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NEWS=김정복 기자] 론스타 소송, 진짜 승리인가?


20년 악몽의 끝? 천만에! 우리가 진짜 이긴 건 맞을까요?

론스타 소송 최종 승소! 4천억 방어 성공! 정부는 '금융 주권의 승리'라며 자축합니다.

하지만, 잠시만요. 우리는 샴페인을 터뜨리기 전에 이 질문에 답해야 합니다.

이게 정말 자랑스러운 승리입니까? 

아니면, 애초에 치르지 않았어야 할, 피 같은 세금 낭비의 결과입니까?


4천억 원 아꼈다고요? 

그 돈 아끼려 22년간 쏟아부은 행정력, 법률 비용, 외교적 노력은 대체 누가 계산할 겁니까?

게다가 '먹튀 외자' 논란으로 한국 시장에 드리워진 '코리아 리스크'는요?

투명하지 않은 규제, 예측 불가능한 행정이 한국 금융시장의 '할인율'을 높였다는 사실은 왜 외면합니까?


경제학자들의 날카로운 지적처럼, 우리는 돈을 '번' 게 아니라 '안 줘도 되게' 된 겁니다.

마치 불 난 집 겨우 끄고 '집 지켰다!'고 자랑하는 꼴이죠.

중요한 건, 왜 불이 났는가 아닙니까?


론스타가 소송 건 핵심 이유가 뭐였습니까?

'금융당국의 부당한 매각 승인 지연!'

당시 금융당국은 '국민 정서'와 '정치적 부담' 때문에 명확한 기준 없이 승인을 질질 끌었습니다.

법보다 '눈치'가 앞섰던 거죠.

그 '정치적 부담'이 4천억 원 소송으로 돌아온 겁니다!

그리고 이 관행, 지금도 여전합니다.

기업들은 법 조문보다 정부의 '말 한마디'에 벌벌 떨어요.

규제 당국의 넓디넓은 '재량권'은 같은 사안도 상황 따라 뒤바뀌게 만들죠.

이게 진정한 '코리아 디스카운트' 아닙니까?

이번 승소가 진짜 의미 있으려면, 제2, 제3의 론스타 사태를 막을 '구조적 개혁'이 필요합니다.

명확한 규제, 투명한 정책 결정, 국제 규범과의 정합성!

이런 숙제는 산더미인데, 정치권은 또 '누구 책임이냐'며 소모적인 싸움만 하고 있습니다.


론스타라는 긴 터널은 빠져나왔습니다.

하지만 그 터널이 던진 질문들은 여전히 우리 앞에 서 있습니다.

한국은 예측 가능한 시장인가?

법과 원칙이 정치 논리보다 우선하는가?

외국 자본은 한국을 신뢰할 수 있는가?


진정한 '금융 주권'은 특정 소송에서 이기는 게 아닙니다.

애초에 이런 분쟁이 발생하지 않는 시스템을 만드는 겁니다.

4천억 원의 청구서를 겨우 피했지만, 더 크고 뼈아픈 숙제는 아직 남아 있습니다.

이 숙제를 외면한다면, 이번 승리는 그저 일시적인 '안도감'에 불과할 겁니다.


잊지 마십시오.

우리가 진짜 이겨야 할 싸움은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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