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의 피드백 기술

박 대표의 심경이 복잡하다. 툭하면 보고 시점을 넘기는 한 상무 때문. 오늘도 그렇다. 어제까지 보고하기로 한 사업계획안에 대해 반나절이 지났건만 아직도 감감무소식이다.
“한 상무, 많이 바빠? 보고가 늦네?”라며 좋게 얘기를 건넸다. 그러자 “네? 하하. 보고가 좀 늦었네요. 죄송합니다.” 이렇게 둘러대며 얼렁뚱땅 넘어가려는 한 상무. 참다못해 박 대표는 굳은 표정으로 말을 쏟아놓는다. “한 상무! 왜 항상 보고서 제출이 늦는 거야? 이러면 같이 일하기 정말 힘들어. 다음부턴 절대 늦지 마.”
이렇게 부하직원에게 피드백 하면 부하직원에겐 두 가지 반응이 나온다. 하나는 ‘앞으로 제대로 해야지!’라고 각오를 다지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일할 맛 안 나네’라고 화내는 것. 박 대표의 피드백을 받은 한 상무는 어땠을까? 이런 피드백으로는 안타깝게도 후자의 반응을 느낄 확률이 크다. 이유가 뭘까?
박대표가 ‘너 전달법’(You-Message)으로 말했기 때문이다. 너 전달법은 말 그대로 ‘너’, 즉 상대의 인격이나 자질에 대해 평가를 내리는 것이다. “자넨 너무 이기적이야”, “적극성이 부족해”라고 얘기하는 것처럼. 이런 말을 들은 직원은 대부분 발끈한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깨기만 한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이처럼 반발심이 일어나기 때문에 정작 리더가 말하려는 메시지가 전달되지 못한다.
그렇다면 상대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으면서 효과적인 피드백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방법은 ‘나 전달법’(I-Message)으로 말하는 것이다. 나 전달법을 위해선 먼저 ‘사실’(fact)을 말해야 한다. 상대에 대한 주관적인 ‘판단’이 아닌 구체적인 ‘행동’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 다음 이것에 대해 내가 느끼는 ‘감정’(feeling)을 이야기한다. 이때 주어를 ‘나’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당신의 어떤 행동을 보면서 난 이렇게 느꼈어”라고 말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나의 ‘의도’(intention)를 말한다. 감정적으로 상대를 ‘깨기 위한 것’이 아니라 상대가 잘되도록 하려는 ‘좋은 의도’로 말하는 것이 전달돼야 한다.
“한 상무, 지난 3주간 나와 약속한 보고서 제출 일정을 4번 어겼어(사실). 보고가 늦는 게 습관이 될까 봐 걱정돼(감정). 이 얘기를 하는 건, 조직에서 자네가 더 큰 책임을 발휘하려면 룰을 지키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서야. 다른 구성원들에게도 모범이 되면 좋겠고(의도).”
어떤가? ‘제때 보고하라’는 같은 이야기인데 듣는 사람이 받는 느낌은 하늘과 땅 차이다. 따라서 상사가 어떻게 피드백하느냐에 따라 부하직원이 ‘변화’할 수도, ‘반발’할 수도 있다. 부하가 어떻게 반응하는가는 상사의 피드백 기술에 달렸다.
<HSG 휴먼솔루션그룹 조장현 소장 프로필>
-현) HSG 휴먼솔루션그룹기업코칭연구소소장
-현) 머니투데이‘Money Week’ 고정칼럼니스트
-현) Professional Certified Corporate Coach (PCCC)
-현) 국제코치연맹(ICF)인증전문코치(PCC)
-한국리더십센터그룹부사장
-웹플랜대표이사사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