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암이 없는데, 왜 암세포가 생긴다고 할까?” 많은 분들이 이런 의문을 가지십니다. 사실 우리 몸에서는 매일 약 4천~5천개의 암세포가 자연스럽게 생깁니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 몸에는 이 암세포들을 감시하고 제거하는 면역세포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면역세포가 제 역할을 잘하면, 암세포는 사라지고 우리 몸은 건강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암은 언제 생길까요? 공기 중 발암물질, 방사선, 만성 염증 등 외부 자극이나 환경 변화로 인해 정상 세포에 돌연변이가 생기면 암세포로 변하기 시작합니다. 이 과정 자체는 자연스러운 것이지만, 문제는 면역세포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할 때입니다. 면역 시스템이 약해지면 암세포가 감시망을 피하고 몸 안에 자리를 잡게 됩니다. 이 단계에 이르면, 암은 이미 면역 회피 능력을 갖춘 상태가 됩니다. 이러한 과정을 전문가들은 ‘종양 면역 편집(tumor immune editing)’이라고 부릅니다.
최근에는 이런 면역 원리를 바탕으로 한 면역항암 치료가 각광받고 있습니다. 면역항암제는 암세포나 면역세포에 붙어 있는 ‘방해 단백질’을 제거하여, 다시 면역세포가 암을 인식하고 공격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하지만 이 치료가 효과를 보려면, 우리 몸 안에 이미 활성화된 면역세포, 즉 T세포나 NK세포 같은 전사들이 존재해야 합니다. 면역세포가 거의 없는 상태에서는 면역항암제의 효과도 제한될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면역항암제는 평균적으로 환자의 40~50%에게만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결국, 우리 몸의 면역 상태가 치료 효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이야기입니다.
이와 함께 암에서 주목해야 할 또 하나의 요소가 ‘염증’입니다. 암환자 대부분은 ‘면역력’만 생각하지만, 만성 염증도 암의 발생과 성장에 깊이 관여합니다. 염증이 지속되면 몸 안에서 ‘사이토카인’이라는 물질이 꾸준히 분비되고, 이는 ‘NF-κB’라는 분자 경로를 지속적으로 자극합니다. NF-κB는 돌연변이를 유발할 뿐 아니라, 암의 전이나 재발의 원인이 되며, 항암제나 방사선 치료에 대한 저항성까지 유발합니다. 우리는 이러한 상태를 ‘염증성 환경’ 또는 ‘암이 자라기 좋은 환경’이라고 부릅니다.
결론적으로 암의 본질은 면역을 무너뜨리고 회피하며, 염증을 통해 성장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전략은 명확합니다. 면역 기능을 회복하고, 몸 안의 염증 환경을 개선해야 합니다. 이 두 가지가 함께 이뤄져야 암의 성장을 막고 치료가 가능해집니다. 암과 싸우는 것은 단지 암세포만 제거하는 일이 아니라, 우리 몸 전체의 환경을 바꾸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암 진단을 받은 분들이 가장 많이 묻는 질문 중 하나는 “어떻게 하면 암을 이겨낼 수 있을까요?”입니다. 이에 대해 통합종양학(Integrative Oncology)을 연구하는 전 세계 전문가들은 다음 세 가지 전략을 제시합니다.
1. 생활 습관의 교정
암은 오랜 시간 동안 잘못된 생활 습관으로 인해 면역력이 저하되고 염증성 환경이 조성된 상태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암 진단을 받은 후에는 반드시 자신의 생활 습관을 점검하고 교정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규칙적인 운동, 수면 리듬 유지, 스트레스 관리, 균형 잡힌 식습관은 재발을 예방하고 회복을 돕는 핵심 요소입니다.
2. 체내 환경 치료와 면역 회복
생활 습관만으로 부족한 경우, 보다 전문적인 체내 환경 치료가 필요합니다. 암환우 대부분은 면역 기능이 크게 떨어진 상태에 있으며, 이로 인해 암이 다시 자라거나 전이될 위험이 커집니다. 이럴 때는 면역 자극과 회복이 필수입니다. 이를 위해 생체반응조절물질(BRM) 등이 활용되며, 이는 암세포에 대한 면역 인식을 회복시키고, 치료 중에도 면역 기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3. 표준 치료의 완수와 향상
암 치료의 핵심은 여전히 표준 치료(수술, 항암, 방사선)입니다. 통합의학은 표준 치료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 효과를 높이고 부작용을 줄이는 데 초점을 둡니다. 실제로 많은 환자들이 치료 중 부작용이나 체력 저하로 인해 치료를 중단하거나 축소하게 됩니다. 통합의학은 이러한 부작용을 줄이고, 환자가 치료를 끝까지 완수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그렇다면 통합 치료, 특히 한의학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한약은 단순한 보조제가 아니라, 면역 체계를 강화하고 염증을 완화시키며, 표준 치료의 부작용을 줄이는 데 효과적인 도구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급성기 항암 치료 중에도 사용할 수 있으며, 국내외 다양한 연구와 임상 사례를 통해 그 효과가 점점 더 입증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도 한의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국제 통합종양학회(SIO) 등에서도 한약이 소개되고 논의되는 등 통합의학은 세계적인 흐름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현대 암 치료는 수술, 항암, 방사선과 같은 표준 치료를 중심으로 이루어집니다. 이들은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는 강력한 무기이지만, 동시에 환자의 몸에 큰 부담을 줍니다. 일부 환자는 심한 부작용으로 인해 치료를 중단하거나 용량을 줄이게 되며, 이로 인해 치료 효과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약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이미 1978년부터 한약을 ‘방어 치료(서포티브 케어)’의 핵심 수단으로 활용해 왔습니다. 항암제가 ‘공격’이라면, 한약은 우리 몸을 보호하는 ‘방어’ 역할을 합니다. 이 두 가지가 조화를 이룰 때, 환자는 치료를 끝까지 완수할 수 있습니다.
