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예산과 APEC 훈풍, 4년 만의 최고 뉴스심리 축포 VS 착시

[C-Level Daily Briefing 2] 2025년 10월 28일 (CEONEWS=박수남 기자)
[C-Level Daily Briefing 7 ]

 

[CEONEWS=이재훈 대표기자] 오늘 대한민국 경제는 'AI'와 'APEC' 두 개의 거대한 모멘텀 위에서 뜨겁게 요동쳤다. 이재명 대통령이 발표한 728조 원 규모의 'AI 국가 예산'은 그 자체로 초대형 성장 담론을 자극했다. 같은 시각, 한국은행의 뉴스심리지수(NESI)는 101.8을 기록하며 4년 3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경주 APEC 무대에서 G-DRAGON의 공연과 AI 로봇 나비가 상징적으로 결합하며, 세계가 주목한 'K-컬처와 K-테크'의 서사가 절정에 이른 날이었다. 그러나 C-LEVEL 리더십이 읽어야 할 진짜 메시지는 '심리'가 아니라 '실체'다.

■ AI 예산의 양면: 기회인가, 재정 블랙홀인가

AI 예산의 파급력은 거대하지만, 그만큼 위험도 크다. 정부는 이를 '제2의 반도체 신화'로 포장하지만, 1980년대 반도체와 2025년 AI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반도체는 '만들면 팔리는' 제조업이었지만, AI는 데이터·알고리즘·인재·자본이 총동원되는 플랫폼 경제다. 이미 구글, 엔비디아, 오픈AI가 생태계를 장악한 승자독식 시장에서, 후발주자인 한국의 포지셔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더 큰 문제는 'AI 양극화'다. 대규모 재정 투입은 필연적으로 소수 대기업과 기술 엘리트에 집중된다. 전통 제조업과 중소기업, AI에서 소외된 노동자들은 어디로 가야 하는가. 정부가 '화려한 성장'에만 매몰되어 사회적 안전망을 외면한다면, 728조 원은 사회 갈등의 불씨가 될 것이다.

■APEC 효과: 심리 회복, 실물은?

엔비디아 젠슨 황이 약속한 'GPU 26만 장 확보'는 상징적 성과지만, 정작 그 GPU를 다룰 인재는 여전히 실리콘밸리를 향하고 있다. 하드웨어는 돈으로 살 수 있지만, 인재는 환경으로 키우는 것이다. 한국의 위계적 조직 문화와 경직된 규제는 창의적 AI 인재들이 가장 기피하는 요소다.

뉴스심리지수는 급등했지만, 같은 기간 제조업 가동률은 72.3%로 전년 대비 0.8%포인트 하락했다. 수출은 회복세지만 내수는 여전히 침체 국면이다. 심리 개선이 실물 경제로 이어지기까지는 최소 6개월이 걸린다. 그 사이 정부가 얼마나 일관된 정책을 추진하느냐가 관건이다.

■C-LEVEL 체크포인트

첫째, AI 전략 재점검이 필요하다. 우리 회사의 AI는 '비용 절감용 도구'인가, '가치 창출의 엔진'인가? 정부 지원에 편승한 보여주기식 R&D는 결국 재무제표에 부담으로 돌아온다. AI 투자의 ROI를 냉정하게 측정하고, 핵심 역량에 집중해야 한다.

둘째, 인재 확보 전쟁을 대비해야 한다. GPU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탑티어 인재가 '남을 이유'를 지금 만들어야 한다. 파격적 보상, 수평적 문화, 실패를 용인하는 조직. 이 세 가지 없이는 AI 인재 확보는 불가능하다.

셋째, 현금흐름 방어 전략이 시급하다. 심리 지표가 회복돼도, 고금리와 내수 침체는 여전하다. 한국 증시의 PER은 9.2배로 미국(20.5배), 일본(14.3배)보다 낮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해소되지 않았다. 낙관 대신 유동성 방어 전략을 세워야 한다.

넷째, 양극화 시대의 사회적 책임을 고려해야 한다. AI로 인한 대량 실업과 소득 격차 심화는 기업에도 위험이다. ESG 관점에서 AI 윤리, 재교육 프로그램, 포용적 성장 전략을 선제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리더의 시선

오늘의 축포는 분명 화려했다. 그러나 파티가 끝난 뒤, '진짜 성장'은 숫자가 아닌 리더의 전략으로 결정된다. AI 예산 728조 원이 '제2의 반도체 신화'가 될지, '재정 블랙홀'이 될지는 아직 모른다. APEC의 뉴스심리 급등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의 신호탄'이 될지, '일시적 반짝'에 그칠지도 미지수다. 확실한 것은 하나다. AI 예산의 기회와 착시 사이, 리더의 냉철한 시선이 대한민국 기업의 미래를 가른다는 사실이다. 정부의 거대 담론에 휩쓸리지 말고, 우리 회사의 AI 전략을 다시 점검하라. 심리 지표의 훈풍에 도취되지 말고, 현금흐름을 철저히 관리하라. GPU보다 인재에, 선언보다 실행에 집중하라. 오늘 발표된 모든 것은 '가능성'이다. 그것을 '현실'로 바꾸는 것은 결국 당신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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