR리포트] 보령제약 신약(피마사르탄) 특허 만료, 파이프라인 없는 보령의 미래는? (=CEONEWS)
[박수남의 IR리포트] 보령제약 신약(피마사르탄) 특허 만료, 파이프라인 없는 보령의 미래는? (=CEONEWS)
[박수남의 IR리포트] 보령제약 신약(피마사르탄) 특허 만료, 파이프라인 없는 보령의 미래는? (=CEONEWS)
[박수남의 IR리포트] 보령제약 신약(피마사르탄) 특허 만료, 파이프라인 없는 보령의 미래는? (=CEONEWS)

1년 전 14,370원이었던 주가는 하락과 약간의 등락을 거듭하다 2025년 들어 지속적으로 떨어져 현재는 9,390원을 기록하며 1년,전에 비해 30.29% 하락했다. 30% 가까이 주가가 떨어진 이유는 무엇일까? 원인은 보령의 2024년 4분기 경영 실적 자료에서 충분히  해석할 수 있다.

[박수남의 IR리포트] 보령제약 신약(피마사르탄) 특허 만료, 파이프라인 없는 보령의 미래는? (=CEONEWS)
[박수남의 IR리포트] 보령제약 신약(피마사르탄) 특허 만료, 파이프라인 없는 보령의 미래는? (=CEONEWS)

IR자료의 매출 구성을 보면 두 가지가 눈에 띈다. 

첫째. 보령의 현재를 있게 만든 고혈압 & 이상지질혈증 부문의 비중이 1년 만에 200억가량 감소했다. 국산 신약으로 보령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카나브 패밀리는 시장에서 점차 그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둘째. Specialty Care 부문이 일견 확대되어 보이는 듯 하지만 보령이 IR자료에서 적시하였다시피 Specialty Care 부문의 주요 고수익 품목 매출 회복은 지연되고 있다. 

[박수남의 IR리포트] 보령제약 신약(피마사르탄) 특허 만료, 파이프라인 없는 보령의 미래는? (=CEONEWS)
[박수남의 IR리포트] 보령제약 신약(피마사르탄) 특허 만료, 파이프라인 없는 보령의 미래는? (=CEONEWS)

카나브패밀리가 시장에서 점차  소멸하여가는 것이 보령엔 뼈아프다. 카나브패밀리의 실적이 거의 30%가량 떨어졌다. 초도물량 일괄 출고 효과라고 보령 측이 선은 그었지만, 2023년 2월 이미 카나브의 물질특허는 만료되었고, 그동안 제네릭 출시의 걸림돌이 되어왔던 미등재 특허 이슈는, 알리코제약, 동국제약, 대웅바이오 등 5개사가 미등재 특허에 대한 소극적 권리 범위 확인 심판에서 승소하여 제네릭 출시의 법적 장애물이 해소되었다. 따라서 2025년 제네릭은 5월 이후 출시가 예정되어 있고, 제네릭 업체들은 동시 발매 전략을 통해 일정을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약 품계의 블록버스터라 일컬어졌던 카나브는 제네릭 출시로 인해 시장 점유율에서 큰 하락 폭이 예상된다. 

카나브 패밀리의 다양한 복합제 출시와 해외 시장 진출을 모색한다 하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다. 국내에서야 신약으로 각광받았지만, 이미 카나브와 같은 ARB 계열의 약물은 글로벌시장을 지배하고 있고, 여타의 ARB 계열의 약물에 비해 카나브의 뚜렷한 특장도 존재하지 않는다. 카나브의 매출로 인해 개선되었던 기업가치가 훼손될 우려가 있고, 전반적으로 우상향했던 주가도 1년 만에 30% 급락하는 등 서서히 보령의 미래에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보령의 카나브(성분명 피마사르탄)가 국내에서는 ARB 계열의 신약이었지만 임상 연구조차도 한국 및 일부 아시아 지역 중심의 임상 연구가 대부분이고, 이러한 데이터의 제한을 두고 있는 성분이 이미 오랜 역사로 증명된 타 ARB 계열을 뚫고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다는 것은 넌센스에 가깝다. 

박수남의 IR리포트] 보령제약 신약(피마사르탄) 특허 만료, 파이프라인 없는 보령의 미래는? (=CEONEWS)
박수남의 IR리포트] 보령제약 신약(피마사르탄) 특허 만료, 파이프라인 없는 보령의 미래는? (=CEONEWS)

보령은 일부 해외에서 라이선스 협정을 통해 피마사르탄을 소개해 보았지만, 세계적인 ARB 계열의 로사르탄,발사르탄의 점유율에 비하면 무모한 도전에 가깝다. 국제 학술지나 가이드라인에서 다루는 대규모 후속 연구, 메타분석 데이터도 상대적으로 적을 뿐만 아니라 신약의 리스크이자, 제약회사의 필연적 과제라고 할 수 있는 장기적인 예후 개선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 결과가 지리한 시간 축적되어야 한다. 