저는 작년에 카나자와 의과대학 종양내과학 주임교수를 역임한 모토오 요시하루 교수님과 식사를 하며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는 “환자가 치료를 견뎌낼 수 있어야 진정한 치료가 완성됩니다. 저는 한약을 통해 환자가 표준 치료를 완수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설명하셨습니다.
항암 치료를 받는 많은 환자들이 피로, 식욕 저하, 백혈구 감소, 감염 위험, 불면, 소화 장애 등으로 삶의 질 저하를 겪습니다. 이러한 부작용이 반복되면 항암제 용량을 줄이거나 휴약기를 거쳐야 하고, 결과적으로 치료 효과가 저하되거나 암이 재발할 수 있습니다. 한약은 이러한 부작용을 완화하고 환자가 계획된 치료를 끝까지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과거에는 한약에 대해 ‘과학적이지 않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면역세포 활성화, 염증 억제, 삶의 질 개선 등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며 그 효과가 과학적으로 입증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이제는 “한약을 굳이 쓸 필요가 없다”기보다는 “안 쓸 이유가 없다”는 방향으로 인식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암을 치료한다는 것은 단순히 암세포를 제거하는 것만이 아니라, 환자의 몸 전체를 건강하게 회복시키는 복합적인 과정입니다. 자신의 생활 습관을 스스로 바꾸고, 전문적인 체내 환경 치료를 병행하며, 표준 치료를 끝까지 완수할 수 있도록 돕는 다양한 통합 요법을 적절히 결합할 때, 보다 나은 치료 결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한약은 현대의학이 충분히 다루기 어려운 면역 회복과 염증 조절을 도와주는 치료법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항암치료 중 한약을 병행하면 면역세포 활성, 체력보강, 부작용 완화, 장기 기능 회복 등 여러 측면에서 환자의 회복을 돕습니다.
암 치료는 하나의 중심축만으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중심에 항암제나 방사선 같은 표준 치료가 있다면, 그 바깥을 받쳐주는 다양한 요소로는 영양, 운동, 심리, 그리고 한방치료가 포함됩니다. 이들 각각이 균형 있게 작동해야 전체 치료라는 수레바퀴가 멈추지 않고 부드럽게 굴러갈 수 있습니다.
한약은 이 수레바퀴에서 현대의학의 ‘공격’을 지탱하는 ‘방어’ 역할을 하는 바퀴가 됩니다. 이 두 바퀴가 균형 있게 굴러갈 때, 환자는 더 나은 치료 결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통합의학은 단순한 대체의학이 아니라, 표준 치료를 중심에 두고 이를 보완하며 완성도를 높이는 전략적 접근입니다. 암 환우 여러분의 더 나은 회복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이제는 통합의학의 역할에 더욱 주목해야 할 때입니다.
<진료분야>
보조적 한약 암치료, 관리
· 암 완화의료 클리닉 : 수술, 항암, 방사선 부작용 완화, 암 관련 증상(피로, 통증 등) 완화
· 소화기암 클리닉 : 위암, 대장암, 췌장암, 식도암
· 간담도암 클리닉 : 간암, 담도암, 담낭암
· 여성암 클리닉 : 유방암, 자궁경부암, 난소암
· 호흡기암 클리닉 : 폐암, 인후두암
· 비뇨기암 클리닉 : 방광암, 전립선암, 신장암
· 두경부암 클리닉 : 뇌종양, 구강암, 비강암
· 혈액암 클리닉 : 림프종, 급만성 백혈병, 골수이형성증
<주요 약력>
· 現 G샘병원 한방과 과장
· 現 (사) 대한통합암학회 부회장, (전) 학술위원장
· 現 대한암한의학회 부회장
· 現 대한통합방제한의학회 회장
· 파인힐병원 통합암센터 센터장
· 국립암센터 "완화의료 의사 전문가과정" 수료
· 위암, 폐암, 유방암, 완화의료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자문위원
· 생활습관의학 인정의
· 통합암치료 인정의/통합종양 전문가
· 가천대학교 한의대 및 동대학원 졸업/박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