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NEWS=이재훈 대표기자] “30억 달러짜리 회사를, 주주가 아닌 ‘지구’에게 통째로 넘긴 남자.”
파타고니아 창업자 이본 쉬나드.
그는 선언했다—“이제 지구가 우리의 유일한 주주다.”
상장도, 매각도 거부.
의결권 2%는 ‘파타고니아 퍼포스 트러스트’가, 비의결권 98%는 비영리 ‘홀드패스트 컬렉티브’가 소유.
회사에 재투자하고 남는 이익은 해마다 기후·자연보전에 배당된다.
간단히 말해, 매출이 늘수록 지구로 흐르는 돈줄이 굵어진다.
그의 정체성은 “마지못해 사업가가 된 장인.”
등반가로 시작해 필요한 장비를 직접 만들던 완벽주의자.
그래서 그는 광고 문구가 아니라 ‘기업 구조’를 갈아엎었다.
브랜드의 철학을 포장하지 않고, 회계와 거버넌스로 증명했다.
2011년 블랙프라이데이. 전면 광고 한 줄—“DON’T BUY THIS JACKET.”
더 사지 말고 오래 입어라.
이 역설은 ‘워른 웨어’로 이어졌다: 수선해서 더 쓰는 문화.
전 세계 100여 수선 거점, 유럽에서만 수만 벌을 고치는 숫자가 매년 쌓인다.
파는 회사에서 ‘고쳐 쓰게 하는 회사’로 비즈니스 모델을 전환한 셈.
룰도 만들었다. 2002년 ‘1% for the Planet’—연매출 1%를 환경단체에 의무 기부.
지금은 수천 개 기업이 동참하는 글로벌 규칙이 됐다.
선의가 아니라 시스템으로 박제된 약속.
권력 앞에서도 물러서지 않았다.
국립기념물 보호구역 축소에 맞서 정부를 상대로 소송.
홈페이지 첫 화면에 박힌 경고문—“대통령이 당신의 땅을 훔쳤다.”
기업의 침묵 대신 시민으로서의 행동.
평가도 숫자로 받는다.
파타고니아의 B Corp 종합점수는 166점—기준 80을 훌쩍 넘어선 운영 체계.
다음 목표는 더 과감하다: 2040년까지 밸류체인 전 범위 온실가스 90% ‘절대’ 감축, 그리고 넷제로.
목표가 아니라, 역산 가능한 로드맵.
이 모든 설계의 핵심은 간단하다.
“성장은 수단, 목적은 지구.”
소유구조—배당정책—공급망—법적 대응까지, 철학이 아니라 시스템으로 작동한다.
그래서 파타고니아가 커질수록 지구도 함께 이익을 본다.
이제 질문은 우리 몫이다.
당신 회사의 진짜 주주는 누구인가—투자자인가, 아니면 우리가 발 딛고 사는 지구인가?
당신의 브랜드는 무엇을 파는가—더 많은 ‘물건’인가, 더 오래 사는 ‘가치’인가?
그리고 마지막으로—당신의 이익은 어디로 흐르는가, 주주 배당으로 끝나는가, 아니면 지구로 배당되는가?
CEONEWS 뉴스팝콘 한 줄 결론.
이본 쉬나드는 ‘브랜드’가 아니라 ‘구조’를 바꿨다.
그 결과, 파타고니아는 이윤으로만 움직이는 회사가 아니라 ‘가치’로 설계된 회사가 됐다.
이제 우리의 차례다—우리는 지구를 주주로 모실 준비가 되어 있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