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세종 창조경제혁신센터 격려 방문

광복 70주년을 맞아 대대적으로 이루어진 특별사면을 통해 2년 7개월의 수감생활을 마치고 경영일선에 복귀한 최태원 회장이 사흘 연속 출근하며 그 동안의 경영공백을 메우기 위한 발 빠른 행보가 시작됐다. 광복 70주년을 맞아 특별 사면·복권 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17일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오랜 기간 여러분의 곁을 떠나 있다가 다시 인사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그 동안 잘 지내셨는지요. 많이 보고 싶었다”고 말하며 직원들에 대한 애틋한 마음으로 인사말을 시작했다. 그는 이어 “힘든 시기였지만 그럴 때 일수록 한데 뭉쳐 각자 맡은 영역에서 최선을 다하는 여러분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 SK그룹의 역량이 기업문화와 사람으로부터 나온다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17일 서울 종로구 서린사옥 35층에서 SK하이닉스 등 17개 주요 계열사 CEO들과 함께 오찬을 나누며 출소 후 첫 대면식을 갖었다. 이날 오찬에는 박정호 SK C&C 사장과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 정철길 SK이노베이션 사장, 장동현 SK텔레콤 사장 등이 참석했다.
최 회장이 이처럼 조속히 일선에 복귀한 이유는 현재 SK그룹을 둘러싼 대내외 경영환경이 녹록치 않은데다 이번 광복절 특사에 대한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작용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적으로 SK그룹 최태원 회장은 지난 18일 사면이후 첫 현장 방문지로 대전과 세종시에 있는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잇달아 방문했다.
SK는 최태원 회장이 대전·세종센터가 추진하고 있는 창조경제의 구체적인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기반시설로 자리잡기 위해 필요한 지원책을 점검하고 확인하기 위해 창조센터를 방문했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지난해 10월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 확대 개소때 ‘창조경제의 성과가 조기에 나올 수 있도록 SK가 갖고 있는 전 역량을 다해 추진해 달라’고 주문한바 있다.
SK 최 회장은 이번 방문에서 “창조경제 분야에서도 현재 속도와 범위보다 더 큰 활성화 방안을 만들어 달라”고 주문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대전센터를 찾은 최 회장은 인큐베이팅을 받고 ‘졸업’을 앞둔 벤처기업 대표들과 1시간여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대전센터 입주 이후 수출기업으로 성장한 씨메스 이성호 대표, 유네스코가 선정한 ‘세상을 바꿀 10대 기술’ 그랑프리를 수상한 테그웨이 이경수 대표, 한국전자통신연구소(ETRI) 연구원에서 벤처 사장으로 변신한 엘센 박지만 대표, 올해 카이스트를 졸업한 청년사업가인 비디오팩토리 황민영 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어 최 회장은 대전센터의 주요 시설을 둘러본 뒤 입주 벤처기업의 사무실에서 근무중인 직원들을 격려했다. 대전센터 방문은 도시락 오찬 간담회로 이어졌다. 최 회장은 “대전센터가 과학기술을 활용해 손쉽게 창업을 하고 기업과 국가의 경쟁력을 키워 나가는 구심점으로 만들어 나가겠다”면서 “후배 벤처기업들이 이런 취지를 실감할 수 있도록 지원책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오후에는 세종센터를 찾아 창조마을 시범사업의 성과와 향후 운영 계획을 점검했다.
세종센터는 지난해 10월 시작한 창조마을 시범사업의 성과를 발전시켜 농촌형 창조경제 활성화를 지원하고 있다. SK그룹의 정보통신기술과 에너지 기술을 접목시킨 첨단 농법을 개발해 농업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살기 좋은 농촌, 살고 싶은 농촌’을 만들고 있다.
최 회장은 세종센터 관계자들에게 “농업이 첨단산업을 만나 새로운 혁신을 만들어 가는 것이 ‘농촌형 창조경제’ 현장”이라면서 “이런 모델이 전국과 해외로 확산될 수 있도록 농업의 첨단 산업화를 구현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SK는 최 회장의 이 같은 방침에 따라 대전과 세종에서 진행되는 ‘쌍끌이 창조경제’가 더욱 힘을 받을 수 있도록 그룹이 보유한 특허 기술 공유를 확대하고, 에너지·화학·반도체 기술을 벤처기업의 사업화 모델에 이식하는 활동을 확장해 나갈 방침이다.
최 회장은 또 ‘고용 디딤돌’과 ‘청년 비상’ 등 일자리 창출 프로그램이 대전·세종센터와 연계해 창조경제 활성화 효과를 낼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볼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SK그룹 이만우 PR팀장(부사장)은 “최태원 회장의 방문은 SK그룹이 창조경제혁신센터의 가시적인 성과 창출을 통해 경제활성화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룹 경영을 위한 현황파악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최 회장의 공식적인 현장복귀도 매우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9월초로 예정돼 있는 경기도 이천의 SK하이닉스 M14라인 준공식이 최 회장의 공식적인 현장복귀를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경제 살리기 정책에 발맞춰 조만간 수조원대의 추가 투자 및 대규모 고용 창출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도 관측되고 있다. 최 회장은 SK하이닉스에 관심이 크기 때문에 조만간 SK하이닉스의 조 단위 추가 투자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한편, 최 회장의 특별사면에 대해 전경련은 “경제인 특별사면을 경제살리기와 국민통합에 경제계가 앞장서달라는 뜻으로 이해하고, 국가 경제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하며 “어려운 경제여건에도 불구하고 투자 활성화와 청년고용 확대 등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 매진해 우리경제가 활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노력 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