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NEWS=전영선 기자] “북·중·러가 베이징에 모였습니다."
이 장면, 한국 기업엔 ‘경보음’입니다.

9월 3일, 중국 전승절 80주년.
26개국이 참석했고, 미국·일본·서방 정상들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우리나라는 국회의장이 참석했죠.
시진핑은 말했습니다. ‘세계는 다시 전쟁과 평화의 갈림길에 서 있다.’
말은 선언이었고, 장면은 신호였습니다. 신냉전의 신호.

왜 하필 지금일까요?
트럼프의 ‘MAGA 관세’가 글로벌 규칙을 흔드는 타이밍.
우방도 예외가 아닌 관세 전쟁 속에서
미국과 거리를 둔 국가들은 자연스레 다른 깃발 아래 모이고 있습니다.
이번 베이징 연대는 이벤트가 아니라 ‘블록’의 출현입니다.

핵심은 세 가지.
첫째, 안보 동맹의 심화. 러시아–북한의 군사협력, 중국의 전략 지원.
둘째, 경제 보완의 고리. 러시아는 에너지, 북한은 군수·노동력, 중국은 자본·제조.
셋째, 제재 우회 블록. 서방 제재를 상쇄하는 ‘반(反)제재’ 생태계.
이건 느슨한 동행이 아니라 ‘상호 보완형 결합’입니다.

그렇다면 한국 기업엔 무엇이 올까요? 네 가지 충격입니다.

첫 번째, 에너지·원자재 리스크.
러시아 에너지가 중국·북한으로 우선 흐르면
우리의 LNG·석유 조달 비용은 불안정해지고,
희토류·티타늄·니켈 같은 전략자원은 더 ‘좁은 문’이 됩니다.
반도체·배터리 체인은 곧바로 압박을 받습니다.

두 번째, 안보 리스크의 상수화.
북한 도발 빈도, 북·중·러 합동훈련 이슈가
외국인 투자자에겐 ‘코리아 리스크 프리미엄’으로 번집니다.
자금조달 금리는 10bp, 20bp가 아니라 ‘스토리’에 따라 벌어집니다.

세 번째, 제재·컴플라이언스 리스크.
북·중·러 연계 거래는 ‘세컨더리 보이콧’의 그림자와 맞닿아 있습니다.
특히 조선·에너지·방산은 상대방 실사가 생존 문제입니다.
거래 한 건이 전사(全社) 리스크로 확장될 수 있습니다.

네 번째, 신흥시장 경쟁 심화.
중앙아시아·동남아에서 중국·러시아 협력 공세가 강화되면
한국의 ‘기술 프리미엄’은 가격 전쟁에 희석됩니다.
브랜드 신뢰가 없으면, 기술도 가격에 녹아버립니다.

그렇다면 해답은? 네 가지 대응입니다.

첫째, 공급망 다변화의 실전화.
원자재·에너지 조달선을 미국·호주·중동·아프리카로 재배치하고,
반도체·배터리 핵심소재는 한·미·일 협력 축 안에서 장기계약으로 고정합니다.
‘가격’보다 ‘가용성’이 KPI입니다.

둘째, 제재 준수의 프로페셔널라이즈.
EU·미국 제재 레이더를 상시 모니터링하고
해외 로펌·자문 네트워크로 ‘사전 허가–사후 보고’ 체계를 돌립니다.
컴플라이언스팀은 비용이 아니라 보험입니다.

셋째, 안보 리스크 내성 만들기.
IR·파트너 커뮤니케이션에서 ‘한국 리스크 관리 매뉴얼’을 공개하고,
정치·지정학 리스크를 담보하는 금융·보험 상품으로 손익을 방어합니다.
리스크는 숨기는 게 아니라 가격화·계약화하는 겁니다.

넷째, 신시장·차별화의 투트랙.
중앙아시아·동남아에선 가격 전쟁을 피하고
ESG·품질·애프터서비스로 ‘프리미엄 포지션’을 고정합니다.
동시에 인도·중동에서 거점 M&A·JV로 우회로를 엽니다.

산업별 포인트, 콕 짚습니다.

<반도체>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희토류·특수가스·장비 스페어 공급선을 다중화하고,
미·일 장비업체와의 ‘서비스·부품’ 장기계약을 늘려 다운타임을 제로에 가깝게.
FAB별 재고·리드타임을 KPI로 묶어야 합니다.

<자동차>
현대차·기아는 동남아·중앙아시아에서 저가 경쟁을 거부하고
전동화·소프트웨어 정의 차량, 현지 서비스 네트워크로 차별화.
‘판매’보다 ‘운영 구독·A/S 체류가치’에 베팅하십시오.

<배터리·소재>
포스코·LG에너지솔루션은 니켈·리튬을 인도네시아·호주와
‘오프테이크+지분’ 결합으로 잠그고,
폐배터리 리사이클링으로 내재화율을 끌어올리세요.

<조선·방산>
러시아·중국 연계 발주는 ‘거절의 용기’가 방패입니다.
미국·유럽·중동 프로젝트 파이낸스와 연동해
제재 리스크를 선제 차단하는 포트폴리오가 답입니다.

정치·안보로 보면, 북·중·러 밀착은
북한의 협상력을 높이고, 제재 회피를 쉽게 만들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한국의 확장억제 신뢰도는 ‘실물’로 증명돼야 합니다.
외교·안보의 공백은 곧 기업의 비용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건 위기이자 기회입니다.
다자 채널에서 ‘중추국’ 역할을 선점하고,
한반도 비핵·평화 프레임의 기준선을 우리가 제시할 때
기업의 리스크 프리미엄은 국가 브랜드와 함께 낮아집니다.

오늘의 결론.
이 판의 진짜 위험은 ‘가격’이 아니라 ‘규칙’의 붕괴입니다.
한국 기업의 생존 방정식은 세 줄로 요약됩니다.
공급망 재설계, 리스크 내성, 신시장 개척.
이 세 가지를 먼저 실행하는 기업만이
글로벌에서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 남습니다.

북·중·러의 연대는 시작됐습니다.
이제 우리의 차례입니다.
지금, 움직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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