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일시적 슬픔 아닌 치료 필요한 질환

지샘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윤주 과장
지샘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윤주 과장

“하루 종일 이유 없이 눈물이 나고, 어떤 일에도 기쁨을 느낄 수 없어요.” 우울증 환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기분이 가라앉으면 스스로 “혹시 우울증 아닐까?” 하고 걱정합니다. 하지만 단순한 우울감과 질환으로서의 우울증은 구분해야 합니다.

우울증은 슬픔이 일시적으로 찾아왔다가 사라지는 상태가 아니라, 2주 이상 지속되며 일상 기능 자체를 무너뜨리는 질환입니다. 흔히 ‘마음의 감기’라 불리지만,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수개월에서 수년까지 이어지고, 개인의 고통뿐 아니라 사회·경제적 손실도 큽니다. 이번 호에서는 지샘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윤주 과장님의 도움말로 우울증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사회적 관계와 우울증

사람은 혼자 살아갈 수 없는 사회적 존재입니다. 긍정적인 상호작용은 우리 마음의 건강을 지탱하는 중요한 힘이 됩니다.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다는 감각만으로도 안정감을 얻게됩니다. 반대로 인간관계가 끊어지면 고립감과 외로움이 깊어지고, 결국 우울한 감정이 증폭됩니다.

특히 현대 사회에서는 가족 구조가 변화하고, 대면 관계가 줄어드는 가운데 인간관계 단절이 점점 더 흔해지고 있습니다. 이는 우울증 발생의 중요한 배경이 됩니다.

▪우울증의 원인

우울증은 한 가지 원인만으로 생기지 않습니다. 생물학적 요인, 심리적·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합니다.

1) 생물학적 요인

- 뇌의 화학적 불균형 : 도파민,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등 신경전달물질이 균형을 잃을 때 우울증이 발생합니다.

- 유전적 영향 : 가족 중 우울증 병력이 있으면 발병 위험이 2~3배 높습니다.

- 호르몬 변화 : 임신, 출산 후, 폐경기, 갑상선 질환 등 호르몬의 급격한 변화는 감정조절에 직접 영향을 줍니다.

- 신체질환 : 암, 당뇨, 뇌졸중 같은 만성질환은 우울증을 촉발할 수 있습니다.

2) 심리·환경적 요인

- 스트레스 : 직장, 학업, 가족 문제, 경제적 어려움 등은 정신적 압박을 줍니다.

- 외상 경험 : 아동기 학대, 가족의 죽음, 교통사고 같은 사건은 심리적 상처로 남아 우울증을 유발합니다.

- 고립된 생활 : 사회적 지지가 부족하면 외로움과 무기력감이 깊어집니다.

- 부정적 사고 습관 : “나는 쓸모없다”, “아무리 해도 안 된다” 같은 반복적 부정 사고는 우울증을 심화시킵니다.

▪우울증의 진단

정신건강의학과에서는 국제적 기준(DSM-5, ICD-10 등)을 근거로 진단합니다.

아래 증상 중 5가지 이상이 2주 이상 지속되면 우울증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 하루 대부분 지속되는 우울감

☑ 흥미나 즐거움 상실

☑ 체중 변화(감소 또는 증가), 식욕 변화

☑ 불면 또는 과다수면

☑ 정신운동성 초조나 지체

☑ 피로와 활력 상실

☑ 무가치감, 과도한 죄책감

☑ 집중력 저하, 우유부단

☑ 반복되는 자살 사고나 계획

이 기준은 단순한 기분 저하와 질환으로서의 우울증을 구분하는 중요한 잣대입니다.

▪우울증의 다양한 증상

우울증은 정신적인 측면뿐 아니라 신체적, 인지적, 행동적 차원에서도 드러납니다.

- 정서적 증상 : 슬픔, 공허감, 불안, 죄책감

- 신체적 증상 : 피로, 두통, 소화불량, 전신 통증

- 인지적 증상 : 집중력 저하, 기억력 감소, 결정 장애

- 행동적 증상 : 활동 저하, 사회적 고립, 자해 시도

연령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기도 합니다.

- 소아·청소년 : 짜증, 반항, 등교 거부, 성적 저하, 신체 증상 호소, 비행, 약물 남용 등

- 중년 : 건강염려, 죄책감, 절망감, 건망증, 빈둥지증후군, 홧병

- 폐경기 여성 : 안면홍조, 수면장애, 질 건조감 등과 함께 20~30%에서 우울감, 불안, 집중력 저하 동반

- 중년 남성 : 명예퇴직, 사회적 압박, 낮은 성취감, 신체증상 위주의 표현, 자살률 높음

- 노인 : 불면, 불안, 기억력 저하, 가성치매 형태

특히 한국에서는 신체화 증상으로 표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두통·흉통·요통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뒤늦게 우울증을 진단받는 경우가 흔합니다. 이는 감정을 억제하는 문화, 전통적 가족 구조, 신체질환 중심의 의료 분위기와 관련이 있습니다.

