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에 의해 미쳐가는 미국

엄금희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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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EONEWS=엄금희 논설주간] 미국의 국제적 역할 변화와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은 사실 서서히 미쳐가는 미국의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그것은 세계 경찰의 역할과 민주주의, 자유 무역주의의 후퇴이다.

무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요즘 항상 나쁜 쪽으로 화두의 중심에 있다. 한국과 같은 동맹국에 높은 3,500달러 선 투자금과 관세를 매길 뿐 아니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 종전 협상에서 우크라이나를 배제하고, 중동의 가자 지구를 미국이 점령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은 우월한 군사력과 경제력을 통해 많은 국가를 포섭하면서 패권을 유지해 왔다. 최대한 여러 국가의 시장을 개방하고, 각 지역에서 미국에 우호적인 국가들의 안보를 보장해 주는 것이 미국에도 이익이 되었다.

최근 미국의 트럼프 정책에선 더 이상 패권 국가로서 희생하지 않겠다는 기류가 나타나고 있다. 오히려 동맹국들을 대상으로 갱단의 깡패 두목처럼 이익을 취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는 '먼로주의의 부활'이다. 먼로 독트린은 유럽으로부터의 고립이다. 18세기 말 영국에서 독립한 미국의 정책은 고립주의였다. 당시 미국 지도자들은 유럽 내부의 복잡한 정세에 휘말리지 않고 벗어나고 싶어 했다. 결국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재임 1789~1797)은 '유럽의 분쟁과 동맹에 휘말리지 않는 것이 미국의 이익에 부합한다'라며 고립주의 외교 원칙을 밝혔다. 1793년 프랑스와 영국 사이 전쟁이 발발했을 때도 미국은 중립을 선언하고 이듬해엔 '중립법'을 제정해 미국 시민들이 전쟁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지 않도록 했다.

그리고 1823년 미국 5대 대통령 제임스 먼로는 '먼로 독트린'을 공표했다. 미국은 유럽 열강들의 국내 문제에 간섭하지 않고, 유럽 열강들 역시 아메리카 대륙을 식민지화하면 안 된다는 내용이다.

먼로 독트린에는 '미국이 승인한 라틴아메리카 독립국가들을 유럽 국가들이 통제하려고 하면 미국에 대한 비우호적 행위로 간주하겠다'는 내용도 있다. 당시 미국의 독립에 영향을 받아 라틴아메리카에서도 독립 전쟁이 많이 벌어졌는데, 여기에도 유럽이 관여하지 말라고 한 것이다.

유럽에 대한 고립을 선포한 먼로주의는 이후 미국이 라틴아메리카 국가들 문제에 개입하는 명분이 되기도 했다. 그렇게 먼로주의는 미국 외교의 기본 원칙이 됐다.

그리고 국력을 키운 미국은 아메리카 대륙을 넘어 세계로 영향력을 확장한다. 그 신호탄은 1898년 발발한 스페인과의 전쟁이었다. 스페인 식민지였던 쿠바의 독립운동이다. 스페인이 이를 강경하게 진압하자 미국 정부는 스페인에 진압 중단을 요구하면서 쿠바 문제에 개입했고, 양국의 갈등은 전쟁으로 비화했다. 이 전쟁에서 승리한 미국은 필리핀 등 스페인이 가지고 있던 해외 식민지를 넘겨받았다. 미국 팽창의 시작이다.

20세기에 발발한 두 차례 세계대전은 미국의 정책 기조를 크게 바꿔 놓았다. 1914년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해 유럽 전역이 전쟁터가 됐다. 전쟁 초기 영국이 독일에 선전포고를 할 때만 하더라도 미국은 중립을 선언했다. 하지만 미국과 영국은 경제적으로 긴밀하게 얽혀 있었다. 양국 사이엔 무역과 금융 거래가 활발했고, 연합국 중엔 미국의 주요 교역국들이 많았다. 특히 영국과 프랑스를 비롯한 연합국에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던 미국 금융권에선 윌슨 대통령에게 참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연합국이 패하면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입기 때문이었다.

그러던 중 1915년엔 독일 잠수함이 미국인들이 탑승하고 있던 여객선 루시타니아호를 격침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를 계기로 참전 여론이 점점 더 강해졌다. 1917년 미국은 연합국 측으로 전쟁에 참여한다. 

