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득 vs 스토리텔링

“회사가 추진하는 변화에 직원들이 동참하지 않아서 고민입니다.” 얼마 전 코칭을 하고 있는 한 중견기업의 사장으로부터 들은 하소연이다. “변화를 위해 의욕적으로 임해도 될까 말까 인데 그런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는 직원들을 보면 정말 답답합니다. 몇 번 질책도 해봤지만 그때뿐이고 오히려 관계만 더 안 좋아지는 것 같습니다.”라고 고민을 털어놓았다. 이런 직원들을 변화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타인의 행동을 변화시키기 위해 사용하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말로 ‘설득’하는 것이다. 하지만 상대에게 큰 변화를 가져오는 문제는 설득이 별로 효과가 없다. 상사는 진정성을 가지고 설득하지만 직원은 ‘나한테는 손해고 상사에게만 이익이 되는 게 아닐까’라고 의심한다.
반면에 ‘스토리텔링’은 이런 의심을 무장해제시킨다. 사람들이 이야기를 들을 때는 논리적으로 분석하기 보다는 이야기 자체에 빠져들기 때문이다. 이야기가 감동적이고 생생할수록 듣는 사람은 반론을 펼치기 보다는 이야기 자체에 빠져든다. 조직의 변화가 성공하려면 반드시 조직 및 그 구성원들에게 그 변화가 어떤 의미가 있는지 생생하게 설명해주는 이야기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야기해야 직원들을 조직의 변화에 대해 동기부여 시킬 수 있을까?
미국의 한 금융기관에서 비용절감 프로젝트에 착수하면서 직원들을 동기부여하기 위한 이야기를 고안했다. “경쟁이 심해지고 있습니다. 모두가 치열하게 노력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리더의 지위를 되찾고, 시장을 선도하며, 경쟁 업체를 이길 수 있습니다.” 이 이야기를 반복해서 전하며 3개월 동안 변화관리 프로젝트를 추진했지만 직원들의 소극적인 참여로 결과는 지지부진했다.
뭐가 잘못된 것일까? 사회학자 다나 조하르 박사에 따르면 ‘회사’는 직원들이 조직의 변화에 동기부여 되도록 하는 5가지 요소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그런 점에서 이 회사가 전파한 이야기는 직원들이 변화에 동기부여 되는데 한계가 있다. 이 이야기는 전적으로 ‘회사’가 중심이기 때문이다. ‘회사’가 잘 되기 위해, ‘회사’가 경쟁 업체를 이기고, ‘회사’가 업계를 이끌도록, 직원들이 변화해야 한다는 식이다.
글로벌 컨설팅회사 매킨지가 수십만 명의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회사, 사회, 고객, 팀, 자기 자신 등 5가지 요소 가운데 가장 크게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 무엇인지 설문조사를 한 결과, 놀랍게도 5가지 요소가 각각 20퍼센트씩을 차지했다. 즉, 이 금융기관의 이야기는 직원들에게 20%밖에 동기를 부여하지 못한 것이다. 직원들을 더 적극적으로 회사가 추진하는 변화에 동기부여 시키려면 그 변화가 5가지 요소에 각각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이야기에 담아야 한다.
결국 그 금융기관은 이야기를 변형시켰다. 처음 만든 이야기에 빠져있던 다른 4가지 요소를 모두 이야기에 포함시킨 것이다. 우선 변화가 성공하면 매력적인 포지션이 늘어나서 직원 ‘개인’ 에게도 이익임을 알렸다. 단순 반복 업무를 줄이고 업무를 더 위임하여 ‘팀’에도 좋은 일임을 설명했다. 또한 좋은 서비스로 ‘고객’들이 누릴 이득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리고 ‘사회’에 어떤 유익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렇게 하자 바로 효과가 나타났다. 한 달 만에 변화에 대한 직원들의 의욕이 35퍼센트에서 57퍼센트로 향상됐고, 첫 한 해 동안 생산성이 10퍼센트나 향상됐다. 처음 기대보다 높은 성과를 올린 것이다.
직원들이 회사가 추진하는 변화에 동기부여 되도록 하고 싶다면? 회사 입장을 설득하지 말고 회사, 사회, 고객, 팀, 직원에게 그 변화가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담은 이야기를 들려주라. 그러면 그 변화는 더 이상 리더의 욕심이 아닌 모두의 꿈이 될 것이다.
<HSG 휴먼솔루션그룹기업코칭연구소 소장>
머니투데이‘Money Week’ 고정칼럼니스트
Professional Certified Corporate Coach (PCCC)
국제코치연맹(ICF)인증전문코치(PCC)
한국리더십센터그룹 부사장
웹플랜 대표이사사장