▪우울증의 치료

우울증은 치료가 가능한 질환입니다. 치료 방법은 크게 약물, 정신치료, 생활습관 관리로 나눌 수 있습니다.

1) 약물치료
뇌의 화학적 불균형을 조절해 증상을 개선합니다. 흔한 오해와 달리, 정신과 약물은 중독되지 않으며 전문의의 지시대로 복용하면 안전합니다.

2) 인지행동치료
잘못된 사고 패턴을 교정해 현실을 더 균형 있게 바라볼 수 있도록 돕습니다. 단기 요법으로 효과적입니다.

3) 정신치료 및 가족치료
정기적인 상담과 가족의 지지를 통해 기저의 심리적 요인을 해결합니다. 가족이 함께 병의 특성을 이해하고 환자를 지지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됩니다.

4) 기타 치료
광선치료, 자기자극술, 전기경련치료, 집단치료 등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다양한 방법이 활용됩니다.

5) 생활습관 관리
규칙적인 운동, 충분한 휴식, 균형 잡힌 식사, 명상, 복식호흡 등이 회복과 재발 예방에 도움을 줍니다.

▪우울증의 예방과 극복

우울증은 예방이 치료만큼이나 중요합니다.
- 규칙적인 수면·식사·운동으로 뇌 기능 안정
- 믿을 수 있는 사람과의 꾸준한 대화
- 취미, 명상, 일기쓰기 등을 통한 스트레스 관리
- 작은 성취 경험 쌓기
- 오메가-3, 비타민 B·C 등 균형 잡힌 식사
- SNS 비교 줄이기
- 의심되면 조기 상담과 치료 받기
- 사회봉사나 종교 활동 같은 의미 있는 관계 맺기

이러한 생활 습관은 우울증 예방뿐 아니라 치료 과정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우울증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질환입니다. 그러나 조기 진단과 치료, 그리고 가족과 사회의 지지가 함께한다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혼자 감당하지 않는 것입니다. 우울증은 나약함이나 의지 부족이 아니라 치료와 예방이 가능한 뇌 질환임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또 한 가지 간과해서는 안 될 점이 있습니다. 우리는 주변 사람이 정신건강의학과를 방문한다고 하면 종종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곤 합니다. 하지만 정신건강의학과는 아주 평범한 사람들이 자신의 행동, 사고, 마음, 감정의 문제를 전문의와 나누고 해결 방법을 찾아가는 진료과입니다.

특히 지샘병원 정신건강의학과는 수십 년간 부부치료, 가족치료를 전문적으로 해온 전문의가 깊이 있는 접근을 통해, 환자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그를 둘러싼 가족과 관계까지 살펴보며 맞춤형 진료를 제공합니다.

가족은 인간관계의 기초이자 행복의 원천입니다. 건강한 가족관계는 정신건강을 지탱하는 중요한 토대가 되지만, 반대로 가족으로부터 비롯된 스트레스나 갈등은 정신질환의 큰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치료 과정에서 환자뿐 아니라 가족의 이해와 참여가 함께할 때 더 큰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건강한 가족관계를 이루려면 서로의 감정적 욕구를 이해하고, 공정하고 긍정적인 태도로 열린 대화를 지속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노력이 모여 환자의 회복을 돕고, 더 나아가 가족 모두의 정신건강을 지키는 힘이 됩니다.

<진료분야>

신경증, 정신증, 개인 역동상담, 부부치료, 가족치료(소아/청소년/성인), 이중문화권 상담(영어), Psycho Medical Assessment Total Healing, PMA 심리의학적 평가

<이윤주 과장 주요약력>

· 現 G샘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과장

· 現 Licensed Marriage Family Therapist, CA, USA

· 연세대 의과대학 의학교육과 외래교수

· 이화여대 의학전문대학원 외래교수

· 서울 LPJ 마음건강의원 원장

· 서울 LPJ 부부가족치료연구소 소장

· 서울 프라이빗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

· 서울 굿모닝병원장, 세이페병원장

· 미국 CA, Cal State Fullerton, 인문대학원 외래교수

· 미국 CA, University of La Verne, 심리대학원 외래교수

· 미국 CA Orange County, Health Care Agency Clinician

· 미국 CA Pacific Clinics, Bonita Family Center Clinician

· 미국 CA Tri-City Mental Health Center Clinician

· 국립 서울정신병원, 서울대학교병원 정신과/신경과 Residency training

· 신경과/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미국 풀러신학교 심리대학원 결혼과 가족치료학 박사(Ph.D.)

· 미국 풀러신학교 신학대학원 신학석사(M.A.)

· 미국 프린스턴신학교 (M.Div.), 에모리대학교(MTS)수료

· 이화여자대학교 의과대학 졸업(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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