특히 제2차 세계대전(1939~1945)으로 미국은 '고립주의' 정책을 아예 버린다. 독일의 폴란드 침공으로 전쟁이 시작될 때 미국은 중립을 유지했다. 그러나 전쟁이 진행될수록 미국은 연합국에 대한 경제적, 군사적 지원을 늘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1941년 일본의 진주만 공습을 계기로 연합국으로 직접 전쟁에 참여한다.

미국 대통령 프랭클린 루스벨트는 전쟁이 끝나기 전부터 여러 회담을 주도하며 종전 후 국제 질서를 재편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한다. 특히 전쟁 이후 미국의 정책은 소련을 억제하는 것에 우선순위를 둔다. 소련은 2차 대전 당시엔 같은 편에 서서 싸운 동맹국이었다. 그러나 전쟁 이후 소련은 동유럽을 자신의 영향권 아래 두며 공산주의를 세계로 확산시키려 했다. 미국은 이를 중대한 위협으로 생각하고, 소련의 팽창주의를 막기 위해 국제 질서를 진두지휘했다.

'트루먼 독트린'으로 경제적, 군사적 지원으로 패권을 유지했다. 루스벨트 뒤를 이은 해리 트루먼 대통령은 1947년 트루먼 독트린이라고 불리는 선언을 한다. 공산주의에 반대해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자 하는 국가엔 경제와 군사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트루먼은 공산주의의 확장을 막고 미국의 지도력을 강화하기 위해 서유럽에 경제 지원을 하는 '마셜 플랜'을 발표한다. 1949년 소련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서유럽 국가들과 군사 동맹인 북대서양 조약 기구인 NATO를 창설한다. 미국이 국제 질서를 유지하는 세계 경찰 역할을 한 것도 이때부터이다.

이후 '냉전'이 이어지며 미국은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을 자신의 세력권으로 묶고 이들에게 경제적, 군사적 지원을 해주며 패권을 유지한다. 당장 미국이 손해를 보는 것 같아 보여도 장기적으론 이익이 되기 때문이다. 

트럼프의 자국 우선주의가 일시적인 흐름일지 아니면 역사의 변곡점이 될지 유심히 지켜봐야 한다. 그것은 이라크 전쟁의 실패, 시리아 내전 개입 실패 등으로 인한 미국의 개입주의 노선에 대한 회의이다.

트럼프는 미국이 세계 질서를 위해 희생해왔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미국 우선주의'를 지향한다.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비롯한 동맹국의 '무임승차론'을 꾸준히 제기하며 동맹 관계 재조정을 시도하고, 국제 분쟁에 대한 미국의 관여나 개입을 줄이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도 이 무식한 트럼프는 노벨평화상을 탐내고 있다.

자유 무역주의의 퇴조이다. 세계화의 부작용과 경제 침체로 인해 자유 무역주의가 약화되는 경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 일자리 감소에 대한 불만을 바탕으로 보호 무역주의를 강화하고, 깡패적인 관세 부과를 주장하며 국제 무역 질서에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트럼프의 민주주의에 대한 논란은 위기론을 불러오고 있다. 트럼프의 민주주의에 대한 논란은 불법 이민자 관련 강경 정책과 반정부 시위에 대한 주정부 군대 동원 탄압 등으로 민주주의적 가치가 훼손되었다.

권력 남용 및 법치주의 도전이다. 2025년은 트럼프가 내란도 아닌데 이민 단속 반대 시위에 주방위군을 동원하는 독단적 명령이나 조지아주 한국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을 군사 작전하듯이 급습해 한국 국적자 300여명 등 475명의 근로자를 체포하고 구금한 사건과 수사 방침 등은 권력 남용과 법치주의 훼손으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 우선주의'와 국제 질서의 재편은 결국 자유주의 질서의 약화이다. 트럼프는 '미국 우선주의'를 더욱 강하게 추진하며 국제적인 다자주의와 민주주의 가치 외교를 경시하고 있다.

이럴수록 다극 체제로의 변화이다. 국제 질서는 미국 중심의 단극 체제에서 벗어나 미국, 중국 등 여러 강대국이 경쟁하는 다극 체제로 재편되는 흐름으로 가속화되고 있다. 

트럼프의 정책이 미국 국익을 최우선으로 하여 필요한 변화를 이끌고 있다지만 이를 지켜보는 나라들은 미국이 미쳐가고 있다고 한다. 미국의 국제적 위상과 민주주의와 자유무역의 가치가 훼손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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