전 세계 표준 치료 가이드라인에 권고된 글로벌 경쟁자들처럼, 1차 권고 ARB로 주목받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더군다나 카나브가 유일한 파이프라인 이라는 보령의 태생적 구조 결함을 극복하기 위한 복합제 라인 역시 발사르탄, 올메사르탄, 텔미사르 등의 유사 복합제 라인업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어 보령의 피마사르탄은 시장에서 도태되어 갈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이야 보령이 글로벌을 IR 자료에 상정하고 있지만, 피마사르탄은 임상시험의 대부분이 한국인을 포함한 아시아권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다. 서양인, 다인종, 중증 심부전, 만성 신장질환, 이식 환자 등의 다양한 인구 집단에서 대규모 임상을 쌓은 기존 ARB 대비, 피마사르탄의 데이터가 제한적이라 글로벌 진출이 문제가 아니라 당장은 글로벌 연구 결과를 도출해 내는 것이 보령의 숙제다. 

박수남의 IR리포트] 보령제약 신약(피마사르탄) 특허 만료, 파이프라인 없는 보령의 미래는? (=CEONEWS)
박수남의 IR리포트] 보령제약 신약(피마사르탄) 특허 만료, 파이프라인 없는 보령의 미래는? (=CEONEWS)

2023년 기준 피마사르탄 단일/복합제 총매출이 약 1,300억을 기록하면서 보령 전체 처방 매출의 40%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위와 같은 전망은 왜 보령의 주가가 1년 만에 30%넘게 급락했는지를 충분히 증빙한다. 그리고 향후 보령의 미래가 결코 밝지 않음을 예할 수 있는 지표로서의 의미도 있다. 

보령의 주가를 방어하는 것이 항암제나 신약 파이프라인의 기대인데, 이것들의 기반은 안정적인 내수 안정성의 뒷받침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러한 뒷받침이 흔들거리는 상황에서 신약 파이프라인과 같은 기대는 현실성이 없어 보인다. 이미 카나브가 10여 년을 통해 일시적인 효과 이후에 소멸하여 가는 과정을 보여주었듯이,  글로벌시장에 유의미한 신약이 아닌 이상 보령의 차기 신약 파이프라인들은 카나브의 뒤를 이을 것이 자명한 예상이다. 

보령제약의 처방 매출 중 카나브 계열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40% 내외이므로, 보령은 성장을 위해 뜀과 동시에, 40% 지분의 소멸이라는 아킬레스건을 가진 채로 러닝을 해야하는 부상 선수와도 같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국내의 다수의 제네릭의 출시는 아킬레스건을 더욱 옥죄이는 위협 요소가 되고있다. 피마사르탄 자체가 복잡한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다수 제네릭의 출시는 당연한 수순이다. 이 외에도 제네릭 약가 경쟁, 국내 급여 등재 가격 조정이 이루어질 경우 보령의 유일한 파이프라인은 녹슬어 폐기되어 가는 낡은 선박의 처지와 다를 바가 없다.  

박수남의 IR리포트] 보령제약 신약(피마사르탄) 특허 만료, 파이프라인 없는 보령의 미래는? (=CEONEWS)
박수남의 IR리포트] 보령제약 신약(피마사르탄) 특허 만료, 파이프라인 없는 보령의 미래는? (=CEONEWS)

그동안 보령의 주가를 방어했던 유일한 파이프라인인 카나브는 보령의 정체성과 매출의 핵심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제품군 집중 리스크, 제네릭 경쟁 심화, 정책 변화, 시장 포화, 글로벌 확장성 한계 등의 구조적 위험은 녹슬어가는 선박에 몰아치는 거대한 파도처럼 보령의 미래를 위협하고 있다.

주가의 흐름은 수천 마디 애널리스트들의 값싼 혓바닥보다 무겁고 진실하다. 1년 만에 30% 빠진 주가는, 국산 신약 중 원외 처방액 1위라는 황금 타이틀이 벗겨져 감을 의미하고, 1조 매출이라는 상징적 결과가 투자자들을 현혹할지언정 주가의 흐름 앞에서는 싸구려 마케팅 슬로건에 불과하다는 것을 투자자들에게 일깨운다.

싸구려 혓바닥에 휘둘리는 선량한 개미들이 반드시 보아야 할 대목이다.  

저작권자 © 씨이오데일리-CEODAILY-시이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