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NEWS=김병조 기자] 대전 유성구에 있는 국가정보자원 본원에 화재가 발생해 정부의 행정 업무 시스템 647개의 가동이 전면 중단됐다.
화재는 지난 26일 오후 8시 15분쯤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본원 5층 전산실에서 발생했다. UPS(무정전 전원장치) 배터리를 지하로 이전하는 도중 전원이 차단된 배터리 한 개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조사됐다.
UPS 배터리는 전기 공급이 중단되거나 전압 변동, 주파수 변동 등 장애가 발생해도 전기를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장치다. 근무 직원은 전원 대피했으나 1명이 얼굴과 팔에 1도 화상을 입었다.
이재용 국가정보자원관리원장은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화재 관련 브리핑을 갖고 “26일 발생한 화재가 10시간 만인 27일 아침에야 진압돼 연기가 다 빠지지 않아서 아직 복구 작업에 착수하지 못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 원장은 “복구가 언제 끝날지는 서버들을 점검하고 재가동하면서 확인할 수 있는 사항”이라며 “지금 섣불리 ‘언제 가능하다’고 말하기 곤란하다”고 덧붙였다.
국정자원은 전날 화재 당시 정부 업무시스템 서버와 무정전 전원장치(UPS) 배터리가 설치된 5층 전산실 내 열을 식혀주는 냉각장치가 정상 작동하지 않자 시스템 보호를 위해 화재의 직접 영향을 받지 않는 서버까지 ‘셧다운’ 조처했다.
이에 정부24와 우체국, 국민신문고, 행안부 홈페이지 등 대전 본원이 맡은 647개 전산시스템이 중단됐다. 화재의 직접 영향을 받은 시스템은 70개다.
화재 영향을 받지 않은 장비도 단순히 전원을 켜는 것만으로 정상 작동하지 않는다. 이 원장은 “(시스템을) 켜는 순서와 절차, 연계 기관, 연결하는 부분 이런 부분들이 다 복잡하게 엮여 있다”며 “(화재 현장에) 진입해 절차와 시스템 특성에 따라 재가동 검증 작업을 거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민원 처리 지연으로 인한 국민의 불편과 불이익이 없도록 세금 납부나 민원서류 제출 등은 시스템 정상화 이후로 연장할 수 있도록 유관기관에 안내하고 협조를 구한 상태다.
그러나 시민의 일상과 관련된 우체국 택배나 우체국 금융 등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은 추석 대목을 앞두고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윤호중 행안부 장관은 “정부는 이번 사태의 조속한 복구를 위해 모든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으며,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